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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에센스 - 잭 웰치에서 톰 피터스까지 리더 본능을 깨우는 1분의 지혜
필 도라도 지음, 정성묵 옮김 / 해냄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날이 갈수록 리더십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것 같다. 세상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무엇이든 하나의 기준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순간적인 결정과 리더의 방향 설정이 조직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에는 회사 조직원을 대상으로 외부환경 요인 중 어떤 요인이 성과물의 정도를 결정하는지 측정한 내용이 나온다. 조사팀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효과측정을 했지만 어떤 것도 정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오로지 하나, 즉 우수한 리더가 있는 집단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 실상은 많은 사람들이 ‘리더’라는 개념을 혼돈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하나이고 말이다. 피터 센게는 리더십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조직을 리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라는 직위와 동일시한다고 한다. 즉 리더의 자질을 가진 사람이 자연스럽게 조직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직위가 리더의 임무를 부여하고 그 사람이 리더로써 조직을 이끈다는 것이다. 과장은 과의 리더고, 부장은 부의 리더이며, 임원은 사업부나 본부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과장이고 부장이 된 것은 리더로써 능력을 검증받았다기보다 그의 과거에 이룬 업적에 의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러다보니 진정한 리더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리더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 저자는 어떤 특정의 이론을 대입해 리더의 특징과 성격을 분석하기보다 그 동안 언급되었던 다양한 리더의 모습을 간단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한 절장 길어야 세 페이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의 말을 일률적으로 나열한 것은 아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무척 생소한 내용도 많고, ‘아! 그렇구나’ 하고 머리를 치게 되는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리더와 관련된 책뿐만 아니라. 저자 스스로가 리더라는 주제의 레이더를 갖고 수많은 저자들의 저서에서 관련 글을 끄집어 낸 다음 이를 저자 식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리더에 대한 관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그는 지배하기 보다는 섬기는 리더를, 결정시간에 밀려 급박하게 결정하기보다는 최선의 결정을 위해 선택 자체를 미룰 줄 아는 리더를, 하나의 논리에 의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아는 리더를, 해야 할 일보다는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분명히 아는 리더를, 관리자로서의 역할보다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 강제하기보다는 조직원 스스로가 변화의 깃발을 들게 하는 리더를, 통제와 보상보다는 각 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리더를, 복잡한 평가 수치를 갖고 까다롭게 직원을 평가하기보다는 핵심 이슈 한두 개의 기준으로 평가할 줄 아는 리더를, 그리고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알고, 두려움을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으며, 자신을 대신할 리더를 키워낼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
이 내용을 보면 무척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 리더 같지만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맞아. 그런 리더가 필요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즉 관리자가 아닌, 직원들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 스스로가 변화의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그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에 꼭 기억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라’는 부분이다. 게리 해멀, 프라할라드, 마이클 포터, 르네 마보안, 첼 노오스트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강하게 주장했던 말로, 피터 드러커도 자신의 마지막 책에서 한 말이다. 즉 이제 세상은 경쟁이 의미가 없고, 오로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보다 분명하게 제공하는 사람(조직/기업)과 그렇지 않은 사람(조직/기업)만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언뜻 보기에는 리더십과는 별 관계가 없는 듯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리더십의 목표이자 핵심적인 방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많은 리더가 지금도 상대방의 움직임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며 그들보다 낫기 위해 직원들을 열심히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목표를 완수하는 데 가장 핵심인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상대방보다 낫게 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 말의 가치를 무척 소중하게 느낄 수 있었다.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