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리더십 - 딜레마를 성공으로 바꾸는 20가지 역설
제임스 루카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무척 복잡하다. 따라서 어느 한 방향으로 모든 것을 올인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부드러우면서도 딱딱하고, 위로하면서 억압을 하고, 칭찬하면서 동시에 문제를 들추는 그런 모습이다.

실제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또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목표를 완수하는  리더들을 보면 그런 성향을 자주 느낀다. 전체 업무를 끌어안고 가는 것 같으면서도 순간 어느 한 업무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모습, 팀원 개개인의 자율권을 절대적으로 보장해 주면서 특정 내용에 대해서는 절대권한을 강화하려는 모습, 친근하면서도 강제적이고, 미소를 띠면서도 냉엄한 그럼 모습들이다. 이런 리더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마치 정치색이 강한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에 대한 인간적인 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효율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패러독스 리더십>을 보다보면 앞에서 말한 리더의 모습이 현 세상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처럼 느껴진다. 복잡한 세상에서 복잡한 현상들을 다루다보면 한 가지 잣대로 모든 것을 해석하고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이제는 한 가지 툴만 갖고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자세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이 책은 패러독스는 이제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판단과 정책 결정을 위해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흔히 느끼는 패러독스를 하나씩 나열하며 설명한다.

‘낙관주의를 확산시키되 불편한 진실도 알려라’ ‘진실을 요구하되 자유로이 말하게 하라’ ‘리스크를 제거하되 리스를 감수하라’ ‘결과에 초점을 맞추되 결과를 무시하라’ ‘머리로 리드하는 동시에 가슴으로 이끌어라’

‘비전을 넓히되 초점은 좁혀라’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아라’ ‘커뮤니케이션을 넓히되 정보를 선별하라’ ‘권한을 행사하는 동시에 파워를 공유하라’ ‘열정을 만드는 동시에 열정을 기대하라’

‘사람을 영입하는 동시에 사람들을 해고하라’ ‘한계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자유를 확대하라’ ‘압박은 높이되 스트레스는 줄여라’ ‘아이디어들은 무시하되 창의성은 확대하라’ ‘협동을 독려하는 동시에 충돌을 조장하라’

‘고객과의 관계를 키워나가되 관계를 과감하게 끊어라’ ‘경쟁자를 벤치마킹하되 행동방식과 관행은 무시하라’ ‘비용은 줄이되 지출은 늘려라’ ‘보다 빠르게 움직이되 좀 더 뜸을 들여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모든 것을 바꿔라’

어떤가? 저자가 한 말이 이해가 되는가. 나도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패러독스를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느끼지만 하나의 머리로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지, 또 저자 말대로 상반되는 두 개의 개념을 연속적으로 수행한다 해도 이런 것들이 현실사회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을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와 같은 행동이나 가치판단이 일관성이란 문제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책 내용을 읽어보면 패러독스라는 단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것들이고, 또 이미 우리 스스로가 패러독스 세계에 맞춰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만 그러한 이중적인 움직임이 어떤 특정의 기준이나 원칙에 의거해 행동하지 않다보니 결과론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것뿐이다.

책 내용 중에 ‘비전은 넓히되 초점은 좁혀라’를 보면 우리가 평소 어렵게 느꼈던 것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게 된다. 거기서 그는 항상 비전을 먼저 생각하고, 이를 어느 정도 자리잡아가면서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을 찾아 초점을 좁히라고 한다. 즉 ‘어느 것이 중요한가’ 라는 질문을 통해 여러 가지 요인들을 지워나가지 말고, ‘가장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 속에서 중요한 것을 찾아 나머지는 그것에 준해 정리하라는 말이다.

언뜻 듣기에는 무척 어렵고,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이게 현실인 것 같다. 그리고 복잡한 세상에서 보다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이제 한 우물파기보다는 패러독스를 이해하고 이를 끌어안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패러독스는 이질적인 무엇들 간의 경합이 아닌 하나의 뿌리를 가진 여러 개의 가지들이기 때문이다.   

책을 잃으면서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가끔 있다. 특히 주어가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어떤 상황을 옳다고 하는 건지 틀리다고 말하는 건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문장이 좀 더 분명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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