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리처드 맥스웰.로버트 딕먼 지음, 전행선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본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 문자가 생기기전부터 인간이 삶을 배우고 자신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이야기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닌 게 예전에 시험 볼 때도 밤새 답안지만 외운 것보다 이야기체로 내용을 이해한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임금이름, 태.정.태.세.문.단.세 등도 외우려고만 하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각 왕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다음 왕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이야기의 힘을 빌려 개인과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멋지게 설명한다. 물론 책 내용은 기업 마케팅이라고 못 박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많은 부분이 기업경영사례, 브랜드 관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저자는 스토리를 멋지고 맛있게 텔링(이야기)하기 위한 다섯 가지 요인을 이야기하는데,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 변화다. 이들이 서로 다음 요인과 연계되어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열정. 이야기에 열정이 없다면, 그 이야기는 이미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혼자 읊조리는 혼잣말일 뿐이다. 따라서 이야기에는 화자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하며, 그리고 사실과 정직이 담겨있어야 한다. 화자의 마음과 사실, 정직이 존재할 때만이 열정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는 이이기의 개념, ‘사실을 감정으로 포장한 것’이라는 의미의 전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열정만 가지고 부족할 수 있는 데, 청자가 이야기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동일시 할 수 있는 영웅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대신하는 사람, 자신의 바람을 현실처럼 재현할 사람,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과 어리석음을 그대로 간직한 사람이 어떤 문제를 만나 이를 풀어나갈 때 청자는 비로소 영웅과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 때 이야기에 몰입한다.

영웅이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악당이다. 영웅에게 문제를 주고 어려움을 야기 시킴으로써 영웅이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악한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람일 이유는 없다. 그것은 영웅이 만나는 주변 환경일 수도 있고, 또 자신의 내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영웅이 영웅인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만 이 때 주의할 것은 악당은 영웅에게 문제를 제시하고, 야기 시키는 존재이지 세상에 없던 문제를 새롭게 만드는 존재는 조금 곤란하다. 그리고 악당은 악마와 같이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면 안 된다. 이는 해결가능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영웅은 악당을 만나 그를 제거하기 위해 고심하게 되었다. 즉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제해결은 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웅, 어떻게 보면 청자 스스로의 깨달음에 달려 있다. 뭔가 머릿속에 확하고 나타나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이와 같은 깨달음이 바로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의 핵심부분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물론 재미 그 자체를 위해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뭔가 깨달음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웅은 변한다. 과거 살던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나 그 곳에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영웅이 악당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의 순간을 맞이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뻐한다. 마치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듯이 말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이 다섯 가지의 요인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됐다.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가장 오랫동안 남아 여운을 준 것은 해병대 이야기였다. 특히 91세로 세상을 떠난 미 상원의원이었던 마이크 맨스필드 의원의 묘비명은 정말 인상깊었다.

“미 해병 일등병, 마이클 맨스필드”

그는 죽는 순간 자신을 세상에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를 정했는데, 미 상원의원이라는 직함보다 미 해병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야기 하나가 미 해병을 강력하게 응집시켰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 정도일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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