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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대로 살아라 - 자유 사용설명서
톰 디즈브로크 지음, 김영민 옮김 / 도솔 / 2008년 5월
평점 :
책 표지를 보면 “너는 자유롭다. 세상이 너를 제 멋대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네가 세상을 만들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말해왔고, 앞으로도 들을 말이다. 하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항상 뭔가 하려면 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그 동안 생각 없이 지나쳤던 수많은 의식과 태도, 그리고 결정들이 모두 내 자신이 결정하고 받아들였던 것임을 알게 된다.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까지도 말이다.
책 내용 중에 기억에 남은 부분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한계상황에서 행동하라는 말이고, 또 하나는 자신 안에는 수많은 자아가 있기에 무엇인가 결정할 때는 이들 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나 혼자인데 내 안에는 여러 명의 내가 있다?! 무척 재미있는 말이다.
저자는 변화를 위해서는 항상 한계상황에서 움직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다른 세상으로 옮겨가기 전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섬에 산다면 한계상황이란 바로 해변 가다. 바다와 육지가 접하는 부분, 어느 쪽으로 가든지 선택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음은 변화를 원하지만 실제 변화를 두려워하기에 해변 가에서 머물기를 두려워한다. 한계상황에 접했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불안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두려움이 정상이라는 것을 인지하라는 말이다.
또한 자신 안에 자아가 몇 개 있다는 말도 재미있다. 저자는 여행가길 원하는 한 사람의 예를 든다. 그는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진다. ‘혹시 여행이 힘들지 않을까?’ ‘이 바쁜 시간에 꼭 여행을 가야하는건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에이 그만두지 뭐. 다음에 가자.’하고는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의지가 약하다기보다는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다.
저자는 무슨 일이든지 내부에서 갈등이 생기면 자신 안의 여러 자아를 모아놓고 합의하라고 한다. 즉 그들의 말을 들어보고 그들이 고민하고, 두렵고,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특정의 자아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그들 모두의 생각을 동일한 수준에서 함께 고려하라고 한다.
저자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자신 안의 자아들은 고유한 성격이기 때문에 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자아들은 주로 어릴 때 주변 여건이나 상황에 의해 생긴 것으로 평생을 함께 가야한다. 따라서 이들을 무시한 채 결정을 내리면 계속 자신을 괴롭힌다. 특히 무시된 자아는 더욱 큰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들을 달래지 않으면 힘들어 진다.
두 번째,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자아개념, 쉽게 말하면 패배자의 의식이라도 이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도망가려고 하고, 회피하려는 자아조차도 자신을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무시하거나 원망하는 것은 자아의 좋은 뜻을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무거운 적이 나타났을 때, 겁나는 무엇인가가 눈에 띄었을 때 무조건 덤비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잖는가.
내 자신이 자유로우려면 우선 나를 알아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남들과 동일한 상황에서 나는 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지 이해해야만 외부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고, 내가 나를 알아야 그 판단의 잘잘못을 따져볼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자 말대로 다양한 자아들 간의 회의를 통해 자산에게 알맞은 최선을 태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