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
미즈노 케이야 지음, 김문정 옮김 / 나무한그루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자신을 바꾸지 못해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과 자신을 ‘신’이라고 부르는 요상한 코끼리(인간처럼 생긴)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느 날 성공한 사람 파티에 놀라갔다가 자신도 남들처럼 멋진 삶을 살고 싶어 안달을 한다. 하루는 술에 흠뻑 취해 책상 위에 놓인, 인도여행 때 사온, 조그마한 코끼리 상을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나도 예전엔 잘나갔어.... 나름대로 좋은 대학에 입학했고, 지금 회사에 붙었을 때도 부모님이 기뻐해 주셨다고....근데 지금의 난 아주 평범한 놈에 불과해. 아주 평범한 회사원.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고? 다 거짓말이야. 많으니까 평범한거지....나도 화려한 세상에서 살고 싶단 말이야! 어떻게 좀 해 봐. 지금의 이런 날 어떻게 좀 해봐. 넌(코끼리 상) 할 수 있잖아. 어이! 야!”
다음날 아침. 어렵사리 눈을 뜬 주인공 앞에 사람처럼 생긴 코끼리가 서 있었다. 전날 밤 주인공이 손에 쥐고 자신을 바꿔달라고 소리쳤던 ‘코끼리 상’이 변한 것이다. 주인공 앞에 나타난 자칭 ‘신’인 코끼리. 그는 오래 전부터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변화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맡아온 ‘신’인데, 행동거지를 봐서는 전혀 ‘신’같지 않다. 먹는 거라면 사족을 못 쓰고, 담배도 끊지 못해 쩔쩔맨다.
어쨋든 ‘신’의 행동은 무척 재미있다. 변화시켜주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도장 찍게 하고, 라면을 해 달라고 하고, 베이컨이 없는 아침 밥상을 보고는 고래고래 소리친다. ‘신’ 알기를 우습게 안다나 뭐래나. 게다가 ‘신’이 말하는 성공비법은 일상적인, 그런 사소한 것들이다. 언뜻 보기에 변화나 성공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것들만 주인공에게 시킨다.
예를 들면 ‘구두를 닦아라’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으로 모금에 참여하라’ ‘화장실 청소하라’ ‘바로 귀가해라’ ‘하루 동안 무언가를 끊어봐라’ ‘매일 아침 전신거울을 보면서 옷차림새를 가다듬어라’ 뭐 이런 것들이다. 변화란 것이 따지고 보면 사람의 사소한 일상을 바꾸는 것이기에 모두 허무맹랑한 말들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신’이 말하는 내용이 조금씩 진지해 진다. ‘신’이 자기 세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삶의 본질, 성공의 비밀, 변화를 위한 조건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우선 ‘신’은 ‘남을 기쁘게 해주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그 동안 여러 책에서 자주 봤을 것이다. 특히 마케팅 책을 펼치면 거의 모든 내용이 이와 관련된 내용이다. (독자들이 그대로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돈은 남을 기쁘게 해 준 대가로 받는다.’는 말은 왠지 무척 새롭게 들렸다.
흔히 우리들은 성공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 개인이 잘났거나 남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기에 성공했다고 지례 짐작하는 경향이 있어 ‘성공’을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만 봤지, 이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까지 확대시켜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게다가 우리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을 원하기 때문에 ‘남을 기쁘게 한다’는 말은 잘못 생각하면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해야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결국 성공하려면 하기 싫은 일이라도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참고 하던가, 아니면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논리가 나온다. 이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즐겁다고 생각하는 일을 통해서 남을 기쁘게 해야 한다. 이는 성공이나 유명세, 부를 거머쥐기 위한 길을 빙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만족하도록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자신도 행복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만약 자신이 원하는 것(꿈)이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도 함께 원하는 것이라면 이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자진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 말이다. 당신 같으면 누군가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겠다는데 안 도와주겠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너의 꿈을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겠지.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꿈이라는 건 말이야. 세상 사람들이 실현되길 바라는 꿈이라는 뜻이잖아. 그럼 그 꿈을 이류는 건 누워서 떡먹기지. 왜냐하면 그 꿈은 모두가 응원해 주는 꿈이니까 말이야.”
그러나 우리의 꿈 대부분이 자신만을 향하다보니 이런 'Win Win'의 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좋은 집에 살고, 큰 차를 타고, 비싼 옷을 입고, 더 많은 봉급을 받는 것이 상대방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만 날 것이다. 내가 이 바쁜 시간에 왜 이런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지! 하면서 말이다.
이런 때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갈 수 있는 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즉 내가 원하는 꿈이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니고, 그 꿈을 통해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그 꿈을 달성함으로 인해 그들의 꿈도 함께 달성될 수 있도록 말이다. 나의 꿈과 너의 꿈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 나의 꿈은 개인의 꿈이 아닌 우리 모두의 꿈이 된다.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처럼 말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신’은 자신이 하고 싶을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건 말이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데 가장 치명적인 방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데 있어 가장 써서는 안 되는 방법, 그건 바로 생각하는 거야...옛날 생각을 해봐.,.초등학교 때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다면서 고민한 적 있어? 망설임 없이 바로 해 보지 않았어? 직접 만져보고 ‘이건 재미있다. 이건 재미없다. 이렇게 판단해야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었을 때 ’아아! 바로 이거야. 이거!‘ 하면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그 외의 방법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어. 절대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놈들의 99퍼센트는 아무 것도 해 보지 않은 놈들이야.”
‘신’의 말이 조금 과격하기는 하지만, 내 경험으로 봤을 때에도 거부하기 어려운 말이다. 나 역시 직장인일 때 누군가 ‘방부장님이 해 보고 싶은 일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뭔가 한참을 고민해도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직접 해보거나,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간접체험하면서 순간적으로 아! 하고 떠오른 것들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했던 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어려우면 과거에 하지 않아 후회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는 말에서 찾아낸 것도 있다.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핵심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책상 앞에서 생각만 해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뭔가를 직접 해 보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아! 바로 이것이다”라는 강렬한 신호를 준다.
<4시간>을 쓴 티모시 페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고, 행복의 반대는 반박의 여지없이 지루함이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열정이나 행복을 추구하라고 권할 때, 사실 그들은 똑 같은 하나의 개념에 주목한다. 그건 바로 ‘흥분’이다... 당신이 물어야 할 것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나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이다.”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지금 바로 하라. 그리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가슴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귀담아 들어라. 어느 날, “아! 바로 이것이다”라고 가슴이 온 몸을 떨며 소리치면 그 때 그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라. 그리고 그것을 당신의 꿈으로 만들어라. 다만, 그 꿈이 당신 개인만의 꿈이 아닌 주위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함께 이룰 수 있는 꿈이라면 그것은 성공한 바와 다를 바 없다. 그들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당신을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고, 내가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