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진동 - 원하는 것을 이루는 뇌의 비밀
이승헌 지음 / 브레인월드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의 모든 것은 뇌가 결정한다. 평소 알고 있으면서도 잘 느끼지 못한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한 말이다. 우리 생각, 판단, 상상, 꿈, 하다못해 감정과 기분까지도 결국엔 뇌가 결정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뇌의 주인이 바로 나이고, 따라서 내가 좋은 것을 생각하면 뇌는 그대로 이루도록 해 준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평소 뇌를 통해 모든 것을 움직이면서도 그것을 뇌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라고 할까 우리 신체와는 다른 어떤 것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까. 어쨌든 모든 생각은 내 몸에 있는 뇌가 아닌 가슴(?)이나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고, 뇌는 이러한 정보를 받아 판단하거나 해석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대로 모든 것은 뇌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신나는 일 중의 하나다. 남이 아닌 바로 내 자신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말에 대해 약간 의문가는 점이 있다. 우선 뇌가 내 것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움직여줘야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기쁜 생각을 하겠다고 해서 기쁜 생각만 드는 것도 아니고, 힘을 내겠다고 해서 힘이 나는 것도 아니잖는가. 게다가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면 더 생각나고, 해야만 하는 것은 더 하기 싫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닌가. 그러다 보니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엔 하늘만 바라보다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저자는 우리의 모든 감정은 뇌에서 의해서 생기는 것이며, 그것도 특정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호르몬은 왜 생기는 걸까?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특정 호르몬이 생기는 건가? 호르몬별로 순서를 정해 오늘은 이 호르몬이 내일은 저 호르몬이 생기는 건가? 아니면? 뇌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면 그런 호르몬의 생성도 뇌가 통제할 것이고, 그 뇌의 주인이 나라면 결국 그것조차 내가 만들었을텐데 나는 그것을 왜 모르고 있는건가? 그렇다면 나는 원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힘에 의해 내가 만들었다는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해답을 찾기보다는 더욱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이것이 독자의 뇌를 활용하라고 저자가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저자의 말 ‘모든 것은 뇌 안에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 인간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책장 넘기는 것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은 이 책이 마치 종교교리서 같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하면 이 책에 나온 내용은 뇌가 작동하는 원인부분은 배제하고 오로지 현상만을 바라보며 ‘나는 잘 모르지만 내가 그렇게 하니까 됐어. 그러니까 너희들도 무조건 따라서 하면 돼.“라고 말하는 것 같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내 말을 믿고 따르면 너는 천국에 간다는 식 같다. 그러다 보니 저자 말대로 뇌를 모든 것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생각하는 순간, 뭔가 해답을 찾았다기보다 더욱 많은 궁금증이 생긴다. 오로지 뇌만 생각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뇌를 이야기하는 책만큼 좀 더 과학적인 설명을 통해 뇌가 어떻게 작용하고, 그 작동원리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무조건 따라하면 돼’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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