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너무 뜨겁거나 실패가 너무 많거나 - 나는 생각 한다 그러므로 일이 일어난다
마티아스 브뢰커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알마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아가면서 성공과 실패 중 어느 것이 더 많냐 고 물으면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실패가 더 많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아마 이런 대답은 실제로 실패한 일이 더 많아서 일지도 모르지만, 실패란 마음 아프기에 오래 기억에 남아서 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패는 두려운 일이고, 가능하면 하지 않아야 하는 일로 인식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실패보다 성공을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았고, 직장에서도 실패한 자는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던 회사도 팀장이 되는 순간, 자신이 맡은 사업을 실패하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암묵적인 기준이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 네발로 기어 다니고, 두발로 일어서기 시작할 때 우리는 두려움을 알았을까. 저자 말대로 어린 아이는 두려움을 잘 모른다.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부딪치면 부딪치는 대로 다시 일어나 걸어갈 뿐이다. 왜? 걷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서서히 실패는 야단맞는 것이고, 낙오되는 것이고, 괴로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때부터 실패 자체를 피하려고 애쓰게 된다.

그렇다면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누가 해 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움직이면 실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야단도 덜 맞고.

그러나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해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삶은 어떻게 보면 삶이 아닐 수도 있다. 삶이란 변화라는 파도를 타고 오르고 내리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의 본질은 실패를 안고 태어난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고, 도리어 실패가 인간의 본질이며 성공이 우연이라는 말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패하지 않겠다는 말은 삶의 본질 자체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릴 때 우리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면 지금 두 발로 서서 걸어 다닐 수 있을까. 무엇인가 쥐고 던지는 행동 자체를 실패할까봐 거부했다면 지금처럼 두 팔과 다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직립동물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의 느낌은 뜨거운 성공과 비참한 실패를 대립시켜 성공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며 내가 책에서 받은 첫인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책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책이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수준을 넘어 실패 자체가 바로 인간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책 내용 중에 기억에 남은 내용은

우선 삶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이며, 따라서 이를 완수하지 못한 사람은 이를 위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결국 현재 살고 있는 인간들은 모두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어차피 실패자가 모인 세상. 여기서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겁낼 필요는 없지 않는가. 어차피 실패를 각오하고 태어난 인생인데 말이다.

또 하나는 유기농과 대량생산체제에 의해 만들어지는 곡물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대량생산되는 곡물의 가격이 저렴하고 유기농은 비싼 이유가 따로 있다고 한다. 즉 대량생산으로 인한 토지의 피해를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는 유기농보다 더 비싼 대량생산품목이 싸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느껴진다는 단어의 뜻은 실제 대량생산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과 같은 형식으로 돈을 지불하면서도 자신은 그 돈을 내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졌다는 뜻이다. 실제 정확히 계산하면 유기농곡물의 가격이 대량생산곡물보다 월들이 싸다는 의미다.

대량생산으로 인해 망가진 토지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는 비용을 들이고, 그 비용이 바로 우리가 내는 세금이다. 유기농 먹는 사람만 손해 보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먹지 않는 대량생산곡물의 피해보상까지도 함께 지불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성공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바라보느냐, 실패를 정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앞에 놓은 사물을 해석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올바른 시각, 다양한 시각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성공과 실패, 양쪽의 시각을 다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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