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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걷다 - 비즈니스 정글을 정복한 호랑이들의 성공 법칙
프랭크 퍼니스 지음, 이정혜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에서 정말 성공한 사람들, 저자가 이들을 호랑이라고 표현한 것이 무척 마음에 든다. 동물의 왕으로 늠름하게 서서 포효하는 호랑이이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멋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물론 자신도 호랑이 중의 하나이지만, 그들의 생각과 태도, 행동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에게 보여준다. 책의 목차만 보면 흔히 알고 있는 내용 같지만 실제 책 내용은 기대한 것보다 더 강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아마 저자가 다른 책이나 사람이 말한 내용을 정리해 쓴 것이 아니라. 실제 호랑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곁에서 바라보며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정리했기 때문인 것 같다.
책에 담겨 진 여러 내용 중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내용은 일과 인생의 균형 잡기에 대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호랑이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밤낮 구분 없이 일만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이 내용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주위사람들에게 가끔 이런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너는 어떻게 사람이 놀 줄을 모르냐!“ 지난 세월동안 일을 하기 시작하면 진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휴가 때 가족과 함께 놀라가서까지 휴대폰으로 직원에게 업무상황을 확인하고 지시를 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당시엔 이상하게 일을 맡으면 하루라도 빨리 일을 끝내야 할 것 같았고, 무엇이든지 남보다 더 잘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들이 쉴 때도 일해야 했고, 일할 때는 당연히 일해야 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일함으로써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물론 열심히 일했기에 당시를 되돌아 볼 때 후회되는 것은 없다. 일에 몰입한 상태도 무척 즐거운 순간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자세로 인해 내 곁에 스쳐간 수 많은 기회들을 놓친 것 같고, 게다가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지낸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 이들이 아빠가 곁에 있기를 바랄 때는 어릴 때이다. 그리고 그 때가 지나면 도리어 부모가 곁에 있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더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그 때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어도 있을 수가 없다.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도 때가 따로 있다. 그러나 지나간 세월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법,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자기가 필요로 할 때 곁에 없었다는 기억을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한 채 부모 곁을 떠나버린다.
저자는 진정한 호랑이는 자기의 시간을 무척 철저하게 지키고, 가족과의 시간은 하늘이 두 쪽나도 절대 어기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바로 그들이 힘을 통해 소진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한 호랑이는 연초 일 년 계획을 세울 때마다 11째주는 쉬는 날로 표시한다고 한다. 물론 그 날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쉬었고.
나는 이런 내용을 읽으면 조금 허탈한 생각이 든다. 진짜 호랑이들은 쉬면서도 자신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맨 날 일에 치여 사는 사람들은 왜 호랑이의 꼬리도 되지 못하는지. 아마 그 이유는 바로 자신에 대한 투자와 충전이란 것에 대한 태도문제인 것 같다. 일의 양이 아닌 질적인 부분을 다룰 수 있는 호랑이의 능력과 함께.
나는 이 내용을 읽고 내가 세운 금년 계획을 다시 한번 펼쳐봤다. 내가 하루 몇 시간 일을 하고, 일주일에 몇 시간을 쉬며, 그 중에 가족을 위해 쓰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조금 창피한 말이지만 아직도 호랑이를 닮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것 같았다.
‘호랑이와 걷다.’ 책 제목처럼 누구나 되고 싶어하는 호랑이들과 책을 읽는 동안이나마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이제 남은 건 그들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