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돈 버는 감성 - 기업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는
시마 노부히코 지음, 이왕돈.송진명 옮김 / GenBook(젠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이에 따라 시장도 달라진다. 사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변화를 남들보다 빨리 포착하여 그것을 자신의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기업들의 다양한 성공사례를 통해 시장이 죽고, 경제가 안 좋다고 해서 모든 사업이 다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버블경제, 멈춘 10년의 일본 경제 속에서도 성공한 기업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평소 생각하지 못한 재미있는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도 저 멀리 산 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앞에 놓였던 시장이다.
몇 가지 흥미 있는 사업이야기를 해 보자.
우선 관심 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에스터화학’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일상용품 시장을 경쟁이 치열한, 신규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경영자의 독특한 경영철학덕분에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경영자인 스즈키씨의 어록이 무척 독특하다. “남이 하고 있는 것은 모두 그만둔다. 세상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낸다.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창조한다. 아이디어는 일상생활 속에 굴러다니고 있다. 넘버원 상품일 것, 어떻게든 노력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넘버 투까지다. 너무 힘을 들이지 말고 상품개발을 해라. 너무 기를 쓰면 실패한다. 기업이 계속 바뀌지 않으면 사원의 에너지가 고갈된다.”
특히 경영자의 상품에 대한 철학, 즉 소비자를 끌어당기려면 ‘물어서 알고, 봐서 알며, 사영해 봐서 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은 무척 실질적인 것 같다. 이 회사는 이러한 철학 속에서 기존의 탈취제를 개선하여 크게 히트 쳤다고 한다. 즉 젤리형태의 탈취제를 만들어 이름도 ’탈취탄‘이라 지었고, 사용함에 따라 젤리형태의 상품이 줄어들게 만들어 고객으로 하여금 사용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상품창고를 5층으로 만들어 맨 위층에는 안 팔리는 상품을, 그 아래층은 좀 더 팔리는 상품을, 그리고 맨 아래층에는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을 배치하여 정기적으로 맨 위의 상품을 품절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아마 이 회사의 상품개발자는 자신의 상품이 맨 위로 올라가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경영자의 말대로 눈에 보이니까 말이다.
중국인에게 중고피아노를 팔아 돈을 벌고 있는 ‘다케모토피아노’의 경영방식도 무척 재미있다. 이 회사는 일본의 발전상황 속에서 중국의 변화를 읽은 것 같다. 즉 일본도 성장기 시절 가정마다 피아노를 두고 자녀에게 피아노 레슨을 시켰다. 우리도 그러지 않았는가. 피아노가 집에 있다는 것, 자녀가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어떤 특별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가 피아노를 평생 치는 것은 아니다. 아마 사 놓고 먼지만 쌓인 집이 더 많을 것이다. 문제는 집의 크기를 별로 안 커지는데, 사가지고 들어오는 것은 점점 많아 지니 결국 집안이 좁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피아노 같은 물건은 정말 처리 곤란이다. 내다 버리기도 어렵고, 중고품을 누가 사가지고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런 상황에 착안하여 광고를 했다. “피아노를 파세요” 그리고 일본 가정에서 중고피아노를 구입, 대략 2~3만엔 정도 가격으로,하여 이를 깨끗이 손질하고 추가적인 장치를 붙여 중국에 10만엔 정도에 팔고 있다. 일본사람들은 거치장스러운 물건이 없어져서 좋고, 회사는 중고를 사다 새것처럼 만들어 팔아 좋고, 중국 사람들은 좋은 일제피아노를 싸게 사서 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삼촌까지 좋은 것 아니겠는가.
저자 말대로 시장은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을 보는 눈도 달라져야 하기 않겠는가. 그러나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숫자나 논리가 아닌 ‘감성’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일본 시장의 변화 속에서, 틈새를 찾아 새롭게 자리 잡은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모아 놓은 것이다. 우리보다 조금 앞 선 일본시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일본이 자신의 역사 속에서 중국을 읽고 그 나라에서 자리 잡은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도 이 책에서 한국의 변화양상을 미리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거나, 신사업을 통해 성장모델을 찾고자 하는 사업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