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생생하게 꿈꾸면 무엇이든지 현실로 이루어진다와 같은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사 보기 때문에 여러 출판사가 경쟁하듯이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아무리 맞는 말이라 해도 안 팔리는 책을 출판사가 만들어내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참고로 [시크릿]이란 책이 아직도 판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당신의 꿈은 뭔가요?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된 것은 2~3년 사이 최근의 일인 것 같다. 미국 같은 나라와는 달리, 겸손하고 자기 생각을 강하게 표현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의 성격 상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고, 게다가 꿈은 어린 시절에 갖는 동심의 세계이고, 어른은 현실과 싸워야 하는 전사라는 선입관도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책에서 처음 본 것이 4~5년 전이었고, 그 때만 해도 누군가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이 꿈꿀 시간이 어디 있어?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하며 지냈고, 꿈이 없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지도 않았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문제로 고민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스티븐 코비가 쓴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책을 봤을 때였다. 당시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래 맞는 말이야. 당연히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지. 그것이 바로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길이니까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보니 그 다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란 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먹고 사는데 지장 없고, 하루하루 별 탈없이 지내는 것, 가족들이 별 문제 없이 지내는 것 정도만 만사 OK 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부터 나는 내 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당시 내 머리 속에는 50세 넘어서의 모습이 없었다. 잘하면 80까지도 살아야 할 인생 길에서 남은 30년의 모습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쇼킹한 일이겠는가.(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라도 이런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이제 청년과 노년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나이가 아니라 꿈을 꾸고 있는가가 아니겠는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뭐지? 내가 마지막 순간 나를 되돌아보며 만족하게 살았다고 느낄 수 있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그리고 이런 질문과 대답 속에서 미래의 내 모습을 하나씩 그려나갔다. 머리 만들고, 가슴 만들고, 눈 붙이고, 손가락 만들듯이 하나씩 몸 전체를 조립해 나갔다.

지금 내 방에는 5개의 문구가 벽에 붙어있다. 나는 상아탑과 사회현실을 통합하여 세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대학교수다 나는 매주 주 5회 이상 강의하는 인기강사다 나는 매년 책이 1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나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창업컨설턴트이자 독서경영코치다 그리고 나는 가족과 내 이웃들에게 안정과 평화. 사랑과 여유로움을 전하는 행복의 전도사이다

그리고 매일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커피 한잔 마시며 그 글을 읽어본 후, 조용히 눈을 감고 내 꿈을 머리 속에 그려본다. 물론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까만 화면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대충 영상이 떠 오른다. 내가 어디서 어떤 복장으로 어떤 표정을 짓고 일하고 있는지 조금씩 머리 속에 그려진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진정으로 살고 싶은 삶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일을 반복해서 인지는 몰라도 회사를 그만둔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동안 내가 그려왔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 같다. 교수문제는 처음 임시특강강사에서 시간강사를 거쳐 겸임교수로 (이제 다음 단계는 전임 아니면 조교수다), 단 한 곳에서 시작했던 강의가 2군데를 거쳐 이제는 4곳으로, 책 쓰는 것도 처음엔 원고 하나 가지고 고민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편집기획사의 도움을 받으며 글을 쓰고 있고, 손 내밀면 저술이야기를 논의할 수 있는 2~3개의 출판사도 알게 되었다. 기업컨설팅도 시작했고, 이제 해야 할 일은 컨설팅기법을  보완하여 업체의 실적을 높이면 될 것 같다. 독서경영과 관련된 강의만 빼고 대부분의 꿈이 조금씩 모양이 잡혀가고 있다. 아마도 독서경영부분은 다른 일에 비해 경력이 짧아 그런 것 같다. 이제 고민을 시작한지 5년 밖에 안됐으니 말이다. 

이 책 [꿈꾸는 다락방]에 나온 이야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돈 문제를 꿈꿀 때는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돈을 벌게 되었을 때의 감정을 느끼라는 말이다. 백만장자가 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이란 성공했다는 만족감과 이로 인해 얻게 되는 삶에 대한 안정감과 여유로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R=VD 라는 공식을 강조한다. 즉 꿈이 현실(Reality)로 이루어지는 문제는 그 꿈을 얼마나 생생하게(Vivid) 꿈꾸느냐(Dream)에 달려있고, 무엇이든지 당신이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잊지 말 것은 꿈을 꾸는 것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부터 독자들을 위해 생생하게 꿈꾸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말로 꿈을 표현하는 법, 글쓰기를 통해 하는 법, 그림과 사진으로 하는 법, 영화관에 들어가 영화를 보듯이 꿈꾸는 법, 칵테일파티기법, 상상의 멘토를 활용하는 법 등이다. 그리고 누구라도 이 책을 읽으면 R=VD라는 공식을 거부하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인 사례들을 많이 들고 있다. 자신도 이 책에 나온 사례들처럼 성공하고 싶다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기법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하나 골라 해 보면 좋을 듯하다. 나도 그 동안 내가 했던 방법을 좀 더 보완해서 내 꿈을 보다 구체적으로 매일 써보자고 한다. 마치 일기 쓰듯이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내 꿈이 잠재의식과 연결되어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 예언서를 쓰듯이 말이다.

다만 [꿈꾸는 다락방]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은 이런 종류의 책에서 자주 느끼는 것인데, 왜 꿈을 꾸면 그것이 현실로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구체적으로 풀어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문제는 인간의 숨은 능력과 잠재의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는 한 누구도 풀기 어려운 문제일 것 같다.

또 하나는 너무 와 관련된 면을 강조한 듯하다. 책에 나온 사례들 중 대부분이 돈을 벌고, 큰 집을 사고, 유명세를 타고, 거대한 음식점을 경영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는 무척 중요하고,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것은 윤택한 삶을 도와주는 수단인지 삶의 목적 자체는 아닐 수도 있다. 

내 자신도 앞에서 말한 내 꿈을 보며 가끔 이것들이 진정으로 내가 꿈꾸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대학교수, 인기강사, 베스트셀러작가, 경영 컨설턴트 같은 것들이 진정으로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이루면 그 때부터 나는 정말 행복해 질까?라는 의문이다. 물론 먹고 사는 것은 별 문제없겠지만 말이다. 독자에게 소중한 정보를 전해주는 고마운 책. 하지만 좀 더 본질적인, 진정한 행복을 꿈꾸는 방법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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