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힘 - 0.3초의 기적
데보라 노빌 지음, 김용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감사에 대한 중요성은 어릴 때부터 배웠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하도록 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면, 그 동안 살아오면서 고마움을 표한 적,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껴 상대방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은 몇 번 안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어릴 때부터 배웠던 ‘고맙다’는 말이 하나의 습관이 되어 일종의 상용어처럼 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저 말이 끝날 때 뭔가 덧붙이는 말로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기 전에 일상적인 표현처럼 ‘고맙습니다’. 사람과 만나고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 ‘고맙습니다’의 홍수 속에서 이 말의 가치가 더욱 볼품없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마도 십년 전 쯤에  나에게 ‘당신이 살아오면서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낀 적이 몇 번이나 되느냐’고 묻는다면 별로 없다고 말했을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뭔가를 해 주는 것은 당연히 내가 받을 자격이 있기에 해 주는 것이고, 도리어 안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 나에게 친절을 베푼다면, 그것은 자신도 뭔가를 바라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사람이 살면서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낄 때가 언제일까? 가만히 따져보면 대부분이 돈과 관련된 일인 것 같다. 봉급을 올려줄 때, 필요한 돈을 꿔줄 때, 뭔가 비싼 것을 선물할 때, 내가 낼 식사비나 차비를 대신 내 줄 때 등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순간의 고마움은 곧 나도 그렇게 해 줘야 한다는 의무감 속에 파 묻어버리기 때문이다. [감사의 힘]에는 이런 것들이 진정한 고마움을 유발시키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고마움이란 이성적인 문제가 아닌 감성적인 문제라고 말하는 듯했다.

고마움을 표하는 것은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사소한 일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 일상적인 삶 속에서 고마움을 깨닫는 사람, 흘러가는 시원한 바람 속에서조차 삶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린 것이고, 어떤 일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 역시 자신이 결정할 문제다. 따라서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는 것은 실제 그 사람 주위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보다 같은 일을 보더라도 그 속에서 행복의 끈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것이 [감사의 힘]에서 전하고자 하는 주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별 것 아닌 말 같지만 이 말의 놀라운 힘을 느끼고 싶으면 이 책을 보면 된다. 남들이 포기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해 낼 수 있는 힘, 그저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 속에서 인간이 지닌 따뜻함을 겉으로 끌어내 주는 힘, 자원 봉사자 조차도 자신의 일에 더 몰두하게 만드는 힘, 이것이 바로 ‘고맙습니다’ 라는 한마디 말의 위력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은 ‘고마움’이란 외부에서 주는 객관적인 상황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다시 강화시키는 선순환고리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었다.

이 책을 덮으며 결심한 것은 나도 매일같이 ‘감사일기’를 써 보겠다는 생각이다. 과연 이 일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내 삶을 되돌아보고, 또 내일도 감사할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겠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단순하게 들리는 이 말 한마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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