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젖소를 떨어뜨린 이유
알지라 카스틸유 엮음, 임소라 옮김 / 좋은생각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우화는 재미있다. 읽기도 쉽고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가끔은 무슨 말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지 그 의미를 잘 몰라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교육받았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삶을 이해하고 있다. 인생 자체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가치와 태도를 우화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그는 책 내용을 크게 ‘지혜, 사랑, 믿음, 인생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나눠 해당 주제에 적합한 우화들을 소개한다. 이미 존재하는 글을 엮은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때는 머리를 끄덕이기도 했고, 어떤 때는 돌려 치는 것 같은 문장 표현에 혀를 차기도 했다. 역시 우화는 평소 때는 잘 느끼지 못하는 의식들을 재미있게 표현하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누가 어디서 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듯한 내용들이다.

책 내용들이 다 재미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음에 깊이 와 닿은 내용들이 있었다. 아마도 지금의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되돌아 보게 해 줬기 때문인 것 같다.

우선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제목의 우화였다. 전쟁터에서 죽음을 바라보며 비통해 하던 왕, 하지만 전쟁에 승리하여 개선하며 즐거워 하는 왕에게 그의 아버지가 남긴 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기쁨도 슬픔도 잠시일 뿐, 모든 것은 한 순간의 감정이라는 말일 것이다.

‘절벽에서 젖소를 떨어뜨린 이유’. 이 내용은 젖소에 의존하여 변화없이 살던 한 가정이 젖소를 잃어버리자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바꿨고, 이로 인해 예전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변화를 거부하며 살아가는, 안정된 현재의 삶을 놓치기 싫어하는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한 말 같다.

‘무엇을 위해 뛰는가’. 한 고승이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옛 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토끼는 여우로부터 능히 도망칠 것이다.” 그러나 제자는 여우가 토끼보다 더 빠르기에 여우가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 때 고승은 여우가 토끼를 잡을 수 없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여우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뛰지만 토끼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뛰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루하루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든 이야기다.

물론 토끼처럼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듯이 악착스럽게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에게는 여유로움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동안만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매 순간 내 앞에 놓인 일과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는지.

우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오래 기억하게 해 준다. 딱딱한 내용이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생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커피 한잔 마시며, 한 장씩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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