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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이 회사가 돌아가게 하지 마라
나카가와 아키히코 지음, 박현주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직장생활. 학교를 마치고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곳이다. 그러나 직장도 이젠 예전같이 않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를 일곱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 예전에는 튼튼한 조직이라 생각했던 대기업도 상시 구조조정을 한다. 도산도 금방 된다. 둘, 실업률이 이미 5% 선을 넘어섰다. 셋, IT산업과 같은 인기 사업은 성장률은 높은 반면,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졌고, 안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넷,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형적인 세계구조의 모순이 노출되어 위기 임계 점에 도달했다. 다섯, 세계가 하나가 되어 국경을 넘나드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여섯, 국내에서도 기업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약육강식의 살벌한 투쟁이 열리고 있다. 일곱, 직장에서는 종신고용이 없어지고, 보호막이 사라졌다. 이제는 혼자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노조도 더 이상 직원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고 한다.
결국 이제는 자신이 자신을 보호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직장에서 인정 받는 법은 과거 종신고용이 보장될 때와는 다른, 난세를 살아나는 방법이라고 하며, “난세를 살아갈 때 중요한 것은 자기결정력이 뒷받침된 독립적인 삶이다. 직장에서 인정 받는 사람은 이렇게 자기결정력을 가진 사람들이다.”라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나의 직장생활을 되돌아 봐도,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임원이 될 사람은 과장 말년차 정도면 대충 알 수 있다. 그들은 남과 다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말을 무척 조심스럽게 한다.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기 보다, 상대방의 말을 먼저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고, 가능하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둘째, 행동이나 태도에 자신감이 있다. 그들이 걷는 모습은 어깨를 피고 발 걸음 하나 하나마다 힘을 준다. 주변 사람과 상관의 인정이 그들을 이렇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다. 셋째, 회사의 업무평가에 무척 신경을 쓴다. 회사의 인사방침과 평가기준을 꼼꼼히 익혀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의 기준이 바로 회사의 평가 기준이다. 넷째,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결정하도록 유도한다. 많은 사람의 의견과 생각을 취합해서 최적의 결정이 이루어 지도록 한다. 나와 함께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 중 6명이 임원이 되었고, 나머지 2명이 큰 문제가 없는 한 곧 임원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내용이 바로 그들이 보여준 행동의 공통점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난세를 살아가며, 그 안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인정 받는다’는 것이 무엇이며, 인정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을 처리하고,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직장생활에서의 인정은 ‘일 처리능력’과 ‘사람간의 관계’라는 저자의 생각에 대해서는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이를 다시 ‘리더십스킬’과 ‘매니지먼트 스킬’로 다시 조건화 시킨 부분은 직장인의 모습을 설명하기 좋은 분석 모델인 것 같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매니지먼트란 조직의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일의 진행 방법이다. 좀 더 조직적인 룰에 따르는 업무처리능력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매니지먼트 스킬에 대비되는 것으로 리더십 스킬이 있다. 리더십도 일과 인간사이에 깊게 관련되어 있다. 업무처리능력을 발휘하여 성과를 올리는 리더십은 일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것이 사람에게 있어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가끔 직장인들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동료와 상관과의 관계에서 찾고 있는데, 그들은 이것은 원인이 아닌 결과라는 것을 못 느끼는 듯하다. 상관, 동료와의 관계는 그들의 성격, 태도도 중요하지만, 그 저변에는 자신의 업무처리능력과 열린 마음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책을 보며 조금 아쉬웠던 것은 다양한 주제를 간략하게 전달하다 보니, 독자가 가진 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책에서 얻는 것이 다를 것 같다. 직장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그 만큼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단편적인 지식만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책의 특징이 독자에 따라 책에 대한 평가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