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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마케터
벤 맥코넬 외 지음, 우병현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1999년. 지금부터 8년 전 이야기다. 그 때는 Contents, Community, Commerce라는 온라인비즈니스의 논리가 유행했다. 당시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Contents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고, 그들을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돈이 얼마나 들지도 모른 채, 무조건 남보다 많은 정보를 가져야 한다는 관념으로 사업을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온라인 사업은 언뜻 보기에는 돈이 안 드는 사업 같지만, 고객을 모을 수 있는 독창적인 정보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사업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업들은 정보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돈을 투자하라고 외치고 다녔다. 그것도 최하 10배수라는 엄청난 숫자를 외치며 말이다.
그러나 투자 받은 돈으로 개발한 만든 정보들은 곧 유통기한이 지난, 다시 말하면 Update 가 안된 철 지난 자료들이 되었고, 고객들은 볼 자료가 없어 하나 둘씩 온라인 사이트를 떠나고 말았다. 남은 것은 고물이 된 자료와 손익계산서의 마이너스 수익뿐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온라인사이트의 정보들, 일방적인 자료만을 고집한 온라인사업 경영자들, 그렇기에 당시 온라인 사업은 황금알 낳은 거위가 아닌, 무한정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1990년대 말 온라인사업의 허상이다.
2000년 중순 인터넷비즈니스가 다시 시장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죽은 줄 알았던 사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하나씩 자리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사업, YouTube, MySpace와 같은 사업들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기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가 만들고, 기업은 이를 위한 정보플랫폼만 제공해 주는 사업이다. 웹2.0하에서만 작동 가능한 플랫폼 컴패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온라인사용자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직접 생산해 내고, 그것을 가공하고, 전달하는 생산자이자, 사용자이자, 공급자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업의 방향이 서서히 Social Network을 중시하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 책은 바로 온라인 상에서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사용자들의 힘과 이들의 조직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그 네트워크가 사회와 시장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또 한 개인의 불평과 만족이 어떻게 십만, 백만 단위의 사람들에게 전파되는지,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 특정의 상품을 홍보하고, 옹호하는지, 실제 상품을 팔아 이득을 보는 기업 조차 별 관심도 두지 않는 상황에서 왜 그런 일을 자처해서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물론 책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이미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티즌 마케터’, 즉 자신의 의사를 과감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소비자의 존재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특히 7장, 당신의 사업을 민주화하라는 부분은 기업들이 항상 고민하는 문제, 즉 신상품 홍보, 사용자의 만족 극대화, 이들을 통한 시장 확대를 위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이 장에서 저자는 기업이 시티즌 마케터를 관리하는 방법 몇 가지를 이야기한다. 물론 이 내용은 저자가 개인적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고, 기존 업체들이 해 왔던 방법들이다.
가장 자주 쓰이는 것은 컨테스트다.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와 연관된 컨테스트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냄과 동시에 그들 입맛에 맞는 홍보컨셉트와 수단을 발견하는 것이다. 좋은 예로 컨버스의 척 테일러를 소재로 한 영화 공모전, 악취제거 제를 생산하는 밴의 “나는 ( )을 없애고 싶다’ 컨테스트를 소개하고, 실패한 사례로 월마트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 다음이 기업과 소비자들간의 공동 생산이다. 이는 상품 자체를 소비자들과 함께 개발, 생산하는 것으로 실 사용자의 욕구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로 미국에서만 백만장 이상이 팔린 콜롬비아 출신 가수인 샤키라 이야기,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당시 장면을 찍어달라고 하여 이를 뮤직 비디오로 성공시킨 비스티 보이스, 매니아들과 함께 상품을 개발한 레고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커뮤니티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미국교사 커뮤니티를 통해 사업을 거의 2배 이상 확장 시킬 수 있었던 디스커버리 이야기와 자신들의 독단성을 무마시키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채널나인 성공담을 담고 있다.
웹2.0, U.C.C시대의 소비자는 기업이 전달하는 정보만 일방적으로 받던 소극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인터넷과 결합한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소비자 한 명의 기침 소리를 몇 초안에 전 세계로 전달할 수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티즌 마케터’. 비록 이들이 허구와 경직된 사고를 가진 기업에는 감찰관과 같은 존재일지 몰라도, 진실과 창의력을 가진 기업에는 백 기사의 역할을 해 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