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쉽게 산다는 것 Easy Life
톨리 버칸 지음, 김지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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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 그 누구도 어렵게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일부러 어려운 길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단순한 일을 복잡하게 생각하고, 잊으면 그만 인 것을 잊지 못하고, 지나간 일을 오늘도 되새기며 괴로워 사람들이다.

 

왜 우리는 쉽게 살고 싶어하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할까? 내 경험으로 비춰봐서, 그것은 쉬운 길은 없다는 고정관념, 또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의식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삶을 투쟁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늘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또한 인생을 여유 있고 편안하고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살도록, 그래서 인생이 풍요롭고 가치 있고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단 한번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중략) 예로부터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선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배워왔다. 나 역시 수십 년 동안 이런 일반적인 패러다임 속에서 살았다, 나는 한번도 인생을 그저 쉽게 내버려 둘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것을 배워왔다. 태종태세문단세 하며 조선시대 왕 이름을 외우기 위해 밤을 지새웠고, 복잡한 함수문제를 풀기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공부를 했다. 대학교에서는 인생이니 어떠니 삶이 무엇이니 하며 떠들기도 했지만, 결국엔 취업을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영어공부만 했다. 아무리 기억을 되돌려봐도 행복이 무엇인지, 삶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운 기억이 없다. 우리는 무엇을 배웠을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바로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저 쉽게 사는 방법 열 한가지를 이야기한다. 처음 네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삶의 지침이고, 나머지 일곱 가지는 특별한 삶을 위한 요소라고 한다. 그는 이 지침에 따라 이제는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일이 자연히 일어나도록 내버려둔다고 한다. 그저 쉽게 산다는 것이다.

 

열한가지 내용 중 쉽게 살기 위한 지침 네 가지는 1. 진실을 말하라. 2. 원하는 것을 요구하라. 3. 약속을 지켜라. 4. 행동에 책임을 져라. 이다.

 

그리고 앞의 네 가지 지침과 함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일곱 가지 요소는 1. 경제적 안정을 꾀하라. 2. 즐거운 마음으로 살라. 3. 자부심을 가져라. 4. 인정을 베풀며 살라. 5. 창의적인 활동을 하라. 6. 주의 깊이 자각하라. 7. 전능한 존재와 교류하라. 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앞에서 말한 기본 지침 네 가지와 추가 요소 일곱 가지가 쉬워 보이는가?

 

아닐 것 같다. 이 내용을 보고 그래. 정말 이렇게 살면 무척 편하게, 쉽게 인생 살아갈 수 있겠네! 라고 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삶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하지 못하면 이상형 모습을 그려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심리학을 배우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진실된 말을 하며, 상대방의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달라고 하는 것, 이것이 왜 어려운 것일까? 여기에 구지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라는 조건까지 붙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게다가 내가 내 입으로 한 약속을 지키고, 내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 너무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심리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미루고, 자신과 또 남과의 약속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감정, 태도, 행동과 그것의 결과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불안이든, 두려움이든, 자기 보호 본능이든지 간에,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인해. 이들은 복잡한 삶의 함수 속으로 자기 자신을 밀어 넣고, 그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과 복잡한 시소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이 바로 과거의 내 모습이었다. 물론 아직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나는 그 동안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남이 나를 비웃을 까봐,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면 나를 우습게 볼 까봐, 나의 잘못을 시인하면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할 까봐,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우습게 보일 까봐, 약속시간에 정확히 나가면 내가 아쉬워하는 것처럼 보일 까봐. 그러나 이런 삶은 나에게 행복이나 만족을 주기보다는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나를 몰아간 것 같다.

 

남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니, 그것을 줄 이유도 없고, 남이 내 감정을 모르니 내가 싫어하는 것을 피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 혼자 위신과 체면을 생각하며 발을 구를 뿐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나에게 물어본다. 어디 불편한데 있어요? 아니면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나 보죠?

 

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네 가지 지침과 일곱 가지 요소. 언뜻 보기에는 어려운 일 같지만, 머리 속의 코드 하나만 바꾸면 되는 일들이다. 즉 주위사람의 평가와 이목을 잠시 접고, 진정한 내 모습을 바라보는 쪽으로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세상을 쉽게 사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쓸데 없이 머리 쓰며 복잡하게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에서 나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무엇인가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때 나와 함께하는 상대를 인정하고, 그에게 관심을 가져 준다면 세상은 환한 미소를 띠고 나에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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