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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함의 함정 - 위기를 혁신으로 바꾼 경쾌한 비즈니스 이야기!
데이비드 모즈비.마이클 와이스먼 지음, 박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다 보면,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을 알아주지 않거나, 순간의 잘못만을 기억하면서 나를 평가 절하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당황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했는가? 많은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을 생각하며,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상대방을 원망한다. 그러나 이럴 때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오해가 오해를 부르고, 그 오해는 다시 기존의 생각을 강화시키면서 더 큰 오해를 만든다.
내가 건강보조식품회사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그 회사의 제품원가는 경영자의 확고한 철학때문에 경쟁자보다 거의 1.5배 정도 높았다. 더 좋은 원료로 많은 양을 먹어야만 효과가 있다는 경영자의 철학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반대로 흘러갔다. 같은 원료가 좋아 봐야 얼마나 좋겠느냐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었다, 결국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경쟁사의 제품을 더 선호했다.
그 당시 나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다. 영업부와의 회의, 지사장들과의 회의, 방문판매 사원들과의 회의. 끝없는 회의 속에서 나오는 말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말들이었다. “판매가를 내려야 한다.” “지사에 더 많은 마진을 주어야 한다.” “방문판매 사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주어야 한다.” 게다가 영업부에서 항상 주장하는 말. “광고를 더 해라.”
물론 이런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조원가가 높아 수익이 작은 기업에서 판매원들에게 마진 더 주고, 광고까지 더 한다면 남는 게 무엇인가! 그건 결국 살아가기에 필요한 수익을 포기하라는 말이었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때 어떤 방문판매사원이 이렇게 말했다.
“제 고객들은 다른 회사 제품이 싸다고 먹지는 않아요. 그들은 우리 것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나는 그 판매사원에게 물어 봤다.
“그 고객은 돈이 많은 가보죠? 싼 제품보다 비싼 우리 제품만 먹는 거로 봐서는?”
판매사원은 말했다.
“건강식품을 먹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어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 몇 푼 싼 것이 아니라, 진짜로 자신의 몸이 좋아지냐는 거예요. 저는 저희 제품을 먹는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우리제품 때문에 그들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요.”
나는 어쩌면 우리 문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아! 그렇군요. 근데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기 몸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나요?”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간단해요. 우선 그 사람 몸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봐요. 그리고 그 사람이 느끼지 못했으면 제가 직접 확인해 드리죠. 혹시 예전보다 잠이 잘 오지 않나요? 혹시 제품 먹기 전 보다 대변이 편해지지 않았나요?. 그러면 그 사람은 가만히 생각해 보다 대부분 ‘맞아요’라고 해요. 왜냐하면 그들은 저보다도 몸이 좋아지기를 더 바라고 있으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가 자기 몸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죠. 그러면서 그 변화가 저희 제품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또 진짜 그렇고요.”
결국 그녀의 말은 고객 스스로가 제품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그 기대를 우리 제품이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신 시켜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일반 판매원들처럼 당신이 ‘물건을 산 거니까, 그 다음은 당신이 알아서 해’가 아니라.
나는 이 책 [탁월함의 함정]을 봤을 때 직장생활 때 부딪쳤던 여러 가지 일들이 생각났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원망으로 돌아 왔던 기억,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더 잘할 수 없냐고 추궁 받던 일,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자 한 행동이 도리어 상대방을 오해하게 끔 만든 기억 등이었다. 이런 기억들은 자연스럽게 내 마음 속에 이상한 태도 하나를 만들었다. ‘최선을 다한 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야.’
하지만 이 책은 이런 태도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항상 최선을 원하며, 나는 그 동안 올바르게 행동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단지 문제는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 혼자 잘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예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나를 알아 주지 않는 그들을 원망하기 보다는 내 자신을 되돌아 보며 차분하게 문제해결방법을 찾았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잘하려고 노력했느냐가 아니라, 상대방도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캐롤린은 이렇게 말한다.
“탁월한 성과를 내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가 없어요. 캐롤린 부사장님과 저 또한 그 점은 잘 알고 있죠. 하지만 좀 더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탁월한 성과를 좀 더 가시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해요. 사람들이 탁월한 성과를 알아차리도록 해야 합니다. 성과가 좋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고객들이 평가가 뒤따라야 하죠.”
퇴직 경영자인 젝슨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우리가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일을 해 주는 지 고객 나름대로 명확히 측정할만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우리는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고객들은 서비스가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핵심이 보이지 않는 고품질 서비스를 보이는 서비스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죠.”
[독서경영 Point]
내 자신을 위해, 회사를 위해,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어쩌면 이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기에, 사람들도 당연히 그것을 알아 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상대방은 그것을 점점 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문제점에만 눈을 돌린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한다는 것과 함께 우리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것이 상대방에게 어떤 이득을 주었는지 함께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럴 때 보면 좋은 책이다]
자신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미약하다고 생각할 때
자사 상품이 시장에서 성능이나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 평가 받고 있다고 느낄 때
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계속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느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