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만 되면 피곤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주말에 너무 쉬어서 타이트한 주초 스케쥴에 못 따라가는 게 아니다.
휴일에 삼시 세끼 밥하고 설거지 및 뒷정리하고 다시 장보고
그래서 월요일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좀 쉬고 싶은데,
정작 월요일이 되면 주말에 어질러진 집안(밥하느라 바빠서 못 치운)을 치우느라 소파에 앉아있을 시간도 없다.
올해 서울 첫눈.
베란다에서 모포 두르고 뜨거운 차 한 잔 마시며 감상해줘야 하는데
청소기 돌리고 가구 닦고 상판 닦고 빨래 두 번 하고 세탁조 청소하고 화장실 치우고…
마음을 돌아보긴커녕 기진맥진한 몸, 안 쑤신 데가 없다.
한국판 킨포크 테이블을 표방한 '더 노크, 밥'이 나왔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들 체력이 강한 모양인가봐.
미리보기와 광고영상을 보니 어째 더 우울해지네.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요리는 즐거워도 치우는 건 즐겁지 않은데, 다들 표정이 밝구나!)
거기다 사흘 동안 책 들여다볼 짬도 없다 보니 머리는 멍해지고 바보가 된 것 같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흘 동안만이라도 머리를 써야 녹슬지 않을 텐데.
일 때문에 읽는 책 말고, 의무적으로 읽는 책 말고,
무목적의 한가로운 독서를 즐기고 싶은데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울하지만, 이 나이 때엔 바쁜 게 지극히 당연한 시기니까.
환갑쯤이면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나.
그런 시기가 오긴 오겠지, 라고 믿으면서…
이제 슬슬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겠다.
바람 소리 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