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작정을 한것처럼 영화를 해치우고(보는게 아니라) 있다. 전투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으로 영화를 검색하고 예매하고 달려나가 보고 허접한 글을 끄적이고.. 

 6월에 본 영화가 오늘로 6편째이니 평균보다 3배가 많다. 근데 절대 신랑은 모른다. 난 조조만 보고 다니기 때문에.. ^^ 

 오랜만에 동네 극장에서 봤다. 이 영화는 그렇게 봐도 타인에게 방해를 받지 않을것 같아서 동네 극장을 골랐는데 역시 그랬다. 관객도 7명 정도 였고 스크린을 가리는 머리도 없었고 떠드는 사람도 없었다. 맨날 이러면 얼마나 좋아?!  

왕년에 유명한 축구선수였던 원광(박희순)은 축구는 그만둔지 오래고 이젠 사기꾼 소리나 듣고 다니는 인생 안풀리는 서글픈 가장이다. 

먹고 살아갈 길을 찾아보고자 찾았던 동티모르에서 계획했던 일은 제대로 풀리지 않고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뭐 눈엔 뭐만 보인다)  

이 아무것도 없는 거친 땅에 축구용품을 팔아서 대박나보자! 라는 원대한 꿈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먹고살것도 없는 이들에게 축구화는 정말 사치품.



[원 데이, 원 타임, 원 달러] 라는 슬로건(?) 아래 아이들은 축구화를 알게됐고, 동네 축구에서 체계적인 축구를 알게됐고 원광의 오기와 아이들의 희망이 엮여 누구도 생각 못했던 기적이 일어났다. 



세계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21세기가 되어서야 독립했다는 동티모르라는 나라를 요즘에서야 접하게 됐다. 지지난주랑 지난주 토요일 MBC에서 해주는 단비팀이 찾은곳이 이곳 동티모르였다. 

거기에 책상도 교과서도 없이 의자에 앉아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도 꾸며주고 학용품도 나눠주는 이야기.. 그 단비를 보다 오늘 이 영화를 보니 왠지 올해 여름엔 동티모르를 접하게 되었있는 운명이 아니었나 생각도 들더라;;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말 안할수가 없다  









  

박희순이라는 배우를 몰랐다. 오늘 영화를 봤지만 그래도 모르겠다. 어디에서 봤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처음 접한거나 마찬가지인데 참 능글맞게 연기 잘하더라.. 그 말도 안되는것 같은 영어에 우리말에 현지어를 마구 섞어서 대화를 하는걸 보면 정말 저러면 현지에서 대화 걱정없이 살지 않을까.. 싶은 착각까지 들게 한다.   

고창석이라는 배우는 '의형제'에서 처음 본 기억이 난다. 그 베트남 노동자들의 우두머리로 나온 외모 이상하고(죄송..;;) 말 참 어눌하게 희한하게 하던 배우.. 정말이지 저 사람은 국적이 어디일까를 무척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배우였다. 

그리고 조진웅이라는 배우. 이 배우는 작년 티비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 나온걸 처음 본듯 싶은데 역시 외모와 말투에서 눈을 끈 배우다. 그리고 영화 국가대표에서부턴 확실히 알아봤다. 

영화를 보면서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머리와 마음까지 즐거우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렇게 새로운 배우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 또한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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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2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애들 끌고 가서 볼까요?????

무스탕 2010-06-28 16:54   좋아요 0 | URL
네. 애들이랑 보셔도 좋아요.
감독님의 입이 좀 거칠긴 하지만 슬쩍 눈감아 주시고~~~~ ^^

마녀고양이 2010-06-2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혼자 보고 왔어요, 관객 세명과 함께. ^^
정말...... 너무 좋았어요, 영화가. 아직도 가슴 뭉클해염~

무스탕 2010-06-28 22:26   좋아요 0 | URL
소박하고 아늑하게 영화관람하고 오셨군요 ^^
영화 좋았지요? 저도 보길 잘했다.. 하고 왔어요 :)

전호인 2010-06-2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 TV의 주말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줄거리를 보았지요.
축구화를 팔려다가 축구감독이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지요?
불모지를 개척하는 개척자의 자세와 성과 그리고 구성원들과 이루어내는 꿈.
감동일 듯 합니다.
월드컵과 어울려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

무스탕 2010-06-28 22:28   좋아요 0 | URL
이런 영화는 치고박고 내지는 삐까뻔쩍이 아니라서 관객 잡기가 힘들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봐요. 예매순위 4위더군요 @_@
전 그 동티모르 아이들이 서로 패스해 주지 않는 장면이 슬펐어요. 저 작은녀석들이 뭘 알아서 벌써부터 감정싸움을 하는게야.. 하고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건의 뒷감당은 아이들 몫이어서는 안된다고요.
개봉 시기가 좋았지요. 월드컵 덕을 째끔이라도 보긴 봤을거에요 ^^

마노아 2010-06-2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희순은 '얼렁뚱땅 흥신소'랑 '세븐 데이즈'랑 '10억'에서 나왔어요. 마지막 배우는 최근에 '추노'랑 '신이라 불리우는 사나이'에서 나왔어요. ㅎㅎㅎ

무스탕 2010-06-28 22:2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박희순이 나온 영화는 하나도 본 게 없군요;;;
조진웅은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하도 요란하게(정신없게라고 해도 될듯) 연기를 해줘서 기억에 남아있었어요. 거기서도 열연을 하더니 이 영화에서도 잠깐 나오면서 즐거움을 주더군요 ^^

hnine 2010-06-28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리 아들과 전화 통화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찡 하기도 했어요.
가진 것 하나 없이, 가족과 떨어져서, 얼마나 외로왔을까요.

무스탕 2010-06-28 22:30   좋아요 0 | URL
네. 그랬어요. 아버지를 반가지 않는 자식과의 대화가 참 안타까웠어요.
자식한테 못해주는만큼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더 쏟아붓는 느낌도 들었구요.

stella.K 2010-06-2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진웅 참 괜찮아요!

무스탕 2010-06-29 15:07   좋아요 0 | URL
네. 연기하는게 연기가 아니고 실제상황 같아요.
산만한 연기에 특히 어울려요.

같은하늘 2010-07-0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영화였군요. 7월에 볼 영화 후보로~~~

무스탕 2010-07-02 13:5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조금 더 컸다면 같이가서 보세요~ 할텐데 같은하늘님네 아가들은 내용을 이해하긴엔 아직 좀 어린듯 싶어요.
초등학교 5~6학년정도만 되어도 같이 보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놓치면 아까운 영화니까 같은하늘님이라도 꼭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