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은 구정이면서 발렌타인 데이라는 날이었지만 우리집에선 한가지 행사가 더 있었다.
울 오라버니의 생일이 양력 2월 14일. 그래서 해마다 생일을 화려하게(?) 보낼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게 평범하게 보내고 있다.
하긴.. 50넘은 아저씨에 딸도 없이 아들만 둘을 두다 보니 발렌타인이라고 초콜렛 하나 얻어먹기 힘들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러니까 2월 15일, 음력으로는 1월 2일. 이 날은 울 어마마마님의 탄신일이시다.
음력 1월 2일에 태어난 여자아이, 며느리는 그닥 환영받지 못했을것이다. 며느리를 맞이하였어도 그 며느리는 말은 안했어도 참 싫어했을것 같다.
명절에 친정을 갈 수가 없잖아? 설 바로 다음 날이 시어머니 생신인데 갈 수가 있나... -_-
울 엄니가 말씀해 주시길 돌아가신 무스탕의 외할머니의 생신이 섣달 그믐이셨단다. 참 그 많고 많은 날짜들중 이렇게 맞추기도 힘드셨겠다.
무스탕의 친할머니는 음력으로 4월 말일이 생신이셨다. 그런데 울 아부지를 할머니 당신의 생신에 낳으셨단다 -_- 그래서 오빠가 결혼을 하기 전까진 할머니랑 아부지의 생신을 같이 한 날에 치뤘다.
그러다 오빠가 결혼을 하고나서 아부지 생신을 양력으로 나눴다. 그제서야 진정(?)한 어른 대접을 해서 단독 생일을 차려드린것이다 ^^;
자.. 할머니 나왔고, 아부지 나왔고, 엄마 나왔고, 오빠 나왔으니 이젠 큰 어닌 차례.
울 큰언니 생일은 양력 12월 25일. 바로바로 크리스마스날이다. 참.. 이 집안을 어이할꼬나..
그래서 매 해 크리스마스날에 사는 케익은 그저 기분에 휩쓸려 사는 케익이 아니고 울 큰언니 생일 축하용 케익이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도 케익을 사러 가면서 초를 달라고 해야지.. 생각을 했는데 정작 초를 안 얻어왔다 -_- 다행스럽게 집에 생일 초가 있어서 그것로 생일 축하를 했다는..;;
울 작은언니 생일은 그나마 평범한 날이다. 크게 따질것 없는 무난한 날이었는데 어느 해 어느 대통령에 의해 그 이후로 많이 들먹여 지는 날이 되었다. 일명 6.29 선언...
이제 남은건 무스탕인데.. 나의 생일은.. 슬프게도 음력이 없다. ㅠ.ㅠ
워낙 양력을 따지는 집안이라서(울 할아버지는 1940년에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 제사도 양력으로 지냈다) 크게 음력을 신경쓰진 않는데 난 윤달에 태어나서 음력 생일이 몇 십년에 한 번 돌아온다. 태어난 이후 몇 년전 마흔이 되는 해에 처음으로 윤달 생일이 돌아와서 나름 자축을 했었다 ^^
정성이가 5월 1일에 태어나서 '노동자의 날'이 생일이 되어 버렸고 지성이는 태어난 다음날이 그 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이었다. 덕분에 투표 못하고 병원에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