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정성이가 방학을 했다. 방학식날은 늘 점심을 안준다. 2교시 정도 마친 시간에 집엘 왔다. 드디어 40일이 넘는 방학이 시작이라고 기뻐했다. 

 

12월 22일  

아침에 지성이는 등교를 하고 정성이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하는 말이..'이게 방학의 맛이야' 란다. 참~ 나~ ^^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건지 정성이 바둑 학원을 빼먹었다 -_- 약속이 있어서 정성이랑 같이 친구네로 갔다가 정성이를 먼저 보내고 친구 엄마랑 이야기를 하다 집에오니 정성이는 컴퓨터랑 씨름중.. 그러다 문득 '엄마. 바둑학원!' 경악을 하길래 시계를 보니 이미 늦었다. 학원에 가면 10분 정도나 수업을 하고 다시 오게 생겼다. 둘 다 잊어버리다니...;; 학원에 가는대신 바둑책을 풀라고 했다. 목요일에 가서 선생님이 물으면 뭐라 하지? 묻길래 잊어먹었다고 사실대로 말씀드려 그랬더니 죽어도 그렇게는 말 못한단다. 

 

12월 23일 

12월에 배우기 시작한 드럼 학원엘 다녀왔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박자감 없고 손따로 발따로가 안되는줄 진짜 몰랐다 ㅠ.ㅠ 아직 몇 번 쳐보지 않았고 1주일에 1번 1시간 배우는거라 진도 나가기도 많이 힘든거 알지만 시작부터 절망이 보인다 OTL 그래도 선생님은 1년후에 공연합시다:) 용기를 주시니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  

다음주부터 정성이도 내가 배우는 선생님께 4주간 방학특강을 듣는다. 1주일에 3번 월수금, 1시간씩. 이녀석은 엄마보다는 낫길 바랄 뿐이다. 4주동안 해 보고 계속 하겠다면 학기중에도 계속 배우기로 했다. 재미있어 하기를 바란다.

 

12월 24일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날인데 참 맹숭맹숭하다. 확실히 나이를 먹었구나.. 싶기만 하고.. 친구 몇 명한테 문자를 보내줬는데 한 녀석도 답이 없다 --+ 그 대신 생각도 안한 분들이 문자를 보내 주셨는데 모두 밤 11시가 넘어서 도착.. 언제 출발했는데 이제 왔니..? 이름 붙은 날 문자는 참 피곤할거다.  

큰 언니가 12월25일, 크리스마스날이 생일이다. 매 해 전 날 케익을 사서 노래부르고 촛불끄고 먹고 하는데 올해 케익을 사면서 초를 달라는걸 잊었다. 하도 케익을 많이들 사가니 빵집 알바언니들도 묻질 않더라. 집에 초가 있었기 망정이지 다시 다녀올뻔했다;; 알바언니들이 빠리바게트 늑대+양 모자를 챙겨줬다. 내가 쓰기엔;; 끈이 짧아 정성이 사촌여동생(7살)을 주기로 했다.

 

12월 25일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점심을 대충 때우고 원당에 사는 작은언니네로 갔다. 갈현동에 사는 오빠네 내외도 와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밤 9시가 넘어서 돌아오는데 허걱-! 눈이다. 것도 날이 추워서 길이 꽁꽁 얼어있다. 외곽순환도로를 타려면 잠깐 자유로(가 맞을거다)를 타야 하는데 집을 나서서 외곽까지 10분이면 충분한 거리. 그런데 차들이 달리지 못해서 1시간만에 외곽에 올라탔다. 외곽엔 눈이라곤 흔적도 없고-_- 길도 뻥- 뚤려 있어서 참말로 어이없었다. 내가 사는 산본엔 눈이 슬쩍 오다 만 느낌.. 우리나라 크구나.. 끄덕끄덕.. 

언니네 집엔 고양이가 있다. 쌔까만 고양이. 그런데 이 녀석이 그렇게 숫기가 없다. 누군가 오기만 하면 씽크대 아래로 숨어버린단다. 우리가 5시 전에 도착해서 9시 30분에 나설때까지 4시간이 넘도록 고양이는 씽크대 아래서 나오질 않았다. 정성이는 고양이를 만지지 못하고 온게 두고두고 한이다. 

 

12월 26일 

역시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점심은 라면으로 해치우고 시숙이 사시는(이젠 안계신) 수원으로 갔다. 손위동서와 큰조카가 있었다. 작은조카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고 조금있으면 온단다. 작은애가 왔는데 친구랑 영화를 봤단다. 아바타를 봤는데 재미있단다. 나도 다음주에 애들이랑 봐야지!! 저녁으로 돼지갈비를 먹고(어제에 이어 돼지고기를..-_-) 다시 집으로 와서 과일을 먹고 집으로 왔다. 정성이가 빌린 원피스 만화책을 갖다주고 한 권 다시 빌리고 아이스크림 몇 개 사서 돌아왔다.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냐고 정성이 묻길래 '다 엄마꺼야. 넌 안 줘' 그랬지만 과연.. 

 

12월 27일 

계획은 역시 늦잠이다 ^^; 점심엔 오이도엘 가서 신랑한테 해물 칼국수를 사 달라는건데 과연 성공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집은 세탁기가 베란다에 있어서 며칠 꽝꽝 추우면 세탁기를 못돌린다. 그러면 빨래거리를 싸안고 엄마네로 가서 돌린다(엄마네는 집 안에 있는 구조) 다른 식구들 것은 여분이 있는데 지성이 교복 남방는 꼭 빨아야 한다. 겨울엔 남방 대신 폴라티셔츠를 입혔으면 좋겠다. 추운데 정말 남방 입혀 보내기 미안하다. 조끼랑 자켓이랑 점퍼랑 다 입긴 하지만 목이 따뜻한 목폴라가 최곤데.. 그리고 제발 학교에서 강제로라도 내복을 입혔으면 소원이 없겠다. 혼자 내복을 입으면 친구들이 놀린다고 절대! 안입는다. 이 추위에 달랑 바지 한 장 @_@ 이건 학부모회에서라도 힘을 쓰던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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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2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방 속에 폴라티 입으면 안돼요? 학생들 그렇게 많이 입던데... 내복이 힘들면 그렇게라도 타협을 하셔요. 아니면 소매 없이 목만 있는 폴라를 입던가요. 전 요새 그거 애용하고 있답니다.^^

무스탕 2009-12-27 11:35   좋아요 0 | URL
이 고지식쟁이 지성이는 그것도 용납이 안되는가 봅니다 -_- 하여간 학교에서 교칙으로 정해야 한다니까요?! 그래야 학교측 난방비도 절약하고 좋을텐데 말이에요.

Arch 2009-12-27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드럼 배우고 싶은데, 치던 피아노나 계속 연습해야겠죠? ^^
무스탕님, 달력에 오늘 뭐 했는지 써놓지 않아요?

무스탕 2009-12-27 11:36   좋아요 0 | URL
전 피아노는 전혀 못쳐요. 배운적도 없거든요. 악기를 배운건 이번이 처음 :)
뭐라도 끼적거리던건 회사를 그만두면서 같이 그만뒀어요. 회사 다닐동안은 바쁘고 피곤한 중에 뭐라도 수첩에 적어뒀는데 놀면서 모든걸 스톱..;;;

순오기 2009-12-2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의 '방학의 맛'을 우리 애들은 학교 안 가는 주말마다 누리니 어찌하리요!
드럼~ 나도 이런 거 배우고 싶은데...밥법이 때문에 시간조절이 안돼서 못 배워요.ㅜㅜ
내년에 공연합시다~ 너무 멋진데요.^^
울 아들은 남방 속에 폴라티 입고, 아래는 스타킹 한번 신더니 절대 안(못) 벗어요.ㅋㅋ

무스탕 2009-12-27 11:39   좋아요 0 | URL
놀토 늦잠은 기본이구요. ㅎㅎㅎ
저도 어려서부터 배우고 싶었던건데 그동안 시간이 안맞았어요. 어떻게든 배우겠다 작정을 하면 비싼 학원비 들여가며;;; 학원엘 다녔을텐데 저렴히 배우는 방법을 찾다보니 시간이 안맞더라구요.
이번 12월부터 오전반이 생겨서 다니는거에요. 덕분에 수요일에 있는 알바자리를 놓치고 있지만요.. T_T
윗도리는 그래도 조끼도 입고 오리털점퍼도 입고 그래서 버틸만 할테지만 바지가 문제에요. 스타킹 그거 참 좋은데 말입니다. 어휴..

무해한모리군 2009-12-2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내복 입고 나왔어요 ㅎ
아 오늘 출근길에 눈이와 방배동 오르막이 어찌나 미끄럽던지 저도 방학하고 싶어요 ㅠ.ㅠ

무스탕 2009-12-28 11:50   좋아요 0 | URL
내복 짱!! 정말 내복 입어야 해요. 아가씨들은 더 입어야 해요. 몸이 따수워야 화도 안나고 여유도 생기죠 :)
나흘만 출근하면, 아니다 오늘 출근했으니까 사흘만 출근하면 또 사흘 연휴가 기다리고 있으니 힘내세요 ^^

보석 2009-12-2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지요?^^
글 읽으니까 무스탕님 모습이 그려지네요.ㅎㅎ

무스탕 2009-12-28 11:50   좋아요 0 | URL
먹고자고놀고먹고자고놀고의 무한반복 연휴였습니다.
맨날 애들이랑 지지고 볶는 이야기만 쓰네요 ^^;

후애(厚愛) 2009-12-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복을 17살까지 입었던 것 같아요. ㅎㅎ
추운 겨울에는 내복이 그립네요.ㅠㅠ

무스탕 2009-12-28 11:51   좋아요 0 | URL
계신곳엔 내복이 없을까요? 깡깡 추운 겨울엔 정말 내복없인 힘들어요.
전 내복이 몇 벌 있어요 :)

꿈꾸는섬 2009-12-28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의 맛을 아는 정성군...방학 맛에 빠져 바둑학원도 빠졌군요.ㅎㅎ
무스탕님 드럼도 배우셔요. 정말 멋져요.^^

무스탕 2009-12-28 17:15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제대로 방학을 맛보고 있네요. ㅎㅎ
드럼은 보는것 만큼 만만한(?) 녀석이 절대 아니더군요 ㅠ.ㅠ
버뜨! 꼭 잘 다뤄보고 싶은 녀석이에요 :)

하늘바람 2009-12-29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드럼을 배우신다고요? 우왕 정말 멋지세여. 저도 늘 배우고 싶지만 용기가 안났는데. 대신 태은이는 꼭 배워볼 기회를 주어야지 했는데
님 정말 근사합니다

무스탕 2009-12-30 12:52   좋아요 1 | URL
드럼을 배우긴 합니다만 갈 길이 머~~업니다..
하긴 이제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잘 하길 바란다면 과욕이지요 ^^;
태은이도 여러가지 소리나는 마구 두드려대는(?) 드럼을 치면 많이많이 좋아할거에요. ㅎㅎ

같은하늘 2009-12-30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방학은 엄마들의 개학이란 말에 공감하며~~~ -.-;;;
그래도 열심히 알바도 하시고 드럼까지 배우신다니 부럽~~~
전 일주일전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큰넘을 보니 저도 배우고싶다는...

무스탕 2009-12-30 12:54   좋아요 1 | URL
그죠? 동감이시죠? 아이들의 방학은 엄마들의 노동강도 5배 상승..
열쒸미 일해서 레슨비 모으기도 바쁜데 놀고 있습니다. 그 만큼 열심히 해야죠:)
전 피아노 잘치는 사람들, 특히 남자들 느므느므 좋아요 +_+

2009-12-30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1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31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메르헨 2009-12-31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답변에...따수워야 화가 안난다는 말씀에 초공감!!
전 오늘 내복 대신...바지 밑에 두꺼운 스타킹 신어줬어요.
위에는 털옷입구요. 오호호호...하지만 삼실에서 털옷은 못 입으니
가디건 입고 일합니다.
아...방학이 그리워요.^^

무스탕 2009-12-31 15:00   좋아요 1 | URL
아.. 오늘 극장에서 추워서 화났어요. 이렇게 춥게 해 놓고 손님을 받다니!! 버럭~~!
더우면 벗을 생각하고 가디건 하나 더 입고 가지 않았으면 울면서 영화봤을거에요.
메르헨님. 우린 비록 방학은 없더라도 아이들이 못 보는 영화를 보고 아이들이 못 먹는 술을 마실수 있으니 그걸로 퉁치자고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