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금요일까지 알바를 마치고 토요일엔 정성이 교실 청소를 했다. 엄마 셋이서 -_-;; 교실을 청소하는데 책상을 뒤로 물리고 쓸고 락스물을 뿌려가며 대걸레질. 바닥이 마르는동안 락스물로 구석구석 닦아내기. 다시 책상을 앞으로 밀어놓고 뒷부분 쓸고 역시 락스 대걸레질. 또 마르는동안 구석구석 락스물로 청소..  12시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는데 선생님도 바쁘시다하고 반장엄마도 바쁘다고 해서 그냥 해산. 제발 교실의 나쁜 균들이 모두 박멸됐기를 빌었다. 

 

2. 일요일에 출근. 아침 8시 전에 사무실에 도착하니 주차장엔 온통 낙엽투성이다. 걸어가는데 붉은 단풍잎이 정말 선명한 색을 띄며 바닥에 누워 있었다. 색도 곱네.. 생각하니 언제 단풍이 들었는지 알지도 못했는데 간밤에 내린 비로 바닥을 뒹굴고 있더라. 뭐이가 이리도 바빴나.. 

 

3.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지성이네 학교는 휴교다. 지난주에 지성이는 열감기가 방문을 해주셨는데 혹시 몰라 학교를 이틀쉬었다. 덴장.. 플루가 생활을 아주 마구마구 흐트려놓고 있다.  학생들 플루 예방접종을 위한 신청서를 작성해서 금요일에 보내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맞아도 걱정 안맞아도 걱정이다.

 

4. 오늘 아침이랑 내일 아침에 녹색어머니 활동이 있다. 오늘 아침엔 얼어 죽을까봐 내복에 마스크에 오리털파카까지 입고 나섰는데 그래도 춥더라는... ㅠ.ㅠ 8시부터 8시 40분까지 활동시간인데 집을 나서서 다시 집으로 들어오는 시간까지 1시간이다. 정말 추웠다. 그런데 내일은 더 춥다니 눈앞이 캄캄하다. 모레부터 날이 풀린다니 슬쩍 약도 오른다 --+ 

 

5. 친구들을 만난게 지난 7월 초였다. 멀리 살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한 번 만나기가 어려운걸까? 유부녀라서 그런건가 직장인들이라서 그런건가.. 조금전 친구가 이러다 망년회 할래?! 라고 호통치는 문자를 보냈다. 엉엉~ ;ㅁ; 나도 너그들이 보고싶다. 친구들아♡ 

 

6. 사무실에선 가끔 장기 계약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일 있을때마다 전화로 스케줄 맞춰 일나오는 단순 알바가 아니고 몇 개월을 계속 나오는 계약직을 이야기 하는건데 그때마다 참 맘이 편치 않다. 

일단, 정기적으로 규칙적으로 장기간 일을 다니자면 지금 상황에선 엄마의 도움이 없으면 힘든 상황인데 그렇다고 나이 80이 다 되어가는 엄마에게 개인 생활을 무시하고 나를 위해, 손주들을 위해 희생을 하라고 말을 꺼내기가 참 어렵다.  

지성정성보다 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 고민이 참 배부른 소리다.. 싶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내 맘이 편치 않은건 사실이다.  

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면 수입면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좋은건 사실이지만 그렇게 일을 하면 야근이라는걸 해야하고, 내 시간을 갖는다는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될텐데.. (회사가 좀 요상하여 휴일 근무가 태반이라는..;;)  

어떻게 하는게 여럿에게 좋은 일인지 아직도 결정을 쉽게 내릴수가 없다. 이렇게 불러주는 기회가 언제까지나 계속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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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1-02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바쁘시네요. 에고

무스탕 2009-11-03 09:46   좋아요 0 | URL
바쁜것도 이 달로 대충 마무리 될듯 싶어요.
다음달엔 놀아야죠 ^^

마노아 2009-11-0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되는 이야기들이에요. 좀 더 길게 일하는 문제는 더 많이 생각하고 결정하셔요. 어머님도 그렇고 무스탕님 개인 시간과 가족들과의 시간 등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서 해답이 바로 나오지 않을 듯해요...
그나저나 오늘 내일 하필 걸리시다니..ㅠ.ㅠ 내일은 더 단디 입고 가셔요. 동태 되면 아니됩니다....ㅜㅜ

무스탕 2009-11-03 09:51   좋아요 0 | URL
아침에 딱 얼어죽기 직전에 철수해서 돌아왔습니다 ^^;;;
지금도 일을 며칠 계속 나가면 정성이는 물어봐요. '언제까지 회사가?' 하고요 -_-;
엄마한테 어떻게 할까.. 물으면 '자신없다..' 그러시고요;;;
진즉에 결정이 났으면 11월부터 내년 7월까지 계약할 건수가 있었는데 그냥 흘렀고 연말에 한 번 더 자리가 날듯 싶은데 모르겠어요..

순오기 2009-11-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어요~
조금 더 수입이 느는 것으로 소중한 그 무엇을 잃는다면 말리고 싶네요.

무스탕 2009-11-03 09: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얻는 만큼 뭔가를 놓치더라구요.
사소한것을 놓치는것도 아까울때가 있는데 이러다 생각도 못한 뭔가를 잃는다면...
어휴.. 큰일이네요 ^^;

꿈꾸는섬 2009-11-03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정말 많이 추웠죠? 아이들 열감기 너무 무서워요. 정성이는 이제 괜찮은건가요? 무스탕님도 일이 참 많으셨군요. 친구들도 만나 수다도 떨고 재미난 시간도 보내셔야죠.^^

무스탕 2009-11-03 09:54   좋아요 0 | URL
어젠 정말 춥더라구요. 바람도 심하게 불어서 모자속 앞머리가 날리는데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오늘은 앞머리 핀으로 딱- 붙이고 모자 2개 쓰고 나갔어요. ㅎㅎ
친구들과는 다음주 월요일에 만나기로 했어요. 순식간에 약속을 잡아버렸지 뭐에요. 올랜만에 수다 잔뜩 떨거에요 ^^

섬사이 2009-11-03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더 춥네요. 지금 이 시간이면 횡단보도에 서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고 계실 듯.. 너무 추우실 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시면 얼른 몸 녹이고 따끈한 차 한 잔 드시면서 푹 쉬세요.
무스탕님이 꼭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저도 장기 계약으로 일하시는 거, 말리고 싶어요. 일하시는 동안 내내 지성이랑 정성이가 마음에 걸려서, 어머니가 걱정돼서 즐겁지 않으실 것 같아요.

무스탕 2009-11-03 10:01   좋아요 0 | URL
아침에 폴라티에 후드티에 내복바지에 신랑 양말에 지성이 오리털 점퍼까지 빌려입고 마스크 쓰고 장갑 끼고 그러고 나섰다니까요.
완전 중무장.. 보이는건 두 눈 뿐.. 그런데도 발이 시렵더라구요.
(제 양말은 다 발목양말뿐이라서 신랑꺼 목 긴 양말을 신고 발목을 덮었죠. ㅎㅎ)
일은.. 제가 많이 해서 수입이 좋으면 그 만큼 더 풍족하게 쓸수 있으니 좋은거지요. 지금은 애들 학원비 버는 정도의 수입이거든요.
엄마한텐 애들 신경쓰지말고 외출하고 할거 다 하라고는 하지만 할머니가 손주들 걱정이 되서 맘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어쩌다 나가셔도 시간맞춰 들어오시고, 이제 연세도 있으니 그렇게 신경쓰고 그러면 피곤이 금방 오고 그래서 걱정이에요.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 정도가 적당한듯 싶기도 하고 다르게 생각하면 본격적으로 일해볼까 싶기도 하고.. 갈팡질팡이죠, 뭐 ^^;

2009-11-03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11-03 10:05   좋아요 0 | URL
으.. 신종플루 정말 난리도 아니에요. 울 동네는 전체적인 휴교가 아니고 알아서들 휴교를 하니까 효과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오늘 같이 녹색한 엄마가 왜 우리학교는 휴교를 안하냐고 얼마나 열을 내던지..;;;
직장맘들이 참 힘든 여건이에요, 우리나라. 이런거 보면 아직 선진국 되려면 멀었다.. 싶은게 현실이죠.
주변에 도와주실 어른들 안계신 젊은 엄마들 보면 우린 그래도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신랑은 자기가 더 이상 어떻게 해 줄게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입장인데 요거 은근 얄미운거 있죠? -_-+

무해한모리군 2009-11-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학부형의 길은 고단하군요 --;;

무스탕 2009-11-03 12:00   좋아요 0 | URL
저는 겨우 둘 키우면서도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울 엄마는 어떻게 넷을 키우셨을까요? @_@

다락방 2009-11-0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과 저는 다섯살 차이가 나요. 남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일때 저는 같은학교 6학년이었지요. 그때도 마찬가지로 간혹 학부형이 가서 교실을 청소해주곤 했는데 저희 엄마는 일을 하시는 관계로 가끔 저를 보내셨어요. 수업끝나고 니가 다녀오너라, 하고 말이죠. 그러면 저는 수업 끝나고 남동생 교실에 가서 "안녕하세요, 000누나입니다. 엄마 대신 청소하러 왔어요." 라고 하고 청소를 했어요. 같이 온 다른 학부형들과 선생님들 모두 저를 착하다며 칭찬해주셨지만, 사실 저는 청소를 열심히 하면서도 그 시간이 싫었어요. 그 칭찬같은거..듣기 싫었어요. 만약 지금 시킨다면 안할 것 같은데...그때는 어린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요?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서 울컥하네요.

그렇기도 하거니와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저는 '엄마'는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편이 아이에게 좋다고...물론 정말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학교며 학원교육 또 아이들 장난감까지 돈 들어가는게 한두푼이 아니니 마냥 옆에서 같이 있어줄 수 만은 없을테고..아, 끔찍해요. 정말 어떤 결정이 더 바람직하다고 해야할지..어렵네요.

무스탕 2009-11-03 22:53   좋아요 0 | URL
요즘엔 엄마가 직접 참여를 못하면 안오고 말지 형제나 다른 가족을 보내는 경우는 없더라구요.(8년째 두고 본 결과이니 정확할거에요)
엄마께서 꽤 미안한 마음으로 다락방님께 가보라고 하셨을거에요.
그렇지만 어린맘에 하기 싫어도 시키니까 했을 꼬맹이를 생각하니 저도 안쓰럽네요.. 동생분 아직도 그랬던 누나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고거이 잊으면 안된다고 수시로 상기시켜주세요. ㅎㅎ

딱 그 입장이에요. 애들을 생각하면 집에 있어야 하는데 경제적인 부분이 절대로 무시할게 못되니 애들도 조금쯤은 갖지 못하는 부분도 생기는 거지요.
제 입장에서도 집에서 책 읽고 영화 보고 요렇게 놀고 그런것도 좋지만 ^^;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도 비교할수 없게 알찬거잖아요?
경중을 따질수 없는 문제에요, 정말.. 이걸 생각하면 저게 걸리고 그렇게 하자니 잘한 것인가 싶고.. 이러다 또 시간만 흐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