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성이는 오늘 수학여행을 떠났다. 2박 3일 일정으로 지리산 일대를 둘러볼 계획이다. 그런데 오늘이 월요일이라 내려가는 길에 들려볼수 있는 박물관이나 기념관들이 휴관하는 곳이 많다고 해서 중간에 내리질 못하고 담양까지 바로 간단다.  

네시간여를 계속 달린다는데 중간에 휴게소를 쉬어줄런지 모르겠다. 담양 관방제림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도식락을 준비하란다. 점심을 먹고 죽녹원을 가고 메타세콰이어길을 구경하고 숙소로 이동을 한 후 저녁을 먹는다는데.. 

 

2. 문제는.. 지성이가 토요일 저녁무렵부터 감기 증세를 보이더니 어제는 감기가 심해졌다. 토요일에 일찍 약을 먹였으면 좀 괜찮았을지 모르겠지만 어제 점심부터 약을 먹였더니 점점 심해지는 느낌이다. 오늘 아침엔 열이 많이 나서 해열제를 먹였다. 갈수 있겠냐니까 선뜻 대답을 못한다. 

하여튼 준비를 다 해서 지성이랑 같이 학교엘 갔다. 선생님을 뵙고 아이가 이런 상태인데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 물으니 선생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지성이는 괜찮다고 가겠단다. 병원에 들러 약을 준비할 시간이 안돼서 종합감기약을 사서 넣어 줬는데 제발 더 아프지 말고 그냥 낫기를 바랄뿐이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멀미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멀미약도 먹였다. 네시간 달리는동안 잠이나 푸~욱 자라고.. 

 

3. 어제는 정성이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서 근처 수리산에 있는 수리사엘 갔다왔다. 집에서 차로 15분정도 가니 산길 입구에 차량진입금지 푯말이 보인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안내표지를 보니 절까지 2.8km란다. 가자~ 하고 슬슬 걸어올라가는데 뒤에서 계속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그 좁고(두 대가 엇갈릴수 없을정도) 가파른길을 잘들 올라가더라. 신랑은 우리도 차 가지고 올걸 그랬다고 투덜대고(아침에 4시간 등산을 하고 온 후라서.. ^^;) 정성이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지나가는 차들을 구박해 줬다. 

'차 가지고 올라가지 말라는데 왜 말들을 안듣고 차를 갖고 가는 거야!'  

하여간 30분정도 제법 가파른 길을 올라가서 절을 구경하고 견학 보고서에 적을 자료들을 찍어서 내려와 늦은 점심도 먹고 귀가.  

 

4. 내려오는 길에 길가에 벌통 10여개를 놓고 양봉도 하면서(주변이 다 산이니 꽃은 천지다) 꿀도 파는 가게(?)가 보여서 꿀을 사자고 들어서자 벌들이 덤빈다. 정확히는 덤빈다기 보다 그저 날아다니는데 하도 수가 많아서 내 곁을 스칠 일이 더 많은것이지.. 

개나리꽃 하나를 정성이 머리에 꽂아줬는데 정성이 머리 주변엘 벌들이 좀 더 자주 접근하는 느낌이었다. 정성이는 꽃을 꽂아준걸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는 어쩐지 벌이 자꾸 왔다고 그런다 ^^ 

뭘 살 생각으로 나선게 아니기에 현금을 갖고 나간게 별로 없어서 카드로 살수 없냐 물으니 카드는 안되고 계좌입급을 해 달란다. 그러곤 전화번호랑 이름만 적어놓고 그만이다. 뭘 믿고 그냥 꿀을 내주는건지 참 그 분들.. 집에 와서 바로 입금해 주고 문자도 보내줬지만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내가 적어놓은 전화번호를 확인도 안하고 그냥 보내니 그저 믿겠다는 건데 참 좋은 분들이다. 꿀도 주인내외(같이 보였다) 처럼 불순물 없이 좋은 꿀이길 바란다. 그럼 또 사먹을테니 :)

 

5. 그 짧은 시간동안 지성이한테 옮았는지 다른데서 옮아온건지 신랑도 어제 오후부터 감기증세를 호소하면서 약을 먹는다. 정성이 감기 나은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 또 걸릴까봐 겁나고 이러다 나도 위협을 당하는거 아닌가 걱정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난 몸을 사려야 한다. 마침 지성이도 집에 없고 하니 신랑이 정성이만 챙겨주면 되니까 일부러 내일로 친구들을 만날 날을 잡은건데 지성이는 아픈 상태로 여행을 떠났고 신랑도 아프다고 하고.. -_- 

 

6. 오늘 아침 지성이 학교에 갔다가 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1시간이 더 걸렸다. 집에서 맨날 웅크리고 있다가 어제 산행(이라 하기도 뭣하지만..;;)을 하고 오늘도 아침부터 1시간여를 서 있다 들어오니 다리가 천근만근.. 

그래도 일부러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가까운 이쪽길 말고 조금 먼 저쪽길엔 꽃이 잔뜩 핀걸 알기에 꽃구경좀 하려고 슬슬 걸어 들어왔다.  

집에 오면서 핸펀으로 찍은 꽃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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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4-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아이 여행 보내놓고 엄마 마음이 어떨지 짐작이 가서 저도 마음이 뭉클합니다.
여행 하기 힘들면 선생님께서 조치를 취해 주시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를요.
핸드폰 사진도 매우 훌륭한걸요? 튜율립이 저렇게 무리로 피어있는 것을 보니 외국같아요.

무스탕 2009-04-14 08:30   좋아요 0 | URL
어제부터 몇 번 전화가 왔는데 그럭저럭이라는데 믿을수가(?) 있어야죠..
약기운으로 버티고 있는듯 싶어요. 그래도 나중에 생각하면 '그때 가길 잘했어' 라고 생각할거에요 ^^
저 튤립은 어느 동사무소 앞 커다란 화분에 심겨져 있는거에요. 이쁘더라구요 :)

후애(厚愛) 2009-04-1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감기가 아주 지독하네요. 저는 아직까지 감기에 끙끙 거리고 있답니다ㅠ.ㅠ
지성이 감기는 그저 살짝 왔다가는 감기였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추억에 남는 수학여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활짝 핀 꽃들을 보니 제 마음까지 환해지네요.^^;; 다섯번째 사진은 진달래가 맞는지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제가 진달래 안 본지가 오래 되었거든요.^^*

무스탕 2009-04-14 08:33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기걸렸다고 그런지가 꽤 됐는데 아직도 못떨치셨어요?
오늘 아침에도 전화통화하느 밤에 열이 났다고 그러더라구요. 집이 아니라서 그냥 잤나본데 안쓰럽더라구요..
다섯번째 사진이 진달래가 아니고 철쭉 같아요. 울 동네가 철쭉이 엄청스레 많은 동네라서 아파트 주변 화단조성이 철쭉이 엄청나요.
찍어 놓고도 모르는.. ^^;;

후애(厚愛) 2009-04-14 11:10   좋아요 0 | URL
감기 때문에 양쪽코가 막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ㅠ.ㅠ 그래도 어제부터는 좀 괜찮아지고 있는데 감기는 여전하네요.
그나저나 못된 감기눔이 왜 지성이한테까지 가서 괴롭히는지...어서 나아서 즐겁게 여행을 보내야 할텐데요. 참 걱정이에요.

무스탕 2009-04-14 12:24   좋아요 0 | URL
이 감기라는 불리우는 눔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대륙을 가리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군요 --+
많이 힘들면 전화해서 징징댈텐데 그러지 않는걸 보니 에지간히 견딜만 한가봅니다.
후애님도 어여 완전 떨쳐 버리시고 나들이 나가셔야죠? :)

순오기 2009-04-1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지성이 수학여행 코스에 담양 관방제림, 죽록원, 메타세쿼이어거리가 들었군요.
작년 광주이벤트에 우리가 다 갔던 코스지요.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대나무 기운을 받으면 감기는 거뜬히 물리칠 거 같아요. 아자아자~

심란한 엄마 맘을 봄꽃들의 위로해 줬군요~ 좋아요!

무스탕 2009-04-14 08:34   좋아요 0 | URL
물기운이랑 나무기운 듬뿍 받고 기운 차렸으면 좋겠어요. 여기보다 공기도 좋을테니 좋은 공기 많이 마시고 속 정화도 시키고요 ^^
암만하도 돌아올때까지 맘을 놓진 못할거 같아요. 아침에 춥다고 하길래 점퍼 가지고 간거 입고 나가라고 했는데 말이에요..

조선인 2009-04-1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감기약과 멀미약을 같이 먹으면 위험해요. 정성이가 얼른 훌훌 감기를 털기 바랍니다.

무스탕 2009-04-14 08:36   좋아요 0 | URL
딱히 감기약과 멀미약이라는 조합이라기 보다 약을 많이 먹여서;; 부작용이 있지 않으려나 걱정은 되었다지요..;;
오늘 아침까지 별 일이 없다하니 오늘 내일 잘 버티고 돌아오길 바래야지요 ^^

2009-04-1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4-14 08: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쁜 꽃들이랑 눈인사 나누셨군요. 저렇게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잡초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이쁜 애들이 많아요.
키가 작은 덕분에 사람들 눈에 띄기가 쉽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있지요.
점심 드시러 나가실때 한 번 더 눈도장 찍어주세요 ^^

마노아 2009-04-13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딩 때 수학여행 가서 배탈 나서 3박 4일을 폐인모드로 있다가 올라온 기억이 나요. 지성이가 감기 떨치고 여행을 맘껏 즐기고 왔으면 좋겠어요. 꿀 파시는 분들 마음이 참 곱네요. 이 험한 세상에 그런 믿음 한자락이 더 고맙고 소중해요. ^^

무스탕 2009-04-14 08:42   좋아요 0 | URL
아무거나도 잘 먹을 나이에^^; 어찌 배탈이 나셨대요. 그것도 수학여행을 가서요. 구경이나 제대로 했겠어요? 갑자기 저 결혼 전날 배탈나서 고생한 생각이 납니다. ㅎㅎㅎ
번화가 길가도 아니고 동네 산자락 초입에 자리한 꿀장사 내외라서 더 믿음으로 장사하시는것 같았어요. 오가는 사람이라기 보다 동네사람이라 생각하고, 또 애도 있고 하니 거짓부렁이야 하겠냐.. 하고요. 하여간 기분 좋은 인연이었어요 ^^

프레이야 2009-04-1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픈 몸으로 가서 어떡하나요..
아휴 하필 고생이겠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다녀 올거에요.
근데 무스탕님 핸펀으로 찍은 꽃사진이 넘넘 예쁘네요. 가지가지 꽃들, 색깔들,
튤립도 참 고와요.^^

무스탕 2009-04-14 08:48   좋아요 0 | URL
요즘 감기 독하다더니 쉽게 떨어져 나가질 않나봐요. 오늘도 목소리엔 기운이 없더라구요. 밤에도 열이나서 추웠다 하고요.. ㅠ.ㅠ
봄엔 이렇게 색색 꽃들이 그득이라서 정말 이뻐요. 겨울의 충충함을 저렇게 보상받으니 봄이 환영받을수 밖에 없지요 ^^
벌써 튤립이 저렇게 피었네? 하고 놀랍고 이뻐서 찍어줬어요. 동사무소 앞 화분에 심겨져 있는 애들인데 오가는 사람들을 얼마나 기분좋게 해주는지 몰라요 ^^

바람돌이 2009-04-1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어딜 가야 할때 아프면 참 난감하죠? 에휴~~ 약 먹고 나면 나아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을거라고 믿자구요.

무스탕 2009-04-14 08:49   좋아요 0 | URL
정말 어이가 없더라구요. 멀쩡히 있다가 수학여행 가기 전날부터 아프다니요 -_- 누구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가기 싫어 꾀병부리는줄 알겠더라구요.
펄펄 날지는 못해도 약 먹고 멍~ 해서 뭘 봤는지 모르겠어.. 이러지나 않았으면 좋겠어요 ^^;

다락방 2009-04-1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감기가 아주 무서운가봐요. 제부가 끙끙 앓아 누웠었는데 다 나을때쯤 제 여동생에게 옮았었대요. 열이 38.5도까지 올라갔었다구요. 어휴. 정말이지 몸조심 해야해요. 무사히 다녀와야 할텐데요. 감기 걸리면-어디든 아프면 마찬가지겠지만-컨디션이 정말 엉망이 되고 만사가 귀찮잖아요. 얼른 나야 할텐데 말여요.


핸드폰으로 주 꽃들을 찍었을 무스탕님을 상상하니, 뒤에서 조용히 무스탕님이 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스탕님이 보는 꽃을 저도 보고, 무스탕님이 사진을 찍을때는 잠시 기다리고. 그러면 어쩐지 제게도 봄이 그렇게 조용히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에요.
:)

무스탕 2009-04-15 14:00   좋아요 0 | URL
조금전에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는 훨씬 좋더라구요. 대전에서 점심먹고 출발한다니 해떨어지기 전에 들어올것 같아요 ^^

제 뒤를 따라오지 마시고 옆에 나란히 서서 걷는건 어떠세요?
그래야 제가 '저것이 진달래냐 철쭉이냐, 너 누구냐?!' 물으면 '쟨 라일락이야' 하고 알려주시죠. ㅎㅎㅎ
오전에 나가보니 철쭉들이 더 난리가 났습니다. 2~3일내로 동네가 철쭉천지가 될거같아요. 군포시 철쭉동산축제 유명해요 :)

메르헨 2009-04-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열감기가 극성이라네요. 저희 아이는 급성 중이염으로 주말 꼼짝도 못했어요.
근데 지금 제 상태가 별로네요.아효...타이레놀 좀 먹고 버티는 중입니다.

그나저나 지성군은 좀 어떨런지....걱정되네요.
차 오래타면 더 늘어지던데...선생님이 잘 챙겨주시면 좋겠는데....

무스탕 2009-04-15 14:02   좋아요 0 | URL
에고.. 아가 괜찮아요? 귀부터 아파오는 아가들 보면 참 안쓰러워요. 다행히 저희 애들은 감기걸릴때 귀도 아픈 증세는 없어요.

출발할때 선생님 직접 뵙고(중2나 되는 녀석 여행간다고 학교 쫒아가는건 쑥쓰럽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교까지 가서 선생님께 부탁드렸죠 ^^;) 상태가 어떤지좀 봐달라 말씀드렸으니 신경 써 주셨을거에요.
보건선생님도 같이 가셨으니 여차하면 병원에 델꼬 가셨을텐데 그런말 없는거 보니 그저그저 약기운으로 괜찮았나 싶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