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방에 컴터가 하나 생겼다. 원래 컴터를 거실에 두고 쓰는데 2월초에 컴터가 그압자기(갑자기도 아니고 그압자기) 멈춰버리더니 사망해 주셨다. 도저히 복구의 여지가 안보여서 새로 장만하고 구석에 꿍쳐뒀던 옛컴터를 부속 몇가지 바꿔서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작은방에 설치했다. 

그리하야 울 집에 컴터가 두대가 됐고, 공유기를 몇 년만에 다시 사용하고 있고, 난 지금 작은방 컴터로 글을 올리고 있다 :) 

 

2. 내일이면 이번 알바가 끝난다. 토.일요일도 없이 21일간을 줄기차게 달렸다. 정말 돈을 버는것도 좋지만 휴일을 반납하는건 못해먹을 노릇이더라 -_- 내일까지 나가고 토요일 쉬고 일요일 하루 더 일하면 당분간 백수로 복귀. 다음주부터 당장 영화를 봐 줄테다!!

정말 이번 일하는동안 영화고파 돌아가시는줄 알았다는.. 

 

3. 오늘 아침엔 정말로 어이가 없는 일이 벌어져서 혼자 실실거리고 웃었다. 

집에서 일터로 가자면 그 유명한 39번 국도(요즘 연쇄살인범이 주로 이용하는 길이다-_-)를 달리다 수인산업도로로 올라탄다. 집에서 화성쪽으로 달리다 인천방향으로 나들목이 먼저 나오고 1~2백미터를 더 가야 수원방향 나들목이 나온다.  

오늘아침 비도 와 주시고 길도 막혀 주시고 난 맘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아.. 맘이 불안하면 난폭운전이 다시 슬금슬금 고개를 내미는데.. 나들목에 가깝게 왔는데 제일 바깥쪽 차선이 꽉 막혔다. 오마이가뜨~! 월요일에나 볼수 있는 현상이 오늘 목요일에 보이다니 비가 와서 그런가부다.. 싶어 그러면 안되는줄 알면서 새치기를 해 가며 나들목으로 올라섰다.  

그런데 그 순간.. 난 봐 버렸다. 수원행 나들목이 저~어기에 아스라이 보이는 것을..(것도 원활한 차량 소통을 보이면서.. )젠장, 인천행으로 올라타 버린거다. 세상에.. 어쩜 이럴수가 있을까..?? 

내가 이 길을 10년을 넘게 다녔는데 우찌하여 이런 실수가 있을수가 있단말인가?! 교통 정체의 원인은 나들목 중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였다. 하는수 없이 수인산업도로 인천방향으로 달리면서 이정표 봐 가며 수원행으로 갈아타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평소보다 10분정도 늦었다. 

직원들에게 이야기하니 모두 어이가 없는 표정.. 그래 나도 어이가 없다구. 지나주에 나간 어이가 아직도 귀가조치 안됐구나.. 에효.. 

이 싯점에서 난 슬쩍 눈치챘다. 마노아님의 길치 바이러스가 슬슬 내게 전파되는게 아닌가 하는..(마노아님. 메렁~ ^ㅠ^) 

 

4. 오늘 지성이 학교에서 친구와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일을 하고 있는데 지성이 전화를 했다. 친구가 때려서 배가 아프다고.. 긴 말을 할수가 없어서 집에가서 이야기 하자고 말하고 끊었다. 

집에와서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지성이는 오늘 핸펀을 학교에 가지고 가지 않았다. 아침에 현관문을 나서는데 핸펀을 들고 나서지 않길래 왜 안가져 가느냐 물으니 오늘은 가지고 가지 않겠단다. 학교에서 별로 쓰는일이 없기에 그러라고 그냥 식탁에 두고 나도 출근을 했다. 

그런데 종례시간에,  지성이가 핸펀을 가지고 왔는데 아침에 제출을 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꺼내 보더라고 한 녀석이 선생님께 꼰질렀고;; 지성이는 핸펀이 아니고 지갑을 꺼내본거라 말하는데 그 녀석이 거짓말이라고 계속 우기더라는거다. 그래서 지성이가 순간 욱- 하는 맘에 한 대 때렸더니 그 녀석이 담임선생님이 앞에 계신데도 지성이 배를 네대를 때렸다고 한다. 지성이보다 덩치도 좋은 녀석이란다. 

지성이에겐 네가 먼저 때린게 잘못이다. 다신 친구를 먼저 때리지 마라고 몇 번을 타이르고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하길래 오늘 하룻밤 자 보고 내일도 아프면 내일 병원에 가자고 했다. 

저녁때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해주셨다. 지성이에게 무슨 이야기 못 들었냐고.. 간략하게 이야기를 옮기니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길 조금 문제가 있는 아이랑 시비가 붙었다고 하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형적인 사춘기 반항심리 + 그 아이 가정사가 겹쳐서 선생님도 걱정이 많이 되는 아이인데 그 녀석이 어제 수업시간에 핸펀을 쓰다 선생님께 1주일 압수를 당했단다. 나름 억울한 심정이 쌓여 있는데 오늘 지성이의 행동을 오해하고 공평치 못하다 선생님께 우겼던 모양이다. 

담임선생님껜 지성인 정말로 오늘 핸펀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거듭 말씀을 드리고 둘이서 전화로 우리아이와 남의아이 모두를 걱정하다 전화를 끊었다. 

정말이지 바람돌이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핸펀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ㅠ.ㅠ 

 

5. 10세즈음에 했던 말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 21세때 했던 말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 31세때 했던 말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 36세때 했던 말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젠 말을 좀 가려서 할 줄 아나 싶었는데 지나놓고 보니 참 후회스러운 적이 저리도 많더라는.. 

21세때까진 그래도 '어리다' 라고 우길수도 있겠지만 31세의 실언은 도저히 핑계거리가 없더라.. 36세면 말하는 것에 연륜이라는 것이 생길줄 알았는데 지나놓고 보니 여전히 우습고 유치해 보이니 이를 어쩌나.. 

오늘 무심코 던진말을 난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른후에 혀를 쯪- 차며 후회하려나..  

수신(修身)은 어렵고 영원한게 맞나보다. 이러니 어느세월에 제가하고 치국하려나 싶다. 그래서 난 치국은 눈꼽만치도 꿈도 안꾼다. 제가나 잘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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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3-27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성이가 아파서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_ㅠ
저도 엄마가 되어보니.. 그런 일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
현호에게도 사춘기가 올까요? 말도 못 하는 현호를 보면 솔직히 그런 날이 오면...
지금 보다는 애 키우는 일이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 때는 아마 지금이 행복했지.. 하겠죠? ㅋㅋ

지난 시간 속에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때. 누구나 후회되는 말. 행동을 떠올리나봐요
그래도 후회가 된다는 것. 실수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더 자라고 성숙해지고 좀더 나은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하네요.
그래서 그럴 때면 그냥 웃지요. ^^

수신 제가 치국... 아.. 모두 너무 어렵사옵니다. 크크

무스탕 2009-03-29 16:43   좋아요 0 | URL
속 많이 상했지요.. ㅡ.ㅜ
그런데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도 아이들 자라는 한 과정이다.. 싶어서 정도가 심하지만 말아라.. 생각했지요.
애들에게 어른의 생각을 요구하는건 정말 무리인가봐요. 간혹 아이만도 못한 어른들이 있는걸 보면 아이들한테만 뭐라 할수도 없구요..

말은.. 그저 적게할수록 이익이다 싶어요. 수시로 느끼면서도 실천이 어려우니 참말로 그릇이 적은가 봅니다.. ^^;

후애(厚愛) 2009-03-27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성이는 괜찮은 건가요?
컴터는 가능한 두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컴터가 한대 밖에 없다가 고장이 나거나 망가지면 정말 답답하지요.

무스탕 2009-03-29 16:45   좋아요 0 | URL
네. 다음날 되니까 괜찮은가봐요. 아프단 말을 안하더라구요.
어찌생각해 보면 요녀석이 학원빼먹고 싶어서 엄살을 과하게 부린듯도 싶고요 ^^;
컴이 두개면 좋은데 작은방은 암만해도 아이들이 엄마몰래 지들 좋은거(뭐? +_+) 숨어보기 좋을 여건이라서 최대한 안 하려고 했었어요.
이제 생겼으니 어쩌겠어요. 믿어야지요. ㅎㅎ

순오기 2009-03-2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핸드폰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 뭔 일인지 몰라요.ㅜㅜ
말 말 말~~ 관독일기를 읽곤 가능하면 말을 줄이려고 노력중이에요.ㅋㅋ
나도 3월엔 여직 영화 한 편 못 봤어요. 뭬가 그리 바빴는지...

무스탕 2009-03-29 16:47   좋아요 0 | URL
정말 순오기님이나 저 자랄때만해도 핸펀 그런거 없이도 잘 컸는데 말입니다..쩝..
요즘 순오기님 퍼스타콘 관독일기, 몹시 흥미로워요. 흘깃흘깃 노려보는 중.. ^^
내일부터 당장 영화를 시작할테다!! 하고 있는데 과연 극장엘 갈런지는 모르겠어요. 아냐,아냐.. 가야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 전 제가 한 말이 부끄러워 기억에서 지우려고 노력합니다 ㅠ.ㅠ
그녀석은 지성이를 계속 괴롭히지는 않는지요?

무스탕 2009-03-29 16:49   좋아요 0 | URL
이상한건지 당연한건지 부끄러웠던 말들은 더 기억에 남아있지요? ㅠ.ㅠ
그래서 들은 타인들은 기억을 못하고 말한 본인만 더 괴로워 하고요.. ㅠ.ㅠ
제가 그래요. 남들이 기억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별 말 아니었는데 전 왜 그랬나 싶을때가 많더라구요.
그러면서 혼자 머리 쥐어박으며 살지요.. ㅠ.ㅠ

담임선생님 말씀으론 그녀석의 변화를 당장 요구하긴 무리인듯 싶더라구요. 시간을 두고 끈기를 가지고 아이를 설득하고 아이 스스로도 바뀌기를 기다려야 할듯 싶어요.
안타깝더라구요..

hnine 2009-03-2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바로 어제 한 말도 부끄러운 때가 많은걸요. 오히려 오래 전 했던 말은 기억에서 지워져 부끄러움도 모른 채 살고 있나봐요.

담임 선생님과의 통화로 상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셨겠어요. 내 아이 뿐 아니라 남의 아이도 함께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따뜻하네요 ^^

무스탕 2009-03-29 16:52   좋아요 0 | URL
그렇게 기억에 콱-! 박혀서 지워지지 않는 말들이 종종 있어요.
문득문득 떠오르면 내가 왜 그런 말을 해서 오늘날까지 이 자책인가.. 싶고요..
그저 부족해서 그렇지요. 아니까 채우고 고쳐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쉽지가 않네요..

나인님도 그러시겠지만 아이키우는 입장에서 무조건 내새끼만 끼고 돌수가 없더라구요. 상황을 잘 몰랐을땐 우선 내 아이만 두둔하겠는데 이래저래 전후사정을 듣고보면 그 녀석도 안됐고 울 아이도 안됐고 그래요..

마노아 2009-03-2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치 바이러스의 원흉인 저는, 저 시뮬레이션이 이해가 안 간다는...;;;;;;
휴대폰이 정말 있어도 문제고 없어도 문제고 그래요.
침묵해야 할 때와 침묵하지 않을 때를 구별하는 게 참 힘들어요. 언제나 모든 화가 입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 늘 걱정스럽지만, 자제엔 아직도 내공이 너무 많이 필요해요.

무스탕 2009-03-29 16:5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전진하면서 나중에 나타는 나들목으로 올라서야 제대로 된 길인데 먼저 나타난 나들목으로 올라섰다는 결론이지요;;
덕분에 180도 반대 방향으로 동(東)으로 가야하는데 서(西)로 마구 달렸다는.. 쿨럭..
휴대폰 없을때도 그닥 불편한거 몰랐는데 이젠 없앨순 없을거 같아요. 맛을 알아버렸으니까요 -_-;;
옛말에 입이 하나고 귀가 둘인 이유를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는데 정말 어렵죠?
암만해도 귀보다 입이 가벼운가봐요 ^^;;


다락방 2009-03-2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은 여섯번째 시가 이래요, 무스탕님.

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

-다락방



연애
섹스
참았던 말
뱉어낸 말




저 역시 십년전에 했던 말들, 이십년전에 했던 말들, 심지어는 그 때 했던 어떤 행동들까지 불쑥불쑥 떠올라 후회하곤 한답니다. 앞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지만, 장담할 순 없지요.
봄이에요. 기운내자구요, 무스탕님!

무스탕 2009-03-29 16:58   좋아요 0 | URL
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인거 대표주자가 [결혼] 아니던가요? +_+
아니구나..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구나.. ^^;;
근데요, 봄이니까 연애는 하자구요. 암만해도 해서 얻는 즐거움이 더 클거 같거든요 :D

아.. 전 오늘까지 일 다 마쳤어요. 일 마치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 얼마나 고행의 길이던지.. ㅠ.ㅠ
이제 끝이야!! 를 외치며(속으로..) 힘을 자가발전했지요..

꿈꾸는섬 2009-03-3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결혼] 절대적으로 공감요.^^
아이들 크면서 생기는 문제들 부모가 얼마나 해결해줄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유치원에서 현준이가 한 친구에게 맞았다고했을때 벌써부터 시작인가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멀고 먼 것 같아요. 폭력없는 세상에 살고 싶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죠.ㅠ.ㅠ
영화..저도 참 좋아했는데 결혼하고는 정말 볼 시간이 없네요. 아이들 크면 그때나 볼까요?
나이를 먹어도 나잇값을 잘 못하는 저를 봐도 참 한심한데 사람이니까 그러려니 하면 살아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우린 신이 아니잖아요.

무스탕 2009-03-31 22:38   좋아요 0 | URL
그죠?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니 해본게 나을지도 몰라요 :)
유치원에서의 다툼은 그래도 악감정 없이 계산된 얕은 수 없이 바로바로 감정대로여서 그자리에서 풀리면 다시 호호하하 즐거우니 괜찮아요.
심하지 않도록 자주 그런일 일어나지 않도록 종종 주의만 주세요^^
저도 애들 어려서는 영화 못봤어요. 작은녀석 오후수업 시작하면서 가능한 일이었죠. 꿈섬님도 얼마 안남았으니 조금만 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