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레와님의 코스모스 사진을 보니 문득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다.
1989~1990년즈음의 일로 기억이 되는데, 어느 날 좋은 토요일이었다.
퇴근을 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중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리에 앉은 무스탕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졸기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잠이 팍- 들어버려서 내려야 할 곳을 놓치고 6~7 정류장을 넘어가 버렸다.
눈을 뜨니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하여간 내려서 건너가 타면 되겠지.. 싶어 일단 제일 처음 버스가 멈추는 정류장에 내렸다.
내린곳은 마침(?) 인적이 드문 곳이었기에 잠에서 깨어난 찌뿌둥한 몸을 한껏 기지개를 켜며 풀어주고 주변을 돌아 보는데...
내린쪽으로 엄청나게 큰 공터가 모두 코스모스로 뒤덮여 있었다.
세! 상! 에!
길 건너갈 생각도 안하고 한 동안 멍~ 하니 코스모스에 홀려 넋을 놓고 바라보다 집에 왔는데 지금도 그 장면은 눈에 선한데 도대체 거기가 어딘지를 모르겠다.
벌써 20년전 일이니 찾아가라면 길도 모르겠고 20년동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을테고..
가끔 생각에 내가 꿈을 꾼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것이 꿈이라 해도 그 꿈은 참 이쁘고 기분 좋은 꿈이었기에 아직도 난 혼자서 베시시~ 웃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