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레와님의 코스모스 사진을 보니 문득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다.

1989~1990년즈음의 일로 기억이 되는데, 어느 날 좋은 토요일이었다.

퇴근을 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중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리에 앉은 무스탕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졸기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잠이 팍- 들어버려서 내려야 할 곳을 놓치고 6~7 정류장을 넘어가 버렸다.

눈을 뜨니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하여간 내려서 건너가 타면 되겠지.. 싶어 일단 제일 처음 버스가 멈추는 정류장에 내렸다.

내린곳은 마침(?) 인적이 드문 곳이었기에 잠에서 깨어난 찌뿌둥한 몸을 한껏 기지개를 켜며 풀어주고 주변을 돌아 보는데...

내린쪽으로 엄청나게 큰 공터가 모두 코스모스로 뒤덮여 있었다.

세! 상! 에!

길 건너갈 생각도 안하고 한 동안 멍~ 하니 코스모스에 홀려 넋을 놓고 바라보다 집에 왔는데 지금도 그 장면은 눈에 선한데 도대체 거기가 어딘지를 모르겠다.

벌써 20년전 일이니 찾아가라면 길도 모르겠고 20년동안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을테고..

가끔 생각에 내가 꿈을 꾼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것이 꿈이라 해도 그 꿈은 참 이쁘고 기분 좋은 꿈이었기에 아직도 난 혼자서 베시시~ 웃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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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1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쁜 꿈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저 역시 머리에 꽂고 춤을 출 의향이 있습니다.
우리 셋이서 언제 한번 '동막골'을 찍어볼까요? (웃음)

무스탕 2008-01-10 20:35   좋아요 0 | URL
그럼 전 소품으로 비암 준비 할께요.
팝콘도 필요하겠죠? 촬영 끝나고 먹어야징~~

다락방 2008-01-1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무스탕님.
불현듯 보게된 코스모스향연은 굉장히 환상적일 것 같은데요!

상상하고 있어요. :)

무스탕 2008-01-11 10:58   좋아요 0 | URL
정말 무슨 꿈꾸는것 같았어요.
한 낮에 눈뜨고 꾸는 꿈.. 정말 이뻤어요 :)

보석 2008-01-1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영화의 한장면 같아요.

무스탕 2008-01-11 10:59   좋아요 0 | URL
나중에 생각해봐도 도대체 거기가 어딘지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워낙 길치인 덕분도 있습니다만... --;;)

바람돌이 2008-01-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졸다가 그런 횡재를 하다니요. 저는 항상 졸다보면 버스 종점이어서 냄새 풍기는 버스들밖에 안보이는 곳이던데.... ㅠ.ㅠ

무스탕 2008-01-11 11:00   좋아요 0 | URL
저도 종종 종점까지 가곤 했어요 ^^;;
그 날은 운이 좋아 중간에 깼고 더 운이 좋아 꽃향기를 맡았지요 ^^

레와 2008-01-1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왠지 꿈속이였을 것 같아요.
깨기 싫은 꿈!

^^

무스탕 2008-01-11 11:0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전 잠이 깨서 버스에서 내렸는데 눈을 뜨니 더 꿈같더란 말입니다.
공간이동 한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ㅎㅎㅎ

순오기 2008-01-1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멋진 꿈!
요즘엔 지자체에서 도로변의 공터에 꽃을 가꾸는 곳도 많던데요~~~우리집에서 가까운 거리에도 이런 코스모스밭이 있어요.

무스탕 2008-01-12 12:37   좋아요 0 | URL
가까이에서 꽃을 볼수 있는건 좋은거죠.
저희 동네는 아파트 단지밖에 없어서 단지 옆 화단같은곳 조성을 잘 해놔요. 덕분에 꽃 구경 많이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