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의 개정판이 나왔다. 2001년의 감각이었던 호모가 게이로 바뀌어 있다. 일본어 표기 그대로 민트 주레프로 번역되었던 건 민트 줄렙으로 외국어의 한국어 표기 옷을 입었다.그 외에 한 줄 한 줄 느껴지는 반짝반짝은 처음 읽을 때 그대로다. 완전히 빨려들어가서 읽었다.이십 대 초반에 만난 에쿠니 가오리, 특히 이 책은 평생을 지배하는 인간관, 연애관의 기초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애정이란 기적을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 만큼 무모하기를 동경한다. 그리고 그것의 표면은 평화롭다. 무츠키와 쇼코의 관계는 아직도 내 이상형이다.이십여 년 전 에쿠니 가오리를 소개해준 친구가 이번에도 개정판을 보내주었다. 우리 사이에 있는 시간의 두께는 이제 번번이 놀랄 만큼 두꺼운데도 오래 전 로욜라 도서관에서 강국향직을 검색해서 에쿠니 가오리를 찾던 날은 꼭 일주일 전만 같다. 이 책을 다시 읽는 기분도 꼭 그랬다. 일주일 전에 읽은 소설을 다시 읽을 때처럼 기억이 한 줄 먼저 달려가서 문장을 떠올리고 글자보다 마음이 앞서 동요했다. 기억이라던가 추억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로 힘이 세구나.*초판 1쇄의 날은 2001년 12월 26일, 개정판 1쇄의 날은 2025년 12월 26일이다. 날짜를 맞추는 낭만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