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 달 - 베틀리딩클럽 저학년 그림책 2001 베틀북 그림책 12
메리 린 레이 글, 바버리 쿠니 그림,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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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쿠니 리뷰 네번째.

이번 것은 기존에 봐 오던 그림과 좀 다르다. 전체적으로 진 녹색톤의 그림들은 바바라 쿠니의 그림답지 않게 어딘지 음울하고 어두워 보인다. 표지 그림처럼 으스름 달빛의 암녹색의 숲의 정경이 이야기 내내 펼쳐진다.

바바라 쿠니는 2000년에 팔십 육세의 생을 마감하였고 1999년 출간된 이 책은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예의 간결하게 다듬어진 그림이 아니라 다소 거친듯한 그림이 좀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녀 생의 마지막 작품인 것을 알고보면 어두운 그림아래서 관조와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면 너무 자의적일까.

아직 읽을 그녀의 책이 남아 있는 데 마지막 작품을 너무 빨리 접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녀의 작품 읽기는 계속될 것이다.

<바구니달> 은 산골, 바구니를 짜는 마을에 사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산골에서 나고 자란 이 소년의 생활은 바구니와 함께 진행된다. 아버지와 산골 마을의 아저씨들은 한달 내내 바구니를 짜고 둥근 보름달이 뜨는 날 시내에 바구니를 팔러 길을 나선다.  그래서 보름달을 이 산골마을에서는 바구니달이라고 부른다.

말도 없고 마차도 없어서 걸어서 시내에 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달빛이 훤한 보름달의 빛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소년은 보름달이 뜰 때마다 아버지와 시내에 나가고 싶어 안달이다. 아버지가 혼자 나서는 그 길이 너무도 궁금하고 어서 아버지처럼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조금만 더 크면 하고 소년의 호기심을 달랜다.

소년은 결국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아버지와 같이 길을 나설 그 날을 기다리며 달의 시계에 맞춰 모든일 이루어지는 바구니 공정을 지켜보며 하루 하루 자라는 것이다. 소년은 아버지와 아저씨를 따라 다니며 바구니 짜는 나무 이름도 줄줄이 외우고 그 나무들을 가려내는 법도 배운다. 그리고 저녁이면 아버지와 아저씨들이 바구니를 짜면서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자연과 하나 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

이렇게 여러 번의 보름달이 뜨고 지고 소년은 이제 바구니 짜는 법도 배우고 아버지와 함께 시내에 갈 수 있을 만큼 자랐다. 아빠는 소년에게 바구니를 장대에 메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시내로 나간다.  아버지가 혼자 떠나는 도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상상만 하다가 직접 시내로 나와보니 소년에게 도시는 낯설고 신기하고 또 흥미롭다.

시내 구경을 하고 바구니와 바꾼 여러가지 물건들을 다시 장대에 꿰어 들고 돌아 오는 길에 소년은 도시광장에서 아버지와 자신을 시골촌뜨기라고 놀리며 웃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난다.

도시 첫 나들이에서 들은 시골 촌뜨기라는 말은 소년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와서까지 그 말은 소년을 괴롭힌다.  시골 촌뜨기라는 말 한 마디에 소년의 가슴 속에서 자신과 아버지의 삶이 온통 흔들리고 그것의 가치가 땅에 떨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소년의 마음은 다시 자연에서 치유된다. 산골 사람들은 도시 사람들은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바람이 믿는 존재라는 것을 산골 어른들에게 배우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람에 나무가 기지개를 켜면 나무들이 자라고 나무들이 자라면 바구니도 많아질 것을 이제 소년은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이 자연과 하난 되는 길이며 아버지와 아저씨들의 귀에만 들리던 자연의 소리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백년전 미국에 바구니 짜던 사람들은 이제 사라지고 지금은 박물관이나 전통 고예품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든 바구니는 아주 튼튼하고 아름다운 모양을 지니고 있어 예술작품으로 여겨진다고.

도시에서 자라고 물건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사는 데 익숙한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자연의 공정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러모로 엄마의 취향에 맞춰 구입된 책이라 아이들에게 그것을 느끼라고 강요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바람결로나마 느껴보길 바랄 뿐이다.

별점은 내가 기대한 바바라 쿠니의 그림이 아니어서 네 개. 다분히 주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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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때는 개구장이 같고 어떤 때는 새침떼기 같고 어떤 때는 조신한 아가씨 같은 표정을 지어 엄마를 헷갈리게 하는 규림이.

아파트 앞 화단의 벤취는  세월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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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맘에 안 맞아서 표정이 안 좋다. )

암튼 요렇게 머리가 길 땐 양갈래 머리로 만들기도 쉬웠는 데 지금은 앞머리가 짧아 뒤로 묶자니 자꾸 앞머리가 옆으로 빠져 나와 깔끔하게 안 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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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의 규림이 모습. 가끔 규림이의 긴 생머리가 그리워진다. 부지런히 길러줘야지,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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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sta 2004-10-12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저 윗 사진 넘 이뻐요! *.*

미누리 2004-10-1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스타님, 고마워요~ 엄마가 딸사진 여러 개 올려 놓고 목하 감상 중입니다. 역시 긴머리가 좋아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