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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뱀장어의 여행 ㅣ 과학 그림동화 8
마이크 보스톡 그림, 캐런 월리스 글, 장석봉 옮김, 강언종 감수 / 비룡소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글과 그림의 훌륭한 조화로 독일 쿠르트 마슐러 상, 영국 타임 에듀케이셔널 서플리먼트 상, 어스웜 상, 마더 구스 상 수상한 이 책은 비룡소에서 과학 그림 동화로 나온 것입니다.
가을이면 뱀장어들은 알을 낳으러 강에서 바다로 헤엄쳐 가고 이듬해 봄이면 알에서 깬 새끼 뱀장어들이 강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뱀장어가 알을 낳으러 강에서 바다로 간다는 사실은 참으로 낯선 이야기입니다. 바다에서 알을 낳으러 강으로 가는 연어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는 데 말입니다.
이 책을 쓴 작가 캐런 월리스는 아일랜드에서 뱀장어를 기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작가의 감수성이 뱀장어에 까지 닿아 뱀장어에 대한 신비한 습성과 모습을 동화로 볼 수 있게 된 것은 독자로서는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과학동화라는 이름을 출판사에서 붙였지만 다른 어느 동화에 못지 않은 아름다운 그림을 자랑합니다. 길쭉하고 미끌거리는 뱀장어가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하며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아내는지 잘 그려진 그림을 보다보면 뱀장어가 과장이 아니라 사랑스럽게 까지 느껴질 정도니까요.
뱀장어는 이른 봄 바다에서 태어납니다. 알에서 깨어난 뱀장어의 모습은 대나무 잎처럼 생겨 댓잎 뱀장어라고 부릅니다. 댓잎 뱀장어는 바다를 거슬러 강으로 헤엄쳐 갑니다. 뎃잎 뱀장어들이 강으로 가고 있는 동안 겨우내 얼었던 강이 녹고 물이 따뜻해 지지요. 강물의 내음이 뱀장어를 부를 즈음 댓잎 뱀장어들은 긴 둥근 통 모양의 투명한 실뱀장어로 변합니다.
민물에서 실뱀장어는 점점 몸집도 커지고 색깔은 누렇게 황뱀장어가 됩니다. 새우나 작은 물고기 혹은 달팽이를 잡아 먹고 지내다가 가을이 되면 몸 색깔이 은빛과 검은빛이 섞인 은뱀장어가 되고 눈은 아주 동그랗고 커집니다.
은뱀장어들은 무리를 지어 다시 바다로 갑니다. 그리고 해초에 알을 낳습니다. 은빛몸이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 앉고 뱀장어의 삶은 여기서 막을 내립니다. 이제 봄이 되면 알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깨어날 테지만요.
아름답고 신비한 뱀장어의 모습과 습성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