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도 신통치 않고 집에는 나하고 규림이만 있던 어제 나는 규림이 데리고 마트 내 플레이 타임에 갔다.
규림이 혼자 그 곳에서 놀고 나는 마트 서점으로 갔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서점. 나는 책 한 권 골라 들고 빈 자리를 찾았다. 아이들, 엄마들로 빼곡한 서점 의자에서 발견한 빈 자리는 넓은 등을 가진 남자아이와 반 바지 차림에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로 접어 올린 아저씨 사이의 좁은 틈이었다.
나는 그 틈바구니에 끼어 앉았다. 서점의 시원한 에어컨 그늘아래서 공짜 책을 읽는 기분도 꽤 근사했다. 그것도 혼자서! 두시간 동안 오랜만에 방해없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