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물주는 규형이다. 규형이는 철저한 우리집 경제학자다. 가계를 걱정하고 과소비를 나무라며 제 용돈은 꼬박 챙긴다.

나는 규형이 용돈 주는 걸 자주 잊는다. 그리고도 모자라 규형이의 지갑을 노리기까지 한다. 작년만 해도 제 지갑에서 돈 빼가도 모르더니 요즘은 제 지갑의 돈을 아주 철통처럼 지킨다.

그래서 요즘은 아들 지갑 슬쩍?은 안되고 '빌려'야 한다. 규형아 엄마 만원만 빌려주라. 엄마, 꼭 갚어. 그리고 지난번 용돈 안 준 것도 같이 갚어.

나는 규형이에게 돈을 빌리면 잘 안 갚는다. 아니 갚긴 갚지만 빨리는 안 갚는다. 좀 있다 줄께. 하지만 녀석도 끈질기다. 꼭 받아 내고야 만다. 내가 저에게 돈을 갚고 거기에 용돈까지 얹어 주던 날 일기를 쓴다. 엄마가 제 돈을 안 갚을까봐 가슴 졸였다고... 참, 내.

돈 한 푼 없는 오늘 같은 날 나는 규형이의 지갑이 그립다.^^;;

그런데 아들은 지금 제 외할아버지집에 있다. 물론 녀석의 지갑도 거기에 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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