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냐 요가냐 둘을 놓고 한참 무게를 재었다. 수영과 요가의 싱거운 몇판 승부가 지나고 저울은 요가 쪽으로 기울었다. 몇년을 한 수영과 불과 몇달 한 요가의 승부가 이렇게  쉽게 끝나다니...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머리 매만지고 해야하는 수영의 번거로움이 매트 한장과 간편복 하나로 준비 끝인 요가의 편리함에 꺽인 탓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요가의 선택은 요즘 나의 어깨의 증상 때문이기도 하다. 알라딘 서재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오른쪽 머리서부터 오른손끝까지 저릿저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오른쪽 팔에 힘이 들어가나보다. 오른쪽 어깨가 많이 뭉쳤네... 나보다 컴퓨터를 더 많이 쓰는 남편에게서 거꾸로 안마를 받으며 이런 말을 듣는다.

그런데 이 뭉친 근육들의 반란을 잠재우는 데 요가가 제법 효과가 있다. 처음 별다른 관심이나 열정없이 시작한 요가가 이렇게 나에게 유용하고 딱 맞는 운동이 될줄 몰랐다. 숨고르기 하면서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정적인 이 운동은 떠들썩한 수영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자신의 몸에 기운을 집중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운동이다. 주변은 잠시 뒤로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만나는 시간이다. 20대에 시작했으면 아마도 숨이 막혀 뛰쳐 나갔을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이런 자기 집중과 정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요가를 하면서 몸이 조금씩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짐을 느낀다. 아직 다리도 뻣뻣하고 등근육이 부드럽지 못하여 동작은 어정쩡하지만.

시작. 새로운 것, 뭔가를 새로 배우고 알아가는 것은 삶에 활력을 준다. 요가는 아직 나에게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신선한 먹거리다.

더불어 증상, 어깨결림이 요가와 만나 시원하게 화해를 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