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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만났어요 - 가을 ㅣ 계절 그림책
한수임 그림, 이미애 글 / 보림 / 2002년 9월
평점 :
비온 뒤라서 그런지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때마침 가을동화 한권이 와 있네요.
이 책은 동화라기 보다는 한 편의 가을 예찬 시입니다.
<가을은 마른 감잎처럼 바스락거리며 햇살에 후끈 단 모과 냄새를 훅 퍼뜨렸어요.>
<가을은 주머니에서 부스럭부스럭 바람을 꺼내더니 들판에 휘리릭 펼쳐 냈어요.>
<나는 마당 가득 떠도는 가을 냄새를 맡으며 저렇게 멋진 손님이라면 내년 이맘때도 꼭 초대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온통 갈색으로 물들은 들판과 소년의 그림속에 수줍은 듯 숨어있는 글들은 잘 곱씹고 음미해 볼만 합니다. 잘 그려진 그림이지만 전체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여서 그림보다는 오히려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재기발랄한 글귀들이 더 좋아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