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22일이면 규형이 방학이다. 날이 후덥지근해지고 방학이 한달 안으로 좁혀 들어 오면서 마음은 벌써, 밤이면 별이 총총해지고 저녁이면 서늘한 기운이 올라오는 친정집으로 향한다.
복잡한 피서지보다는 부모님의 정이 느껴지는 친정집은 여름을 거듭할수록 더 좋아진다. 집 앞으로 흐르는 개울도 여름이면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터가 되주고. 그나저나 규림이는 개울가에서 수영복에 수경이라니... 엄마의 패션 감각은 아무 때나 발동된다.^^ 규형이 물가 사진 뒤로 보이는 풀밭의 까만 덩어리는 옆 집에서 풀어 놓은 흑염소가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개울가에 흑염소 한마리~ 까망까망꼬리치다~...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수시로 갔다오곤 했는 데-이제 그만와라 할 정도로- 규형이 학교 가고부터는 방학이 아니면 명절이 들르는 전부가 되었다. 여름에 휴가지를 따로 잡으면 부모님은 섭섭해 하신다. 돈 버리면서 왜 복잡한 사람들 많은 데 가느냐시며.
오랜만에 친정 식구들 모여 고기 구워 먹으며 이야기 나눌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규형이, 규림이도 제 사촌들을 어찌나 좋아하는 지 아이들끼리도 어른 간섭없이 잘 어우러진다.
여름방학을 기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