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3
정종목 지음, 이광익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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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휘리릭 읽는 그런 동화책으로서의 홍길동전이 아니다.

원본에 충실하고 고증을 거쳐 이야기의 짜임새까지 다듬은 야무진 우리의 고전이야기이다.

홍길동,  판서의 아들이나 첩의 몸에서 나온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무술과 재주가 뛰어나 익히 둔갑술과 축지법까지 두루 쓰는 영험한 소년으로 자란다.  재주가 많으면 시기도 많은 고로 또 다른 처첩의 모함을 받아 집을 나서게 되고 산중에서 도적의 무리를 만나 그들을 평정하여 활빈당-가난한 백성을 돕는 무리-을 결성하게 된다.

나라의 부패한 정치가 있는 곳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홍반장이 아닌 홍길동의 존재는 임금에게까지 닿고 임금은 그를 잡으려 하나 도술이 신의 경지에 이른 홍길동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홍길동은  자신에게 벼슬을 주면 더 이상의 혼란을 피우지 않겠다고 당당히 말한다.그의 대담하고 범상치 않은 기운에 임금은 홍길동을 잡으라는 명을 거두고 홍길동의 또 다른 의지에 따라 조선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쌀 천석을 내준다.

홍길동은 중국남쪽을 둘러보던 중 율도국이라는 섬이 좋은 땅임을 알아보지만 우선 그 옆의 제도에 터를 잡기 위해 임금으로부터 받은 쌀 천석을 싣고 활빈당들과 함께 제도로 향한다. 그곳에서 율도국을 점령하기 위한 군사를 훈련시키던 중 홍길동은 망당산이라는 곳으로 액초를 캐러 나서는 데 거기서 요괴들을 만나 한바탕 싸움을 벌인 다음 그곳에서 마침 요괴에게  잡혀온 두 처자들을 만나 그들을 부인으로 삼게 된다.

군사의 힘을 길러온 홍길동은 드디어 율도국으로 향하고 활빈당 시절부터 함께한 도적 장수  무통과 마숙과 함께 일사천리로 율도국의 칠십여개의 성을 접령하고 마지막으로 율도왕과 대적하여 물리치고 율도국을 얻게 된다.

그리고 나라이름을 안남국이라 칭하고 오래동안 태평성대를 이루고 살다가 아들에게 임금의 자리를 물려주고 산에서 두 부인과 밭을 일구고 약초를 캐며 살다가 홀연히 세마리 학이 되어 승천한다.

파란만장 홍길동의 생애는 마감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백성을 위한 뜻은 그 후로도 계속되어 안남국을 이끌었다고 한다.

홍길동의 의로운 정신과 함께 이야기의 근간이 되는 것은 효의 정신이다. 비록 첩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에 대한 효성은 지극하여 율도국을 치기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삼년상을 치른 후 율도국 정벌에 나서고 어머니가 첩으로 서러움을 받지 않도록 집을 떠나면서도 아버지에게 당부를 잊지 않는 아들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길동이라는 의적이 시대를 거스르며 자주 등장한다고 하니 길동이라는 이름이 그 시대에 흔한 이름이었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시대를 막론하는 홍길동의 의로운 정신과 높은 기개가 21세기의 또 하나의 홍길동으로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둔갑술, 축지법 이런것으로 가려진 홍길동의 동화적 모습보다는 그의 높은 기상과 깊은 효심을 아이가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책읽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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