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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파울로 프레이리 외 지음, 프락시스 옮김 / 아침이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84)
학생들의 실수와 잘못,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존중했지요. 학생들은 학교에 오기 전부터 이미 무언가를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제가 포르투갈어 구문을 가르칠 때 특히 중요한 것이었지요. 학생들은 이미 언어능력을 가지고 학교에 온 것이니까요. 우리는 언어를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은 언어에 대한 능력을 스스로 키워갑니다. 문법 정도야 가르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언어는, 배운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창조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을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87)
하지만 엘리트주의와 권위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 잘못된 방식으로 노동자를 가르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민중에게 다가가서 그들 ‘에게’ 말을 했어요. 하지만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진보적 교육자라도 언제나 그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만은 없습니다. 교육자는 때때로 사람들 ‘에게’ 말을 해야 합니다.
(91)
참석자: 그러면 학생과 관계를 맺는 순간마다 교육자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이해하고 재창조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프레이리: 네, 그렇습니다. 저는 훌륭한 교사란 늘 놀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말을 이해하시겠어요? 인생에서 가장 나쁜 일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호튼 선생님이 왜 어린아이인지 아시겠지요! 오늘 갑자기 꽃 한 송이 때문에 놀랄 수 있어요. 그렇다면 내일 그 꽃은 오늘 내가 보고 놀란 그 꽃과 같은 꽃일까요? 그 꽃은 엄연히 다른 빛깔을 가진 새로운 꽃입니다. 꽃도 매일 나이를 먹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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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려는 순간, 우리는 앞 대신 아래를 본다.
가르치려는 순간,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지 못 한다.
가르치려는 순간, 내 얼어붙은 지식은 그들에게 녹아흐르지 못하고 그들의 머리를 두들겨 때린다.
가르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세상을,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이렇게 막연한 말밖에 할 수 없는 내 자신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하나 더,
하루 하루 일상 속에서 배워가는 순간을 만들 수는 없을까, 눈을 부라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