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세계문학총서 6
밀란 쿤데라 지음, 김규진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1995년 8월
평점 :
절판


삶은 오직 한 번 우리를 스쳐갈 따름이다. 그것은 전혀 반복되지 않을 뿐더러, 리허설도 없기에 그냥 묵묵히 운명처럼 맞이할 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준비도, 상세한 계획도 세울 수 없다.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삶을 맞이해야만 한다는 생각때문에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해서 그것은 덧없는 세월 속에 묻힐 따름이며, 점점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 간다. 그렇다면 과연 삶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며, 우리들이야말로 그런 삶을 유지할 숙명에 처한 회의론자들에 불과한 것일까?

결코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분명 삶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허약한 존재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지는 존재에 대한 회의야말로 그 무엇보다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리허설이 없는 한 번 뿐인 삶, 어떠한 준비도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삶, 그러기에 허공을 가르는 깃털처럼 가볍게만 느껴지는 우리들의 삶과 존재에 대한 의식! 그러나 그것이 가벼워질수록 존재에 대한 회의 역시 우리를 점점 무겁게 짓누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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