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분단이후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민족지도자들중 우익계의 인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인물은 단연 백범 김구이다. 물론 김규식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는 중도계열에 속했던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그 외의 통일지향적 인물로는 대체로 중도좌익계나 좌익계의 인물들을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 우익계의 역사관은 너무도 척박한 편이었는데, 이것은 반공이데올로기를 신조로 삼은 우익계열의 분단지향적이고 패권지향적인 정치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우익의 거두로서 김구선생이 역사의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은 대체로 이러한 사정에 기인하고 있었다.백범은 우직하고 신념이 강한 정치가로서 누구보다도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갈구했지만, 해방과 함께 귀국한 이래 그의 정치역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모스크바삼상회의의 결정을 반대하는 등 반탁의 선두에 서서 국제열강과의 협상을 단호히 거부했으며 이런 경력으로 말미암아 좌익계열에서는 극우반동세력으로 인식했고, 미국측에서 역시 호의적인 감정으로 바라보려하지 않았다. 미국이 그에게 씌운 또다른 애칭은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였다. 상해에서의 독립운동시 여러 의거들을 주도한 바 있었고 또 해방 이후에도 우익단체를 규합하는 등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행적은 통일을 지향하는 현재의 역사관에 있어 다소 부정적인가로 귀결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이러한 행위가 남북통일에 걸림돌이란 사실을 깨달은 이래, 줄곧 통일운동의 선봉에 서서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남한은 물론 북한에서도 김구선생의 이러한 행위를 애국적 결단이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극우계열의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좌익계열에게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죽는 날까지 통일을 지향한 그의 헌신적인 태도에서 였을 것이다. 이 책은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받쳐 싸웠던 한 민족지도자의 자서전으로서 그의 굳건한 신념이 그대로 묻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