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개론 - 제2판
민석홍 지음 / 삼영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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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홍의 '서양사개설'은 서양사의 개론서 중 바이블과도 같은 책이다. 고대 노예제 사회로부터, 농노제를 근간으로 한 중세 봉건사회, 근대사회의 시작과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 부르죠아 혁명에 의한 시민사회의 형성과 자본주의의 발전, 자본주의의 모순심화와 제국주의에 의한 세계 재분할의 과정, 사회주의 혁명과 1.2차 세계대전,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의 형성 등이 서양역사의 일목요연한 흐름이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개론서이자 통사인 이 책 역시 고대로부터 현대사회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전문적 깊이를 갖고 서술되어 있다. 물론 사회경제사적 관점 등 특정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는 않다. 개론서이자 통사서인 까닭에 학문적으로 인정된 사실, 무리없이 수용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대상으로 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심오할 정도로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역사학에 입문하려는 역사학도나 역사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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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지향 우리 민족해방운동사
강만길 지음 / 역사비평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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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항일운동 관련 역사는 민족주의세력의 전유물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시기 독립을 위해 항일운동을 전개했던 유일한 세력은 민족주의자들이 유일했다는 주장이다. 그러한 논리는 관제역사학계의 지원으로 학교의 국사교과서에도 반영되어 왔다. 때문에 학계의 양심적인 사학자들은 국정교과서의 제작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은 침묵으로서 정권에 대항했던 것이다. 그러한 인물중의 한 분이 바로 강만길 선생이셨다. 한국사학계의 거목으로서 강만길은 군사정권과 타합을 거부하고 잠시 강단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또한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으로 참여하라는 몇 차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냉혹히 거절하신 전력이 있다.

이 책은 강만길의 정년퇴직 기념에 즈음하여 그의 제자들이 대거 참여해, 한국의 민족해방운동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물론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독립운동의 독점세력으로서 민족주의자들을 지목하지도 않으며, 단지 좌익과 우익 양세력의 합작운동을 의미있는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우리민족의 역사에 있어 좌우익의 합작은 신간회운동을 비롯하여 여러차례 시도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로 귀결된 것은 아니었다. 남북분단도 결국은 좌우의 분열에 기인하는 등,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 분열은 우리역사의 치명적인 실책이었음이 불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좌우의 합작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러한 전망을 견지함으로써 민족의 통일운동에 기여하고자하는 진보적 지식인의 선견지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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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사의 비밀
웨난 외 지음, 유소영 외 옮김 / 일빛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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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사의 비밀'이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마왕퇴의 귀부인'을 읽고서였다. 중국의 고고학 발굴성과를 다루고 있는 '마왕퇴의 귀부인'은 웨난 작품의 백미라 할 정도로 긴장감 있고, 재미있으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웨난의 글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법문사의 비밀을 읽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 책은 불교의 탄생에서부터 중국에의 전파 그리고 중국에서의 융성 등 중국불교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웨난의 책의 백미는 무엇보다 고고학적 사실을 극적으로 묘사하고(물론 역사적 사실의 바탕위에서), 무언가를 추적하는 탐정처럼 해결을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웨난의 책을 사면 먼저 책의 중간쯤에 실려있는 고고학적 유물을 보게 된다. 그것들은 정말 호화로우며 과연 수 십세기 전에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그것들은 너무도 신비스러운 것들이어서 과연 저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회의도 해 본다. 하지만 웨난은 역사적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면서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독자에게 납득시키며, 자신의 고고학적 탐험방식에 의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물론 그 신비한 이야기들을 역사적 자료에 근거해, 독자들을 설득시키고 매료시켜나가는 방식이 웨난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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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이야기 이산의 책 19
수잔 휫필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이산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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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가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실크로드의 위치는 중국으로부터 중앙아시아와 서역을 경유해 아라비아를 거쳐 로마에까지 이르는 경로이다. 이 길은 단지 떠돌이 유목민족의 여행경로 정도로 취급되어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 둔황의 석굴사원에서 천년 전의 유물과 서적이 무더기로 발굴되면서, 실크로드시대의 서막이 오르게 되었다. 둔황사원의 사적에 관련된 학문이 '둔황학'이란 독자적 학문분야로, 주변을 경로를 일컫는 '실크로드'란 명칭의 신조어가 만들어 졌을 정도로 그 반향은 엄청났다.

둔황학의 연구성과에 의해 실크로드의 역사는 주변의 역사로부터 중심의 역사로 부할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실크로드는 유목민들의 이동경로, 상인들의 활동경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상인들의 상거래와 각 종교의 전파를 통해 동양과 서양의 문물이 교류하고 전파되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불교가 바로 비단길의 통해 서역에서 들어왔고, 중국의 비단 역시 바로 이 길을 통해 로마까지 전파되었다. 약 천년 전만해도 비단길을 통한 동서문물의 교류가 활발했지만, 주변국가들의 정치적 변화와 전쟁에 의해 비단길의 이용가치가 점점 소멸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비단길 주변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으며, 이 찬란한 도시 역시 사막의 모래바람에 묻히고 말았던 것이다.

이 책 수잔휫필드의 '실크로드 이야기'는 사막속에 묻혀버렸던 옛 실크로드의 화려한 과거를 부활시키고 있다. 그러나 정치사의 시각에서가 아닌 보통사람들의 삶을 통해 실크로드의 전모를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상인 기생 과부 승려 비구니 관료 화가 병사 목자 공주 등의 삶을 통해 실크로드의 옛 영화가 재현된다. 이들 열 사람의 이야기는 상층에서부터 하층인물까지 망라되어 있으므로 당시의 시대상 전체를 파악하는데 유감없을 정도다. 방대한 자료에 근거한 저자의 이야기 전개와 컬러삽화의 생생함은 실크로드가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신기루와도 흡사하다.

아쉬운 점은 수 많은 자료와 유적의 발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귀중한 유물들이 도굴꾼들에 의해 도굴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굴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황량한 사막의 실크로드에서마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고분의 유적이 세월에 따라 훼손됨에도 불구하고 사막의 유적은 건조한 기후때문에 원형그대로 보존된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사막의 유적을 발굴할 때는 당시의 오폐물마저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발굴에 상당한 장애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역설적으로 실크로드의 역사가 완벽히 옛 모습 그대로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의 교류가 단지 중국에서 로마까지 머문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실크로드의 유적은 전세계의 유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국과 한국의 고분 중 도굴이 안된 것은 채 5%마저 되지 않을 것이라 한다. 하물며 광활한 사막의 유적은 모든 도굴꾼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계기로 모든 사람들이 세계문화유산의 소중함을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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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주의운동 인명사전
강만길 외 지음 / 창비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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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주의운동은 1925년에 시작되었다. 1925년의 1차 공산당에 이어 수 차에 걸쳐 당조직이 결성되지만, 일제의 극심한 탄압 속에서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정치활동이 자유로와 지면서 공산당조직이 박헌영을 위주로 서울에서 재건된 바 있다. 북한에는 김일성이 귀국하면서 남한의 당중앙에 예속된 당 분국(지국)을 건설하였다. 해방이후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특징은 상당히 역동적이어서, 학문적으로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공산주의 운동의 다양성은 점점 소실되어 가는데 그 계기는, 미군정에 의한 남로당의 탄압과 김일성의 헤게모니 장악에 의해서였다. 남한의 공산당조직은 거의 소멸되어 갔고, 북한 역시 한국전쟁이후 김일성의 타계파에 대한 숙청과정에서 일부 계열이 몰락하였다. 물론 그들의 자취는 역사 서술에서도 자취를 감추어 갔고, 한국의 공산주의운동은 김일성의 전유물로 도배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남한의 토착 공산주의자들, 북한의 토착공산주의자들, 중국의 연안에서 활약했던 공산주의자들, 소련 2세로서 북한정권 형성기에 넘어온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역사적 기록에서 소멸되고 말았다. 남한에서는 공산주의운동에 대한 연구자체가 힘들었고, 북한에서는 공산주의를 김일성의 전유물로 등치시켰기 때문이다. 즉 북한에서 의미있는 공산주의 역사란 김일성과 함께 만주에서 항일유격활동을 전개했던 소위 '만주 항일 빨치산파'의 역사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한 역사의 빈 공간을 복원하고자 강만길 선생은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 혁명을 꿈을 위해 일제에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항일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혁명가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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