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주의운동 인명사전
강만길 외 지음 / 창비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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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주의운동은 1925년에 시작되었다. 1925년의 1차 공산당에 이어 수 차에 걸쳐 당조직이 결성되지만, 일제의 극심한 탄압 속에서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 정치활동이 자유로와 지면서 공산당조직이 박헌영을 위주로 서울에서 재건된 바 있다. 북한에는 김일성이 귀국하면서 남한의 당중앙에 예속된 당 분국(지국)을 건설하였다. 해방이후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특징은 상당히 역동적이어서, 학문적으로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공산주의 운동의 다양성은 점점 소실되어 가는데 그 계기는, 미군정에 의한 남로당의 탄압과 김일성의 헤게모니 장악에 의해서였다. 남한의 공산당조직은 거의 소멸되어 갔고, 북한 역시 한국전쟁이후 김일성의 타계파에 대한 숙청과정에서 일부 계열이 몰락하였다. 물론 그들의 자취는 역사 서술에서도 자취를 감추어 갔고, 한국의 공산주의운동은 김일성의 전유물로 도배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남한의 토착 공산주의자들, 북한의 토착공산주의자들, 중국의 연안에서 활약했던 공산주의자들, 소련 2세로서 북한정권 형성기에 넘어온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역사적 기록에서 소멸되고 말았다. 남한에서는 공산주의운동에 대한 연구자체가 힘들었고, 북한에서는 공산주의를 김일성의 전유물로 등치시켰기 때문이다. 즉 북한에서 의미있는 공산주의 역사란 김일성과 함께 만주에서 항일유격활동을 전개했던 소위 '만주 항일 빨치산파'의 역사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한 역사의 빈 공간을 복원하고자 강만길 선생은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 혁명을 꿈을 위해 일제에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항일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던, 혁명가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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