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로 살만합니다 - 우리 동네 예술가들과 작업 이야기
이상진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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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청년들이 취업이나 공무원 준비에 바쁜 요즘 같은 시절에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겠다는 건, 어쩌면 배부른 소리처럼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전업으로 삼고 돈을 벌며 살아가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의 저자 이상진은 연남동에 거주하면서 화방을 열고 드로잉 클래스를 진행한다. 직장에 다녔던 그는 많은 고민 끝에 큰 마음을 먹고 화가 겸 작가를 전업으로 삼게 되었다. 아내와 자식이 있기 때문에 더 큰 용기가 필요했던 그는 결국은 잘 해낸 것 같다. 꾸준히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회사에서 받던 월급만큼 혹은 그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고, 여러 예술가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해서 이렇게 책까지 낸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주변에 있는 여러 예술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을 그림으로 담아낸 책이다. 아내와 연남동 집 근처를 산책하며 우연히 알게된 구두 공방 대표, 거기에 놀러갔다가 알게 된 수제화 제작자, 동네의 1인 미용실 대표, 저자의 공방 2층에서 음악작업을 하는 친구들, 그의 블로그 이웃인 화가들 등 주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산다는 것이 멋져보이긴 하지만 생각만큼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

그가 찾아다니며 인터뷰 한 사람들이 모두가 유명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다. 연남동에 공방이 많이 위치한 탓도 있지만 대부분 동네에서 오다가다 알게된 동네 예술가들이다. 
연남동의 1인 미용실 무어의 대표는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했는데 원하던 전공이 아니다 보니 고민을 하다 우연히 미용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막상 시작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그 길로 미용의 길로 접어들어 최근에는 1인 미용실 까지 오픈하게 되었다. 그는 특이하게 미용실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서비스 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마다 고객들을 초대해서 무료로 파티를 열기도 한다. 자신의 미용실을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놀이공간이라 느낀다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면 일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 것 같지 않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

자신만의 작업공방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부럽다. 자신이 만든 예쁜 소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특기를 되살려 클래스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그 일을 통해 굳이 많은 돈을 벌지 않더라도 즐거울 것 같다. 책에는 여행작가 인터뷰도 나오는데, 내심 여행작가가 최고의 직업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여행도 하고 돈도 버는 꿩먹고 알먹고의 일이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단다. 여행 계획도 더 꼼꼼하게 세워야 하고, 일이다보니 자유롭게 즐길 수없어 힘든 점도 있다고 했다. 겉모습만 보고 쉽사리 전업으로 삼기엔 고려할 점이 많다고 한다. 
예술가로 사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어찌 즐겁기만 하겠는가. 어려움이 있어도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 나도 내 일을 좀 더 사랑해줘야겠다. 생각해보면 나도 꽤 내 일을 좋아하는 편인데, 단지 일이라서 하기 싫을 때도 많다. 뭐든지 장인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예술이 되는거지, 내가 못하는 것에 눈독 들일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봐야 겠다. 

나도 언젠가 내 분야에서 예술가로 거듭나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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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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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이 이렇게 골고루 재미있기 쉽지 않은데, 그 어려운 걸 히가시노 게이고가 해냅니다. 단편집의 특성상 흐름이 뚝뚝 끊기기 때문에 단시간에 후루룩 읽어내긴 쉽지 않은데, 이건 뭐 한편만 읽어볼까 하고 잡았다가 어느새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마음에 쏙 드는 표지 디자인과 더불어 짧고 깔끔한 이야기 속에 반전과 트릭이 골고루 들어있어 한편 한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엄청난 다작 작가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이지만 사실 나는 그의 책을 읽은게 별로 없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후로 두 번째 읽는 책이다. 어디선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릴 적엔 책읽기를 싫어했었다는 글을 읽은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그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한 문체로 읽기 쉽고 재미난 이야기를 잘 써내는 듯 하다. 20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단편 안에 쭉쭉 읽히는 흥미진진한 전개의 스토리와 더불어 끝에 가서는 여지없이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절묘한 소설을 이렇게 다양한 색깔로 써내다니 읽으면서 즐거운 기분이 절로 들었다. 작가의 책을 사놓고 아직 안읽은 게 몇 권 되는데 이번 기회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다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을 고르라면 마지막 9번째 단편인 <수정염주> 라는 단편이다. 지방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영화배우를 꿈꾸는 아들과 그를 반대하는 아버지 이야기, 그 집안에는 대대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수정염주 라는 물건이 전해내려오는데, 그 물건이 지닌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뭔가 뻔한 스토리 같으면서도 끝에가서 꽤나 심쿵한 결말로 끝나는 바람에 뭉클하고 감동스러웠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단편버전 같다고 했는데, 정말 딱 그런 느낌이다. 
<고장난 시계> 라는 단편도 인상 깊었는데, 먹고 사는게 어려워 심부름을 해주고 돈을 받는 일을 하던 주인공,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이 범죄의 일부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맡겨진 일들을 수행한다. 그러던 그가 어쩌다 보니 범죄현장에서 사람을 죽이게 되는데... 과연 그는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 지나치게 추리물을 많이 보면 저렇게 될 수도 있는 걸까. 어이없는 주인공의 결말이 너무 웃겼다.
<10년만의 발렌타인데이>는 10년전에 이유없이 이별통보를 받았던 여인에게 갑작스러운 데이트 신청을 받고 나간 잘 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다. 그 여자는 10년전 갑자기 왜 나를 버렸을까. 이제 내가 잘 나가는 작가가 되니 다시 잘되고 싶나보지? 하고 생각하며 나갔던 그에게 과연 무슨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우연히 친구를 따라 나간 소개팅 자리에서 만난 여자,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쉽게 친해졌지만, 그 이야기 외에는 도무지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여자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다. 끝에 밝혀지는 이 두 남녀의 정체가 아주 놀랍다.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지금 시기에 딱 어울리는 이야기지만, 읽고 나서도 계속 궁금증과 미스터리함이 따라다니는 이야기이다.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와 사귀게 되어 출세길에 오르게 된 배우가 이제는 작가가 오히려 자신의 앞길을 막으려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인을 감행한다. 과연 그는 완전 범죄를 할 수 있을까?

크고 작은 반전들이 뒤통수를 치고 들어오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에서 그의 다양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 수많은 소재를 찾아와서 공장에서 찍어내듯 책을 쓸 수 있는 것일까. 나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이긴 하다. 앞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소설들을 더 많이 읽어보면서 그의 매력과 비밀을 마구마구 캐내봐야 겠다. 

아름다운 이 밤, 
히가시노 게이고, 그대 눈동자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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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마음을 산책 중 - 따뜻한 신혼의 기록, 유부의 마음
자토 지음 / 시공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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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어디서 깨볶는 소리가 나는데? 이상하게 남들 신혼생활은 어떤지 궁금한게 많아지는 요즘, 부럽고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깨가 쏟아지는 신혼일기를 보았다. 10년간 자취를 했다며 자취토끼에서 따온 '자토'라는 별명을 쓰는 작가와 그녀의 듬직하고 귀여운 남편 '코기'.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그녀 말에 따르면 남편이 너무 개 같은 면이 많단다.(물론 좋은 의미로ㅋ) 그래서 별명도 웰시코기에서 따온 '코기'다. 애교도 많고, 부인밖에 모르고, 다정다감하고 착한 남편! 그래, 남자는 모름지기 착하고 볼 일이다. 지금 내 남자처럼(깨알 자랑)ㅋㅋㅋ 둘이 알콩달콩 하게 사는 걸 보니 부럽기도 한데, 어라, 이 부부에게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뭐지, 이 익숙한 느낌은.... 때론 공감하면서, 때론 부러워하면서 즐겁게 읽었다. 나도 좀 더 알콩달콩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산책 중

남편 간지럽히면서 못살게 구는 건 나만의 전매특허인 줄 알았는데, 아니 이부부도 똑같네. 오빠가 미친듯이 간지럼을 많이 타기 때문에 오빠가 말을 안들을 때면 숨이 넘어가도록 간지럽히기 전술을 쓴다.
"으하하하학~ 살려줘" 소리가 나오면 
"잘못했지? 빨리 잘못했습니다~ 해봐!"
"으학!! 살려줘~ 으하하하하하~ 잘못했습니다" 
"오키! 그래야지!" 하면서 슬쩍 간지럼을 멈춘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무척이나 쉬운 방법이랄까. 자토의 남편 코기도 무척이나 간지럽힘을 많이 타나보다. 역시나 간지럼 많이 타는 남편들이 괴롭히기 딱 좋은 법!ㅋㅋ



지난 봄이었던가, 가을이었던가 둘이 운동을 해보자며 고급 배드민턴채를 사서 집앞 공원에 갔었더랬다. 
"나 진짜 배드민턴 잘쳐! 나 장난 아닌데? 덤비는거야?"
서로 이렇게 큰소리를 땅땅 쳤건만, 셔틀콕이 서로 2,3번 왔다갔다 하기가 힘들었다. 한번 패스하면 공주으러 다니기만 바쁘다가 몇 분 못치고 힘드니까 그만하자며 돌아왔던 기억! 그 뒤로 배드민턴 치자는 말이 쑥 들어갔다. 이 커플도 큰소리 떵떵치며 배드민턴 치러 나갔다가 13분만에 헉헉 거리며 돌아왔단다ㅋㅋ



서로의 마음을 산책 중

코기가 만들어준 맛있는 카레를 먹고 있을 때 시어머니의 전화가 와서 카레를 먹고 있다고 하자, 시어머니는 당연히 자토가 만들어서 같이 먹는줄 알고 계신다. 차마 그게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하며 땀 삐질삐질 하는 자토의 모습에 왜 이렇게 동질감이 느껴지지.. 울 어머님은 아들이 매끼 밥을 차린다는 걸 알고 계실까.. 얼마 전 울 집에 놀러오셨을 때 분위기로 대충 눈치 채신 것 같긴 하지만, 공식적으론 일단 비밀로 하는 걸로...ㅠㅠ



자토와 코기는 사내커플로 만나  연애를 시작했지만, 결혼하면서 자토는 일러스트 작가로 전업하고, 집에서 일을 한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보면 항상 무언가 해야할 것 같은 은근한 압박을 받게 마련이다. 일이 잘 안되도 괜히 일을 붙잡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들지만, 남편과 맛있는거 잔뜩 먹고 빈둥거리며 편하게 놀고 나면 다시 힘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며, 역시 푹 쉬길 잘했어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단다. 
같이 빈둥빈둥 노는 거 엄청 좋지, 난 요즘 일과시간이 끝나면 다른 할 일이 많아도 오빠랑 꼭 같이 컴퓨터 게임(LOL)을 한 두판 한다. 일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함께 풀고 나면 훨씬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보니 요즘 나의 게임실력이 점점 늘고 있어서 팀에서 캐리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ㅋㅋ;)    



집에서 밖에 나갈때도 점점 꾸미지 않게 되는게 역시나 이런 영향이었구나. 예전엔 밖에 나가려면 무조건 화장하고, 옷도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그랬었는데, 요즘엔 오빠랑 가까운 거리 나갈땐 완전 쌩얼에 츄리닝 비슷한 차림으로 나서는 나를 발견한다. 나갈 준비가 한결 빨라진 것은 좋지만, 점점 화장한 얼굴이 어색해져서 걱정이다. 

《서로의 마음을 산책중》을 보면 어쩜 부부가 이렇게 알콩달콩 예쁘게 사는지 부러운 점이 참 많았다. 특히나 남편 자토의 다정다감한 모습과 진짜 그 '개 같은 느낌'(욕 아님ㅋ)이 어떤 건지 궁금해졌다. 이 책을 보니 나도 우리의 재미난 신혼생활을 요런 귀여운 그림과 글로 남겨놓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어떻게든 써보겠는데, 그림이 문제겠지만ㅋ 오빠를 동물에 비교해 본다면 뭐가 될까? 생각나는 건, 사슴이었다. 오빠는 해맑은 눈동자에 순한 초식남 같은 사람이다. 반면 난 앙칼진 육식동물의 피를 지닌 고양이 같은 사람이랄까. 커플은 서로 달라야 잘 지낸다는데, 그래서 우리가 오랫동안 잘 사귀고 있는 건가.

읽는 동안 고소한 깨 냄새가 쏟아지는 알콩달콩한 신혼일기, 결혼을 앞둔 사람이나 혹은 지금 신혼을 한참 즐기고 있는 부부들이 보면 공감도 많이 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만한 내용이다. 부러움에 배를 부여잡을 수도 있지만, 덤으로 행복도 같이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신혼이 점점 끝나간다 싶은 부부들은 요런 달달한 이야기 읽으면서 애정을 다시 꽉꽉 충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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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uture Me 다이어리
스타로고 편집기획실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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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매일 매일 써야할 다이어리가 넘 많지 않을까 걱정될 만큼 갖가지 다이어리를 준비했다. 얼마전에 5년 다이어리도 구매했었는데, 요건 서평단 이벤트로 당첨되어 받은 3년 다이어리, 퓨처미 다이어리다. 요즘 3년, 5년 정도 미래를 보고 꾸준히 준비하는 다이어리들이 인기가 많은 듯 하다. 전에는 '그렇게나 길게 지루해서 어떻게 써'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매년 그 해가 끝나면 다이어리를 다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요런 3년 다이어리를 쓰면 작년에 내가 이랬었네, 재작년에 내가 이랬었구나 하면서 끊임없이 자극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퓨처미 다이어리는 3년동안의 일기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작심삼년이라니 작심삼일도 힘든 내게, 3년이란 시간은 무척 긴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중단기 목표를 잡고 꾸준히 실천하기에 그 정도 시간은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어떤 한가지 목표를 정해 몇년동안 실천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다이어리 일지도. 



퓨처미 다이어리는 쓰는데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각 장마다 읽을거리도 많이 담아두어 쓰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을 듯 하다. 쓸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주변에 쓰인 글들을 읽고 생각나는 점들을 쓸 수도 있을테니. 퓨처미 다이어리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먼저 2018년 1,2월은 3년 다이어리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매일 한장씩 쓰도록 되어있다. 매년 1,2월은 워밍업 하는 달이라고 생각해서 일까, 본격적인 1년의 시작을 3월부터로 설정해놓았다. 그래서 1월 1일 정초의 부푼 계획을 실행하면서 점차 느슨해질 즈음, 3월에 또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다이어리를 쓸 수 있다. 



그 날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적으며 오른쪽에는 future me라고 적힌 칸이 있는데,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혹은 되고 싶은 모습을 적는 칸이 아닐까 싶다. 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손으로 적는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던데, 나의 작심삼년 계획은 뭘 세워볼까.
일단 3년동안 제일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은건 독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금껏 스스로 찾아서 읽어왔던 것이 책이니까, 다음 3년부터는 쉽고, 재미있는 책으로만 편식하지 않고 좀 더 깊고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기 위해 혼자만의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볼까 한다. 3년동안 1,000권씩 읽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권수에 집착하면 대충읽고 넘어가게 될 것 같아서 일단은 천천히 꼭꼭 씹어읽는 것을 목표로 매일 독서일기를 써나가 볼까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이어리를 쓰면서 '지난 해 이날엔 이 책을 읽고 있었군' 하고 생각할 수 있을테니까. 



책의 아랫부분에는 간단히 필사할 수 있는 명언도 장마다 나와있다. 필사하기엔 칸이 좀 작긴 하지만, 마음 내키는 좋은 문구가 나오면 필사도 해보면서 마음을 다잡으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랫동안 쓰기에 종이가 좀 얇다는 점? 볼펜이 아닌 펜으로 쓰면 뒤쪽에 다 글씨가 비칠까봐 염려스럽다.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변하는데 3~5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뭔가를 해도 시간은 흐르고, 아무것도 안해도 똑같이 시간은 흐른다고 생각하면 하릴없이 그냥 흘러가버리는 시간은 참으로 아깝고 아깝다. 그런 시간들을 붙잡고 계속 인식하고 되뇌이고 싶어서 내년엔 손으로 열심히 쓰면서 스스로를 다잡아 보려고 한다. 꽉찬 2018년이 될 수 있길, 그후의 3년도 계속해서 그럴 수 있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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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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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문제를 두고 양측이 대립하게 됐을 때 무조건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질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 생각은 틀렸다. 좋은 협상을 통해 양측이 모두 승리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1대 1 교환이 가능하기도 하고, 설득을 통해 힘을 들이지 않고 상대가 스스로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도록 만들수도 있다. 이것이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협상은 양측 모두가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협상을 잘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모두 찾아내어 양측이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 있는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보는 수 밖에!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협상강의 내용을 그대로 책에 옮긴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간단한 협상법을 활용해 어마어마한 금전적인 이득을 보았다고 나온다. 협상이라고 하는 것이 꼭 비즈니스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끌어내야 하는 모든 순간에 협상법이 필요하다. 아이가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 소리를 지르며 혼내는 대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 받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엄마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감정의 동요 하나 없이 미소 띈 얼굴로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협상법 중에 인상깊었던 점을 꼽아보자면, 먼저 '표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의 과거발언이나 정해진 규칙 등을 이용해서 그 말을 지킬 수 밖에 없도록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인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이름하야 , 

1) 귀찮은 스팸전화를 공식적으로 차단하는 법!

자꾸 스팸전화가 걸려온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여기는 ㅇㅇ캐피탈인데 혹시 대출 필요하신가요?" 
"아니요, 근데 혹시 제 이름이랑 연락처 정보를 어디서 보고 연락 주신건가요?"  
(개인 정보보호법에 관련해 개인정보 출처를 묻는다) 
"(당황..)아, 저 그게 어느 사이트에 고객님이 정보를 남겨주셔서...."  
"죄송한데, 제 개인정보 삭제 요청 부탁드립니다." 
(고객이 삭제를 요청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아... 네, 삭제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뒤론 같은 곳에서 스팸전화가 오지 않는다.

일 때문에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받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번 걸려오는 스팸전화가 여간 귀찮지 않을 것이다. 받았을 때 스팸전화일 경우 그냥 무시하고 끊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다시 걸려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정확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한마디를 통해 앞으로 걸려오는 스팸전화를 차츰 줄일 수 있다. 위의 방법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방법인데 실제로 실험해본 결과 효과가 있었다. 스팸 전화를 받았을 때 조용히 개인정보 삭제요청을 하자, 모두 순순히 개인정보 삭제를 해주었으며, 그 뒤로 확실히 걸려오는 스팸전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콜센터를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거한 표준을 이용한 접근법이므로 양쪽 사람 모두 얼굴 붉히거나, 큰 소리 낼 필요없이 간단히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는 갈등 해결의 '목표'에 집중한 협상법이다. 양측간에 입장의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감정적으로 치달아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양측이 원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엔 나의 동반자 짝꿍과의 갈등해결 사례를 말해보겠다. 

2) 부부싸움을 해결하는 법!

내년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와 나는 미리 집을 구해서 합쳤다. 8년을 사겼고 각자 자취를 하고 있던터라 굳이 미룰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결혼식 전에 일찌감치 신혼생활을 미리보기 하는 중이다. 우리는 둘 다 집에서 프리랜서처럼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거의 24시간 내내 함께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좋기도 하지만 사소한 걸로 다투게 되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집안일이다. 
둘 다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 집에서 끼니를 다 챙겨먹어야 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집에 계속 있다보면(거기다 고양이도 한마리 있다) 당연히 점점 더러워진다. 둘 다 일을 하는 만큼 집안일은 똑같이 나눠서 하자고 정했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안일이 달랐던 것이다. 오빠는 끼니마다 밥을 잘 챙겨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나는 집안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서로가 상대방에게 기대한 바에서 부족함을 느낀 것이다. 서로가 상대방의 집안일에 불만을 느끼게 되면서 둘 다 집안일에 소흘해지자 몇 일 만에 집안이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서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싸움으로 번졌던 어느 날, 한참동안 대화를 하다보니 뭔가 잡히는게 생겨났다. 
오빠는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음식하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이 만든 것을 내가 맛있게 먹어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며, 일하는 속도도 빨랐다. 반면에 나는 주방일에 약간의 공포증이 있었으며,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은데 오빠의 책상이 더러운 것이 마음에 안들었고, 집안에 먼지가 굴러다니는게 싫었다. 
초반에 집을 꾸미면서 내가 크게 프린트해서 우리집 가훈이라며 액자에 넣어둔 글귀가 있다. "잘먹고 잘살자" 이것이 우리의 공동목표였다. 그런데 서로에게 명확히 정해진 의무가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미루고 기대하다보니 잘먹고 잘사는 거 두개가 다 제대로 안됐던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주방일에 관련된 모든 일은 오빠가 맡아서 하고, 집안 청소와 빨래 같은 일은 내가 맡아서 하는 걸로! 어차피 둘 다 해야하는 일을 명확히 나눈 것 밖에 없지만, 그 뒤로 집안이 훨씬 깨끗해졌고, 싸울 일이 적어졌다. 
일을 하다 배가 고프면 
"오빠, 배고파~~~" 
하면 오빠가 밥을 만들어준다.  대신 오빠가 
"오늘 집 청소 좀 해야할 것 같은데?" 
한 마디만 하면 난 군말없이 모든 집을 쓸고 닦는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집중해서 서로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했더니 갈등이 사라졌다. 내가 주방일에 손을 뗀 후로 점점 더 음식하는게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건 뭐 차차 배우면 되지 않겠는가. 

협상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기분 좋게 쟁취하는 행위다. 살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협상해야 하는 순간들이 끝없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 흥분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 다양한 순간에 맞딱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 지 알려준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양쪽이 모두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살면서 겪는 다양한 갈등들을 미션처럼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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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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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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