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가지 문제를 두고 양측이 대립하게 됐을 때 무조건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질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 생각은 틀렸다. 좋은 협상을 통해 양측이 모두 승리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1대 1 교환이 가능하기도 하고, 설득을 통해 힘을 들이지 않고 상대가 스스로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도록 만들수도 있다. 이것이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협상은 양측 모두가 가장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협상을 잘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모두 찾아내어 양측이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 있는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보는 수 밖에!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협상강의 내용을 그대로 책에 옮긴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간단한 협상법을 활용해 어마어마한 금전적인 이득을 보았다고 나온다. 협상이라고 하는 것이 꼭 비즈니스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끌어내야 하는 모든 순간에 협상법이 필요하다. 아이가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 소리를 지르며 혼내는 대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 받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엄마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감정의 동요 하나 없이 미소 띈 얼굴로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협상법 중에 인상깊었던 점을 꼽아보자면, 먼저 '표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의 과거발언이나 정해진 규칙 등을 이용해서 그 말을 지킬 수 밖에 없도록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인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이름하야 , 

1) 귀찮은 스팸전화를 공식적으로 차단하는 법!

자꾸 스팸전화가 걸려온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여기는 ㅇㅇ캐피탈인데 혹시 대출 필요하신가요?" 
"아니요, 근데 혹시 제 이름이랑 연락처 정보를 어디서 보고 연락 주신건가요?"  
(개인 정보보호법에 관련해 개인정보 출처를 묻는다) 
"(당황..)아, 저 그게 어느 사이트에 고객님이 정보를 남겨주셔서...."  
"죄송한데, 제 개인정보 삭제 요청 부탁드립니다." 
(고객이 삭제를 요청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아... 네, 삭제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뒤론 같은 곳에서 스팸전화가 오지 않는다.

일 때문에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받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하루에도 여러번 걸려오는 스팸전화가 여간 귀찮지 않을 것이다. 받았을 때 스팸전화일 경우 그냥 무시하고 끊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다시 걸려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정확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한마디를 통해 앞으로 걸려오는 스팸전화를 차츰 줄일 수 있다. 위의 방법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방법인데 실제로 실험해본 결과 효과가 있었다. 스팸 전화를 받았을 때 조용히 개인정보 삭제요청을 하자, 모두 순순히 개인정보 삭제를 해주었으며, 그 뒤로 확실히 걸려오는 스팸전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콜센터를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거한 표준을 이용한 접근법이므로 양쪽 사람 모두 얼굴 붉히거나, 큰 소리 낼 필요없이 간단히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는 갈등 해결의 '목표'에 집중한 협상법이다. 양측간에 입장의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감정적으로 치달아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양측이 원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엔 나의 동반자 짝꿍과의 갈등해결 사례를 말해보겠다. 

2) 부부싸움을 해결하는 법!

내년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와 나는 미리 집을 구해서 합쳤다. 8년을 사겼고 각자 자취를 하고 있던터라 굳이 미룰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결혼식 전에 일찌감치 신혼생활을 미리보기 하는 중이다. 우리는 둘 다 집에서 프리랜서처럼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거의 24시간 내내 함께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좋기도 하지만 사소한 걸로 다투게 되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집안일이다. 
둘 다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 집에서 끼니를 다 챙겨먹어야 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집에 계속 있다보면(거기다 고양이도 한마리 있다) 당연히 점점 더러워진다. 둘 다 일을 하는 만큼 집안일은 똑같이 나눠서 하자고 정했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안일이 달랐던 것이다. 오빠는 끼니마다 밥을 잘 챙겨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나는 집안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서로가 상대방에게 기대한 바에서 부족함을 느낀 것이다. 서로가 상대방의 집안일에 불만을 느끼게 되면서 둘 다 집안일에 소흘해지자 몇 일 만에 집안이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서로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싸움으로 번졌던 어느 날, 한참동안 대화를 하다보니 뭔가 잡히는게 생겨났다. 
오빠는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음식하는 것을 좋아했고, 자신이 만든 것을 내가 맛있게 먹어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며, 일하는 속도도 빨랐다. 반면에 나는 주방일에 약간의 공포증이 있었으며,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은데 오빠의 책상이 더러운 것이 마음에 안들었고, 집안에 먼지가 굴러다니는게 싫었다. 
초반에 집을 꾸미면서 내가 크게 프린트해서 우리집 가훈이라며 액자에 넣어둔 글귀가 있다. "잘먹고 잘살자" 이것이 우리의 공동목표였다. 그런데 서로에게 명확히 정해진 의무가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미루고 기대하다보니 잘먹고 잘사는 거 두개가 다 제대로 안됐던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주방일에 관련된 모든 일은 오빠가 맡아서 하고, 집안 청소와 빨래 같은 일은 내가 맡아서 하는 걸로! 어차피 둘 다 해야하는 일을 명확히 나눈 것 밖에 없지만, 그 뒤로 집안이 훨씬 깨끗해졌고, 싸울 일이 적어졌다. 
일을 하다 배가 고프면 
"오빠, 배고파~~~" 
하면 오빠가 밥을 만들어준다.  대신 오빠가 
"오늘 집 청소 좀 해야할 것 같은데?" 
한 마디만 하면 난 군말없이 모든 집을 쓸고 닦는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집중해서 서로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했더니 갈등이 사라졌다. 내가 주방일에 손을 뗀 후로 점점 더 음식하는게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건 뭐 차차 배우면 되지 않겠는가. 

협상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기분 좋게 쟁취하는 행위다. 살다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협상해야 하는 순간들이 끝없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 흥분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 다양한 순간에 맞딱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 지 알려준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양쪽이 모두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살면서 겪는 다양한 갈등들을 미션처럼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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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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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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