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 - 1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1권을 드디어 다 읽었다. 한달 좀 넘게 걸린 듯 하다. 종이책으로 살까 말까 오랜 시간 고민하다 결국엔 전자책으로 구매한 토지 전권 세트! 덕분에 자기 전 불꺼진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종이책으로 샀으면 아마도 세트의 무게감에 눌려서 시작도 못해봤을 포스지만, 어차피 전자책이니 잠 안오는 밤에만 야금야금 읽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그래서 진짜로 낮 시간엔 한번도 읽은 적이 없는 토지 1권, 어쨋거나 그 시작을 해냈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등장인물도 어찌나 많은지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지만, 조금 읽다보면 어느새 최참판댁이 있는 그 하동 마을에, 하나같이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에 푹 빠지게 되는 매력이 있다. 덕분에 띄엄띄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예전에 토지를 한번 읽어보겠다며 도서관에서 토지 1권을 빌려온 적이 있었는데, 솔직히 목차만 읽어보고 조용히 덮었던 기억이 있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너무나 방대해서 읽기도 전에 기가 질렸었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드라마를 본다는 가벼운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어떤 사연인지 매일 밤 산속을 헤매며 슬픈 눈으로 꺼이꺼이 울던 구천이가 별당아씨와 함께 야반도주를 하고, 별당아씨의 딸인 5살 서희는 매일 엄마를 찾아오라며 울고불고 난리를 친다. 왈가닥 5살 서희를 돌보며 같이 노는 7살 봉순이가 귀엽다. 무당의 딸이라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 월선이와 용이의 뒤늦은 불타는 사랑과 강청댁의 불꽃 질투를 보는 안타까움, 최참판댁에 숨겨진 과거사들과 이 집안에 뭔가를 노리고 있는 귀녀의 응큼함까지 거대한 서사의 시작이라서 그런지 수많은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탓에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읽어야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흥미로워 지루하지 않다. 

듣자하니 토지는 1권이 제일 재미없다는데, 1권이 이 정도 흡입력이라면 앞으로도 평탄하게 읽을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붙는다. 아름답고 구수한 사투리의 향연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세세한 인물 묘사에 즐겁게 감탄하면서 읽어가고 있다. 이제 19권 남았구나...ㅋㅋㅋ

앞으로도 자기 전에 잠이 안올때에만 이불을 뒤집어쓰고 읽을 예정이다. 그래서 언제쯤 이 서사의 끝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천천히 사람사는 속도로 같이 읽어나가련다. 중간 중간에 만화 토지를 보면서 상상 속의 인물이 만화에선 어떻게 그려졌는지 직접 보는 재미도 동시에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드디어 토지 2권 시작한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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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18-02-08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시려면 절대 중간에 끊으시면 안 됩니다. 저 예전에 10권까지는 꽤 재미있게 읽었는데 바빠서 한참 손을 놓았더니 기억이 잘 안 나서.. 결국.. 털썩 ㅜㅜ 화이팅입니다!

다림냥 2018-02-09 00:36   좋아요 0 | URL
10권까지나 읽었는데 중간에 생각안나서 끊으시면 진짜 안타까울듯요 ㅠㅠ 저도 흐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꾸준히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_+ 꼭 완독해보고 싶네요~ㅋㅋ

칼토스 2020-10-30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기 전자책 보실때 어두운곳에서 이불까지 쓰시고 보시면 눈에 정말 치명타에요ㅠ

다림냥 2020-10-30 10:37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눈건강은 소중하니까 명심할께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