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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살만합니다 - 우리 동네 예술가들과 작업 이야기
이상진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8년 1월
평점 :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청년들이 취업이나 공무원 준비에 바쁜 요즘 같은 시절에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겠다는 건, 어쩌면 배부른 소리처럼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전업으로 삼고 돈을 벌며 살아가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의 저자 이상진은 연남동에 거주하면서 화방을 열고 드로잉 클래스를 진행한다. 직장에 다녔던 그는 많은 고민 끝에 큰 마음을 먹고 화가 겸 작가를 전업으로 삼게 되었다. 아내와 자식이 있기 때문에 더 큰 용기가 필요했던 그는 결국은 잘 해낸 것 같다. 꾸준히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회사에서 받던 월급만큼 혹은 그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고, 여러 예술가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해서 이렇게 책까지 낸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주변에 있는 여러 예술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을 그림으로 담아낸 책이다. 아내와 연남동 집 근처를 산책하며 우연히 알게된 구두 공방 대표, 거기에 놀러갔다가 알게 된 수제화 제작자, 동네의 1인 미용실 대표, 저자의 공방 2층에서 음악작업을 하는 친구들, 그의 블로그 이웃인 화가들 등 주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먹고 산다는 것이 멋져보이긴 하지만 생각만큼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
그가 찾아다니며 인터뷰 한 사람들이 모두가 유명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다. 연남동에 공방이 많이 위치한 탓도 있지만 대부분 동네에서 오다가다 알게된 동네 예술가들이다.
연남동의 1인 미용실 무어의 대표는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했는데 원하던 전공이 아니다 보니 고민을 하다 우연히 미용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막상 시작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그 길로 미용의 길로 접어들어 최근에는 1인 미용실 까지 오픈하게 되었다. 그는 특이하게 미용실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서비스 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마다 고객들을 초대해서 무료로 파티를 열기도 한다. 자신의 미용실을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놀이공간이라 느낀다며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면 일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 것 같지 않다.


예술가로 살만합니다
자신만의 작업공방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부럽다. 자신이 만든 예쁜 소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특기를 되살려 클래스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그 일을 통해 굳이 많은 돈을 벌지 않더라도 즐거울 것 같다. 책에는 여행작가 인터뷰도 나오는데, 내심 여행작가가 최고의 직업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여행도 하고 돈도 버는 꿩먹고 알먹고의 일이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단다. 여행 계획도 더 꼼꼼하게 세워야 하고, 일이다보니 자유롭게 즐길 수없어 힘든 점도 있다고 했다. 겉모습만 보고 쉽사리 전업으로 삼기엔 고려할 점이 많다고 한다.
예술가로 사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어찌 즐겁기만 하겠는가. 어려움이 있어도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 나도 내 일을 좀 더 사랑해줘야겠다. 생각해보면 나도 꽤 내 일을 좋아하는 편인데, 단지 일이라서 하기 싫을 때도 많다. 뭐든지 장인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예술이 되는거지, 내가 못하는 것에 눈독 들일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봐야 겠다.
나도 언젠가 내 분야에서 예술가로 거듭나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