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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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혼자 감자를 키워먹으며 살아남은 주인공의 이야기인 전작 《마션》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달이다. 달에서 실제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 가능 여부를 떠나 달 환경에 대한 설명과 도시 아르테미스의 설계도가 너무 디테일해서 실제로 그 곳에 갔다온 것만 같다. 잘 쓰여진 SF 소설은 실제로 과학발전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얼마전 너무나 감명깊게 읽은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의 작가 아서 c. 클라크의 SF 소설들은 실제로 우주 탐사 기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1960년대의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세심하게 우주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어릴 때부터 이들 SF 거장들의 도서를 탐독했다는 앤디 위어도 그에 못지않게 아주 디테일하게 달의 도시 아르테미스를 묘사하고 있다. 
달은 지구 중력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기에 통통 튀어다닐 수 있고, 관절염이나 다리 장애도 잊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느끼고 사는 내 몸의 무게가 달에서는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게 대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6살때부터 달에 살았던 재즈는 자신이 지구로 돌아가면 중력병에 걸려 일어나지도 못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 순간 책을 읽는 내 몸뚱아리가 무척 무겁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복잡하게 난무하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허무맹랑하지 않은 것 같아 실제적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 특히 아르테미스의 주인공 재즈의 재기발랄하고 천재적인 매력이 소설을 시종일관 유쾌상쾌하게 만들어주어 내내 재미난 SF 액션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아르테미스는 달을 배경으로 하는 SF 범죄 스릴러 소설이다. 재즈는 달에서 최하층에 속하며 겨우 한 사람 들어가서 누울 수 있는 관처럼 생긴 곳에 산다. 그녀는 어떻게든 돈을 벌기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일거리를 받는데, 그녀의 원래 직업은 지구에서 온 물건을 사람들에게 배달해주는 포터이다. 그녀에게 가장 짭짤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일은 바로 밀수인데, 아르테미스에서는 수입 금지된 품목이지만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중간에서 밀수하여 웃돈을 받고 넘기는 일이다. 그런 그녀의 가장 VIP손님은 지구에서 사업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달로 이주해 온 트론이라는 사업가다. 그는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는데, 그의 딸 레네는 사고로 두 다리를 잃어 목발에 의지하며 산다. 지구에서는 두 다리를 다 잃었을 경우 휠체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달에서는 중력이 약해 다리가 없어도 목발만으로 두 다리가 있는 것처럼 사뿐사뿐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트론이 어느 날 재즈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게 된다. 자신이 계획하는 사업에 도움을 주면 100만 슬러그를 준다는 것이다. 달은 국가가 아니라서 지구와는 다른 화폐인 슬러그라는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데, 어쨋든 재즈가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큰 돈이었다. 엄청나게 큰 돈을 준다는 소리에 재즈는 덥썩 제안을 수락하게 되지만, 그 안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큰 범죄조직의 그림자가 연관되어 있었고. 재즈는 점점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앤디 위어의 소설을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점이 있다. 그의 소설 주인공들은 결코 포기를 모른다는 것! 도저히 안될 것 같은 일에도 결코 포기하는 일이 없다.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남은 주인공이 생을 포기하지 않고 몇 년동안이나 살아남고자 최선을 다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르테미스》의 재즈도 결코 포기란 없다. 이제 끝났구나 싶어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고, 결국은 돌파해낸다. 
그리고 생명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다뤄진다는 것!! 《마션》에서 화성에 남은 한 사람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화성에 다시 로켓을 보내 구해낸다는 것에서 엄청 충격어린 감명을 받았었다. 어느 한사람의 생명도 허투루 다뤄지지 않는다. 《아르테미스》는 거대한 범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죽는 사람은 아주 소수다. 심지어 적 조차도 쉽게 죽이지 않는다. 앤디 위어는 생명 존중 사상이 강한 사람인가 보다. 

특히 아르테미스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책에서 주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전부 여자였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재즈를 비롯해서 달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행정관 응구기도 여자, 범죄기업의 대장 산체스도 여자였다. 남성들이 오히려 여자주인공 재즈를 도와주고 받쳐주는 인물로 나오는 것이 신선하면서도 맘에 들었다. 더 놀라운 건 우주를 개척한 국가가 미국이 아닌 케냐로 나온다. 가장 못사는 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가 우주를 정복한 중심국가가 되다니 놀라운 발상이다. 그래서 주인공 재즈도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이다. 저자에게서 뜻밖의 박애주의와 페미니즘을 느꼈다고나 할까ㅋ 

《아르테미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재밌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달이라는 낯선 공간에서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액션은, 지구의 범죄소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머리회전이 필요하다. 과학상식이 부족하다는 건 바로 죽음과 연결되니까. 한 순간도 공기와 기압, 온도 등을 염두해두지 않을 수 없다. 달에서 산다는 건 정말 많은 과학상식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달에서 푸른 모습의 보름지구가 동그랗게 뜬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으니까.
6분의 1의 중력으로 훨훨 날듯 뛰어다녀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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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들린 목소리들
스티븐 밀하우저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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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는데 수 많은 밤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500페이지 가까운 두께 때문이기도 했지만, 1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은 거의 모든 이야기가 매우 기묘해서 한번에 여러 편을 몰아서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매일 밤 자기 전에 초코렛을 하나씩 꺼내먹듯 단편 1~2개 정도씩을 읽어나갔다. 제목을 보고 환상적인 느낌이 가득한 공포소설 종류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철학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신도 부러워한 필력을 가진 작가라는 소개를 보고 스티븐 밀하우저라는 저자에게 처음 관심을 가졌었는데, 읽다보니 실제로 필력이 대단하기는 하다. 어쩌면 흔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접근해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거나, 혹은 이미 유명한 <인어공주>나 <라푼젤> 같은 동화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동심을 깨부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밤에 들린 목소리들》의 첫 번째 단편 『기적의 광택제』부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느 날 우연히 수상한 방문판매자에게 거울 광택제를 사게 된 남자는 그 광택제의 독특한 효과를 알게 된다. 바로 거울에 광택제를 바르고 거울을 보면 늙고 활기없던 자신의 모습이 젊고, 활기차보이고 심지어 멋져보이기 까지 하는 것이다. 거울에 비친 것은 모든 것이 마치 자체 뽀샵을 거친 것처럼 아름답고 빛나보인다. 그렇게 남자는 거울에 미쳐가기 시작하고, 오직 광택제 발린 거울 앞에서만 생기를 얻으며 온 집안을 거울로 도배하기 시작하는데...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광택제를 통해서 보는 거울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까란 생각을 해봤다. 난 문득 요즘 시대의 SNS 같은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거울로 보는 실제 모습이 아니라 핸드폰 자체 필터를 거쳐 눈이 커지고 턱이 깎인 아름다운 내 모습이 진짜라 믿고 싶은 심리 같은거? 자신의 제일 즐거웠던 경험, 혹은 자랑하고 싶은 멋진 모습만 잔뜩 찍어서 올리면 그게 정말 자기모습 같기도 하니까, 그렇게 화려한 자신에게 현혹되어 중독되다가 자신의 실제 우울하고 비참한 모습을 맞이했을 때의 괴리감 같은 느낌, 뭐 그런거 말이다. 

저자는 기묘해 보이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자유자재로 풀어내며 독자들이 자기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도록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에서 문득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내게는 『우리의 최근 문제에 대한 보고서』 와 『젊은 가우타마의 쾌락과 고통』 같은 이야기들이 그랬다. 두 이야기는 사람이 너무 아무런 문제없이, 고통도 어려움도 없이 살아가기 시작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
 『우리의 최근 문제에 대한 보고서』는 어느 한 마을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자살유행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엔 학생들이 관심받기 위해 하나 둘씩 자살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점점 자살하는 연령대가 높아지고, 다양해지며 마을에서 아무문제 없이 잘사는 부부가 파티 후 나란히 자살을 하기도 한다. 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떠나고 싶다는 말을 남긴 채. 이 단편은 보고서 형식처럼 사람들의 자살의 이유가 어쩌면 너무나 평온하고 아무 문제 없는 마을에 살아서라고 난데없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보고서에서 내세우는 앞으로의 자살방지 대책을 들어보면 참 황당해서 혀를 내두름직하다. 
『젊은 가우타마의 쾌락과 고통』 은 싯다르타의 실제 삶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로 보인다. 궁에서 아무런 고통과 모자람없이 자라온 가우타마 싯다르타는 세상의 모든 슬픔과 노화, 나쁜 것으로부터 차단된 채 살아왔다. 오로지 즐거운 쾌락만이 그의 삶을 채우고 있다. 심지어 나뭇잎이 나무에서 떨어진다거나, 어떤 사람이 자신 앞에서 운다거나, 늙은 노인조차도 한번도 본 적없이 너무나 퓨어한 세상에서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오로지 행복밖에 몰라야 할 것 같은 그가, 근심에 빠진다. 오히려 슬프고 고통스러운 것에 매혹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 궁을 떠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고, 부처와 같은 깨달은 자가 되었는지 그 시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독특하면서도 극단적이고 또한 흥미롭다. 있음직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상력의 극단에서 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환상적이면서도 기이하다. 그럼에도 단편마다 그 나름의 작가철학이 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저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를 쓴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밤에 들린 목소리들》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나 또한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읽었고, 하나하나 시간을 두고 꼭꼭 씹어먹어야 겨우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눈이 스르르 감겨 도저히 못 읽어내겠기에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그래도 책 끝장을 덮고 나니 뿌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전혀 새로운 세상을 접해본 듯한 야릇한 기분도 들고, 살면서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신기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으니까. 

극단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기묘함을 맛보고 싶은 사람은 한번 도전해보시길. 
대신, 매일 한 편씩만 꺼내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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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창업하라 - 빈손에서 성공하는 새로운 창업전략
조 풀리지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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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콘텐츠가 재산이 되는 시대다. 파워 블로거, 인터넷방송 BJ, 유튜버, 팟캐스트 진행자 등 이제는 개인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통해 누구나 유명인이 될 수 있고, 직장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그만큼 콘텐츠 발행이 쉽고 자유롭기 때문에 온갖 잡스러운 콘텐츠들도 난무하는 실정이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꽃을 피우는 개인들이 있다. 

최근 팟캐스트 방송으로 대박이 나서 데뷔 후 가장 바쁜 나날들을 살고 있을 방송인 김생민 같은 경우도 자신만의 짠돌이 기질을 훌륭하게 콘텐츠로 재미나게 바꿔낸 사례다. 청취자들이 보내준 수입과 지출내역, 미래 계획등을 보면서 꽤 꼼꼼하고 성실한 재무상담과 함께 영수증의 자잘한 소비항목 조차 하나하나 따져가며 "이건 잘한 소비네요, 그뤠~잇", "노노, 이건 스튜핏!" 을 외치는 그의 방송은 은근슬쩍 중독성이 있다. 오디언스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례의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보며 공감하기도 하고, 김생민의 스튜핏! 외침에 뜨끔하며 어느 순간 절약을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꾸준히 팟캐스트 1위를 차지하더니, 얼마 후 공중파로 진출했고, 김생민의 2번째 인생의 막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오랜 기간동안 리포터로만 활약해왔던 그는 생애 처음 수많은 CF도 찍고, 짠돌이 기질을 되살려 짠내투어 같은 예능도 진행하는 중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어떤 식의 콘텐츠로 살려내느냐에 따라 마냥 쫌생이나 구두쇠 이미지로 머물수도 있고, 그걸 콘텐츠로 활용해 제 2의 인생을 살 수도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 같은 기획은 누가 생각해낸 걸까, 생각할수록 아주 기가 막힌 아이디어인 것만은 분명하다. 

《콘텐츠로 창업하라》는 잘나가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콘텐츠를 활용한 창업에 도전한 지은이가 사업에 성공한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내 콘텐츠를 들려줄 오디언스를 정확히 짚어내 스위트 스폿을 찾아내고, 콘텐츠 틸트, 즉 나와 비슷한 콘텐츠를 가진 경쟁자들을 비교분석해 새로운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 주제는 비슷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1년이든 2년이든 장기적으로 보고 오디언스가 원하는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 말그대로 오디언스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제품 홍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홍보위주로 콘텐츠를 작성했다가는 오히려 오디언스를 잃을 수도 있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전문성을 더해 오디언스가 궁금해하고 필요해할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그들을 계속해서 잡아두는 길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키워드 트렌드를 살피며 최근에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키워드를 찾고, 해당 키워드에 최적화한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생각에는 개인이 콘텐츠를 활용해 창업을 하는 수준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관해 꾸준히 발행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지 않고, 그 상황을 스스로 즐기면서 해야 오랜시간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정말 대단한 블로거나 유튜버들을 자주 본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려면 대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스스로 그 일을 무지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생각되는 고퀄리티의 콘텐츠들이 개인들에게서 쏟아진다. 그래서 오히려 기업들이 개인 블로거나 유튜버들에게 체험을 맡기고,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기도 한다. 사실 나는 《콘텐츠로 창업하라》가 일반적인 개인이 소소하게 자신만의 콘텐츠를 통해 창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위주로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 콘텐츠 마케팅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들이 주로 많이 제시 되어 있는터라 좀 아쉬웠다.

어찌됐든 콘텐츠가 가장 큰 재산인 시대가 왔다. 나도 나만의 킬러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아직 블로그 조차도 제대로 운영한지 얼마안된 병아리 블로거라 갈 길이 멀지만, 뭔가 꾸준히 읽고 기록하고 써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오늘도 또 하나의 리뷰 콘텐츠를 작성했구나!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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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5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도로 읽는 아시아 - 지정학적 이슈로 보는 아시아의 역사와 미래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외 지음, 조민영 옮김, 기욤 쇼 지도제작 / 시공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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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세계지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어디쯤 붙어있나 그것만 찾아봤던 것 같다. 큰 대륙 끝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한국을 보면서 '이렇게 작다니!'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엔 솔직히 지도를 보면 유럽쪽만 찾아봤었다. 가고 싶은 나라들이 가득 모여있는 곳, 언제든 떠나고 싶은 꿈의 그 곳, 그러다보니 오히려 아시아쪽 지도는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 나라가 속해있는 동아시아 대륙에서 내가 아는 거라곤 항상 거론되는 이웃나라인 중국이나 일본 혹은 여행지로 많이 찾는 태국이나 필리핀이 어디쯤 붙어있는지 정도였지, 사실 그것 말고는 아는 것도 딱히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지도로 잘 정리된 아시아를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보게 된 책이다. 《지도로 읽는 아시아》는 아시아 지도 위에 갖가지 주제로 쉽고 보기 편한 인포그래픽을 표현해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내가 잘 몰랐던 아시아 각 나라들의 역사라던가, 현재의 경제상황과 환경에 대해 콕콕 찝어주니 꽤 흥미로웠다. 




책은 중간중간 각 나라에 포커스를 맞춰 특정 나라의 전체 지형과 함께 역사와 문화, 현재 문제되는 쟁점들을 최신이슈까지 함께 알려준다. 특히 우리의 주변국이 아닌 태국, 라오스, 인도, 베트남 같은 곳들은 사실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한 그 나라의 세부적인 특징들을 자세히 알기가 쉽지 않은데 각 나라별로 세부적인 내용들을 자세히 설명해줘서 좋았다. 각 나라의 경제와 문화는 확실히 지리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음을 책을 통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지도로 읽는 아시아》는 각 나라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에 관해 아시아의 나라전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수치들도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알수 있어 좋다. 이 그림은 나라 별 군대 총 병력수를 나타낸 인포그래픽인데 중국과 인도처럼 인구많은 나라 뒤를 바로 이어 3위를 차지한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군사비는 하위권에 속하는데 군대 총 병력수는 최상위권에 속하다니 참 대단한 곳이다. 



특히나 책을 보다가 쓴 웃음을 감추지 못했던 부분, 바로 각 나라의 부패지수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전 세계를 통틀어 분석한 수치에서 북한이 당당히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 저 중에서 대한민국은 상위 25%정도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위권을 차지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나, 가장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 덴마크나 핀란드는 나라가 얼마나 청렴한 수준인지 궁금하다. 

어떤 나라를 생각할 때 어디에 위치하고 있고, 현재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고 그 나라를 바라보는 것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정보들을 보기 쉽게 잘 정리해서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은 그래서 참 소중하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각 나라들에 대해 궁금하고, 거기에 아울러 동아시아의 흘러가는 정세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페이지가 팍팍 넘어가는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왠지 뇌가 똑똑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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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2-04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도책은 고등학교 졸업이후 안 보는 걸로 알았는데, 이 책이라면 호기심이 생기네요 ‘뇌가 똑똑‘해질 것 같아요^^

다림냥 2017-12-04 21:34   좋아요 0 | URL
평소에 잘 알 수 없는 아시아 나라들의 정보들을 자세하게 알려주니 흥미롭고 좋더라구요ㅋ 궁금증이
많이 해결됐어요 ㅋ
 
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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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 말고,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이야기 말고, 
어떤 장점으로 인해 비로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 받는 이야기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어 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작가 수상소감 중에서 p. 99>

정채봉 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들의 이견없이 결정되었다는 《바람을 가르다》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다. 책에는 <바람을 가르다>, <천둥 번개는 그쳐요?>, <해가 서쪽에서 뜬 날> 세가지 동화가 실려있다. 세 편 모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말에서 처럼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소소하게 담겨있다. 

첫번째 이야기 <바람을 가르다>에 나오는 찬우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아이다. 엄마는 찬우가 학교에 가서 혹시나 다치진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 걱정이 많은데 그런 찬우의 보디가드 같은 친구 용재가 나타났다. 무엇이든 대신 해주려고 하는 엄마와 달리 용재는 덤벙대긴 하지만 찬우가 뭐든지 직접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을 과보호 하는 엄마 때문에 항상 자신감이 없었던 찬우가 오히려 서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용재 덕분에 용기를 가지게 되는 이야기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이 정말 예뻤다. 

두번째 이야기 < 천둥 번개는 그쳐요?>는 장애인 오빠를 둔 여동생 이야기다. 얼마전 읽은 <마이 시스터즈 키퍼>에서 처럼 집안에 아픈 아이가 있으면 집안의 모든 관심은 줄곧 아픈 아이에게로만 향하기 마련이다. 오빠가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복지관에 데려다주는 일을 맡고 있는 여동생은, 어느 날 학교 앞 교문에 있어야 할 오빠가 없어진 것을 알고 걱정하며 온 동네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오빠가 없어진 것이 자기 탓인 것만 같아 너무 불안하고 속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은 오빠를 돌보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인 것 같아 한켠으론 서러운 마음이 복받치는 아이의 마음을 가슴 찡하게 담아낸 이야기다. 

세번째 이야기 <해가 서쪽에서 뜬 날>은 학급에 장애아가 있는 학교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다. 자폐를 지닌 유빈이는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내내 울어댄다.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무슨 수를 다 써봐도 아이는 계속 더 크게 울어댈 뿐이다. 선생님은 자신의 지도방식과 겉모습이 카리스마 있다고 여겨 항상 엄한 모습을 유지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 유빈이를 대하는 것을 보며 자신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면서 유빈이가 가진 장점과 귀여운 면을 알아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순수해서 더 예쁘고 감동스러운 이야기들이다.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본인과 주변 사람에게 힘든 짐이 될 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스며들어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개성으로 볼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둘러싼 에피소드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순수하고 예쁘게 담아낸 동화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순수하고 밝게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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