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외로움은 가장 고통스런 질병 중 하나.

외로워서 술을 먹고 화를 내고 목숨을 끊는다.

다른 고통의 병들이 그러하듯 치료가 어렵다.

외로운 사람들을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유다.

내 주변의 외로운 사람들을 보는 일이 힘들다.

어쩌지도 못하는데 자꾸만 내게 어떻게든 해보라고 보채는 그사람들.

힘에 부치는 일들을 내게 던져주고 어쩌는지 보겠다고 룰루랄라인 어떤 존재가 있는 것 같아 공연히 그를 원망한다.

당신은 나의 위로가 필요없는 경쾌한 삶의 소유자인가.

나를 위로할 기운을 가진 씩씩한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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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내가 너무 번역에 예민한 거 아닌가 우려가 되기 시작한다. 번역이 거슬려 책읽기가 싫은 빈도가 너무 잦아지고 있다. <새겨 들어> 어딘가에서 곧 이 말이 쏟아져 내릴 것 같다. 좀 아니다 싶어도 알아서 그 진의를 파악하면 될 것을 뭐 문맥 하나하나 시시콜콜 시비냐고. 그런데 문학은 왠지 그게 아닌 거 같아서....

본문 중에 이런 구절

  '....나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인질로 잡아두지 않고도 남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아, 정말 이 세상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휴가를 산과 바다로 동시에 갈 수 없어 하나를 선택해야 하듯이 사람들은 선택당한다. (문제의 문장!) 이 세상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우리 마음에 드는 사람이 선택되게 마련이다......'

어둡고 소외된 삶 속에서 관심과 애정이 결핍된 아이가 우연찮게 자기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주는 사람들을 만나 놀라며 생각나는 것을 기술한 부분이다. 아이가 화자인 이 책은 대부분의 표현이 직설적이며, 가끔 엉뚱하기는 해도 단순하다. 그, 런, 데,  저 마지막 문장은 무엇인가!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황무지를 만난 것처럼, 나는 저 문장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눈을 꿈뻑거려야 했다. 이 어이없이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이 혹시 뭔가 심오한 의미를 품고 의도적으로 쓰여진건가 조심스러워 갑갑한 마음으로 읽고 또 읽어야 했다. 그러나 자꾸만 오역이라는 의심이 든다. 번역하는 사람이 뭔 소리인지 몰라서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 문장이라는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

이런 저런 거슬리는 몇 문장들을 뒤로 하고 이 책의 읽기를 마쳤다. 아이의 외로움이 충분히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이 영화가 되어 다시 내게 왔으면 하는 엉뚱한 바램을 가지는 것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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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일년으로 한시간으로 일분으로 쪼개놓건 말건

시간은 끊어지지 않는 질긴 나일론 실처럼 주욱 이어지고 있다.

막상 새로울 것이 없는 한 해가 하루가 아침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이렇게 냉소적인 나와는 다른 느낌이었으면 한다.

이 하루의 의미가 이 아침의 의미가 당신에게는

신선한 우유같은, 긴긴 칩거 끝의 외출같은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어디에 있는 어떤 모습의 존재이건

당신에게 그런 좋은 바램을 선물하고 싶다.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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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를 미처 다 끝내지 못하고 새로운 책을 집어들었다.

'새들,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고 딱 내 취향이다 싶었던 로맹 가리.

필명으로 정체불명의 작가가 되어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었던 그의 마음을 십분의 일쯤은 헤아릴 듯도 하다.

가능한 한 거침없이 정직하고자 하는 바램이 책의 전반에 느껴진다.

'조금 특별한 아이'의 시선으로 글을 씀이 성장소설로는 새로울 것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역량으로 무언가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진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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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맞고 싶다.

잘 차려진 음식상을 준비하고 정갈히 청소도 해 두고 다정한 마음의 손님들을 맞아들이고 싶다.

그들이 가져온 작고 정성스런 선물들을 함께 펼쳐보며 즐거워 하고

사는 얘기 궁금한 얘기 나누며 긴긴 밤을 보내고 싶다.

아침이면 늦으막히 깨어 얼큰한 김치국과 따듯한 밥으로 해장을 하고

화사한 유자차도 한 잔씩 나눈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들을 배웅하고 싶다.

그리고는 공연히 뿌듯한 마음이 되어 나만의 생활로 돌아오고 싶다.

나, 정말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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