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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서양세계 특히 미국에서 만연하는 이러한 정신계도형 책들을 혐오하는 사람으로서, 무슨 마음으로 이 책을 샀는지 모르겠다. 알라딘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중에 눈에 잔 가시처럼 걸려든 이 책의 제목때문이었을까? 그래, 난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불량식품 청량과자를 먹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역시나 앞부분에 등장하는 지은이의 성과 자랑이 지겨웠다. '헤이구, 그럼 그렇지.'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욕구가 용솟음친다. 어쩌면 이제 나도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내 방에 내 집에 쌓여가는 쓰레기들, 그리고 내 맘에 켜켜히 쌓여가는 묵은 것들... 그렇게 홀라당 버리고 나면 뭔가 달라질 것도 같다. 대대적인 '버리기'가 시작되었다. 한 며칠 묵은 잡동사니들과 씨름을 하고 나니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버릴 물건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신바람이 났다. 막연히 나쁘다고만 알고 있는 어떤 물질,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같은 것이 몸 안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개운함을 만난다.
이 책의 미덕은 당신으로 하여금 무언가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 그러한 기회를 빌어 얼마나 변화하는가는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