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해고도에 위리안치하라 - 절망의 섬에 새긴 유배객들의 삶과 예술
이종묵.안대회 지음, 이한구 사진 / 북스코프(아카넷)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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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리안치(圍籬安置)”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상당히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용어다. 위리안치는 유배객이 머무는 집(적거지)의 지붕 높이까지 가시나무를 둘러치고 그 안에 유배객을 유폐시키는 형벌이다. 죄인을 외부와 완전히 격리시켜 개구멍 같은 작은 틈으로 먹을 것을 넣어 주어 목숨을 연장하도록 했다고 하니, 상상만 하더라도 얼마나 잔혹한 형벌인지 짐작이 갈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사기’에 유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배는 오래된 형벌의 한 종류다. 유배는 중죄를 저지른 자를 먼 곳으로 격리시키는, 사형 다음가는 무거운 형벌이었다고 한다. 정쟁이 끊임없이 이어졌던 조선 시대에는 유배형도 함께 늘어나, 15~16세기에는 벼슬아치 4명 가운데 1명꼴로 유배를 당했다고 하니, 수치상으로보면 당시 왕실 내부 권력투쟁이 심했을 때는 왠만한 벼슬아치들은 한 번쯤 유배를 경험해봤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런데 위 유배형 중에서도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절해고도로 유배로 보내 위리안치를 시키는 것은 생명을 강제적으로 빼앗은 것은 아니지만, 목숨만 유지시켜준 것이지 전혀 행동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아 거의 사형에 가까운 중벌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유배를 온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고, 중죄를 범한 경우는 노비의 신분으로 노역에 동원되기도 하였다. 이 정도면 신체적인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불안과 고통이 더했을 것으로 보인다.

 

위리안치를 당한 사람들은 일반 서민들이 아니다. 한때는 권력의 중심부에 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생활이 더욱 궁금해진다. 과연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했을까, 절해고도의 삶과 생활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이종묵, 안대회 교수와 사진작가 이한구는 유배객의 자취를 좇아 14개의 유배의 섬을 찾느다. 위도, 거제도, 교동도, 대마도, 진도, 백령도, 제주도, 흑산도, 녹도, 남해도, 신지도, 임자도, 추자도 등이 바로 그 섬들이다.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 ‘좌절로 얻은 마음의 평화’ 에서는 위도와 이규보, 거제도와 이행, 교동도와 연산군, 광해군, 나로도와 이건명, 조관빈, 대마도와 최익현을, 2부 ‘유배지에서 이룬 학문’ 에서는 진도와 노수신을, 백령도와 이대기, 제주도와 조정철, 흑산도와 정약전, 녹도와 신헌을, 3부 ‘작가 정신과 예술혼’ 에서는 남해도와 김만중, 신지도와 이광사, 임자도와 조희룡, 추자도와 안조원을 이야기하고 있다.

 

짧게는 20여일부터 길게는 27년까지 섬에서 머문 기간도 다르고, 편안하게 지내다 간 이가 있는가 하면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한 이도 있었으며, 유배지에서 쓸쓸한 생을 마감한 이가 있었고, 유배지에서 돌아와 오히려 더 높은 벼슬을 한 이도 있었으며, 유배지에서 예술혼을 불사르고 학문적인 위업을 달성한 이도 있었다.

 

유배지에서 학문적,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것들을 할 수 없는 행동의 제약 속에서 그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학문과 예술이라고 생각하면 서글프기도 하다. 한 인간으로서 유배지에서 그들이 겪었을 고통과 슬픔, 생을 초월한 듯한 자세와 열정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질긴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 그들은 가고 없다. 사진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든 절해고도의 섬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누구라도 저 섬에 있으면 시인이 될 것 같고, 화가가 될 것 같고, 작가가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위리안치를 당한 채 하루 하루를 살아야 했던 이들을 생각하면, 세상일이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몸은 자유롭지만 마음은 절해고도의 섬에 위리안치된 것이 아닐까. 복잡하고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바쁘다, 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구겨넣으며 자신을 위리안치 시키는 것은 아닐까. 몸은 위리안치되었지만 영혼이 자유로웠던 유배객들이 더 자유로웠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의 조명을 잘 받지 못했던 유배객들의 삶과 생활을 풍부한 사료와 글,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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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연필을 가진 꼬마곰의 모험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5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오미숙 옮김 / 현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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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그림책이다. 앤소니 브라운은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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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5 : 불사조 기사단 (2disc) - 할인행사
데이빗 예이츠 감독, 다니엘 래드클리프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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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보기 시작하니 시리즈라서 계속 사서 봐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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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Paperback) Harry Potter 미국판-페이퍼백 2
조앤 K. 롤링 지음 / Scholastic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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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봤으니 2편을 볼 수 밖에^^ 왜 그리도 말이 많았는지를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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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 애니메이션 그림책
황선미 지음, 오돌또기 그림 / 사계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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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긴 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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