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 유대인은 선택받은 민족인가 고정관념 Q 8
빅토르 퀘페르맹크 지음, 정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유대인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수전노, 매부리코, 랍비,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시오니즘, 중동분쟁 등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유대인들을 직접 경험하고 얻은 것들이 아니라, 널리 알려진 것들을 통해 알게 모르게 나의 사고를 형성하게 된 것들이다. 고정관념인 것이다.

유대인만큼 많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민족도 없을 거라고 본다. 아마 이는 전 세계 인구의 1.5%가 채 안되는 유대인이 세계 경제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정치 등 다방면에서 놀라울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대인에 대해서는 머리가 비상하고 사업적인 수완이 뛰어나다는 좋은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유대인 박해라는 역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유대인은 어떤 민족이었을까. 그들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가 유대인들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은이는 그와 같은 생각에서 우리가 유대인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통념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진정한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지은이는 책의 앞부분에서 유대인이라는 단어는 고대 불어에서부터 경멸적인 어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당시 기독교도에게는 금지되었던 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대인이라는 단어는 현재 우리가 고정관념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수전노나 돈벌이에 악착스러운 사람과 동의어가 되었고 19세기 중반 반유대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유대인이라는 말에 들어 있던 경멸적인 어감이 한층 더 강해졌으며, 그와 더불어 유대인이라는 단어에서 여러 가지 경멸적이며 모욕적인 말들이 새롭게 파생되었다고 한다. 아주 짧은 내용이지만 유대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형성되게 된 역사적 계기를 아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유대인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하여 ‘유대인로비가 존재한다’는 내용까지 총 17개의 주제에 관하여, 유대인의 역사, 유대인의 특성과 전통, 유대인의 사회와 경제라는 3개의 장으로 나누어, 유대인에 관한 몇몇 통념들이 멋대로 꾸며낸 것이며 아무런 근거도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기존에 우리가 유대인에 관해 가지고 있던 통념들 중 대표적인 것들을 간추려 잘 정리하고 있다. 여러 개의 주제에 대해 짤막짤막하게 설명하여 간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어떤 설명에서는 너무 간단하지 않나 할 정도로 축약되어 있어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답답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번역서이다보니 지면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이왕이면 번역자가 유대인에 관련된 역사를 기본적인 내용으로 미리 설명을 해주면 글을 읽는데 무리가 없지 않을까 한다. 주제별로 다루어지다보니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여기저기 내용들이 중복되고 흩어져 있어 기초적인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되는 글들이 전적으로 옳다고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유대인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생각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의심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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