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는 올해 5살이 되었습니다. 3살 때부터 '새벽'과 '비오는 날'을 보았습니다. 지금도 가장 좋아 하는 그림책 중에 하나입니다. 비가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 빗물이 흘러내리는 모양, 지붕 위로 내리는 빗줄기, 그 빗물들이 모이는 홈통, 그리고 비에 젖은 계단 하나하나까지 관심을 보이고 뭐냐고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온 마을에 비가 내리는 장면을 무척 좋아합니다. 우산을 쓰고 뛰어다니는 사람들, 단숨에 굴러 떨어져 홈통으로 쏴아 흘러나오는 장면에서 무척 신기해하고 신나 합니다. 배를 띄우는 것도 좋아하고요.
온 들판에 내리는 비...날아가는 새 떼..그리고 바위 위를 종종거리는 들쥐들...반대편에서 바라보고 있는 작은 토끼들..연못의 개구리들의 부산한 움직임,,,쉴새없이 흘러 작은 폭포를 이루고....바다에 이르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따라갑니다. 그리고 새들의 목욕, 아이들의 진흙탕 장난이나 웅덩이의 조각 하늘을 뛰어 넘는 일도 곧잘 흉내내곤 합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에서 화분에 화초가 싹이 트는 것까지 확인을 합니다. 그리고 잠이 들곤 했지요.
'비오는 날'에는 아이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아주 세밀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숨어 있지는 않지만, 비오는 날의 분위기와 아이와 함께 할 따뜻한 풍경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을 아이와 함께 찾아 공감해나가는 것이 이 그림책의 미덕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함께 찾을 수 있다면 어느 나이의 아이라도 즐겁게 읽을 것입니다. 아울러 표지에서도 물웅덩이에 있는 하늘과 구름과 사람 사는 집들을 아이가 찾아내고 즐거워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