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는 이제 5살입니다. '새벽'과 '비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특히 새벽은 아주 어려서부터 좋아했습니다. '조용하다...고요하다...싸늘하고 축축하다...'라고 글을 읽어주면 글 위의 그림에 손을 대어보곤 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운이에게 나무를 알려주고 물을 알려줍니다. 그러면 운이는 다음 장에서 나무 아래에서 자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할아버지와 손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행히도 운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삽니다.
달빛이 부서집니다. 배가 보입니다.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운이도 압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호수가 몸을 떤다고 하면서 자기가 실바람이 되어 호수와 같이 몸을 움직입니다. 물안개. 박쥐의 비행. 개구리..새소리...할아버지가 손자를 깨워 물을 길어오고 불을 피웁니다. 왜냐고 운이가 묻습니다. 따뜻한 밥을 짓기 위해서라고 말해 주지요. 두 사람은 담요를 개고 배를 호수로 밀어넣습니다..영차 영차 힘을 써야 합니다.
운이도 같이 힘을 쓰고 땀을 훔치며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삐걱 삐걱 소리를 내며 배가 나아갑니다 ..점점 멀리...아이는 드디어 해를 보게 됩니다. 앞에서 보았던 달과는 다른 느낌으로요. 그리고 마지막 장(책 표지 안쪽면 말입니다. 거기 6개의 파란색 줄이 있는 페이지)을 넘기고 고요하고 축축하다는 말을 살며시 중얼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