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홍 님의 글은 아이들의 감정이나 생각이 아주 잘 그려져 있다. 어딘가에서 작가가 말했듯이 어린이들의 아군이 되는 것이 글을 쓰는 목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의 눈높이가 잘 살아있는 '선생님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나 '좀 더 깨끗이'처럼 이 책 '깡딱지'도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들의 수준에서 조바심나고 간질간질한 사건들로 잘 채워져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지만, 그 나이 그 때에는 더 할 수 나위 없이 중요하고 절박했던 일들을 잘 포착하여 그 시절에 느꼈을 법한 감정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수업시간에 오줌을 참던 그 절박함들 같은 것 말이다. 그 찔금거림과 화끈거리는 느낌들...

'깡딱지'이라는 소재 자체는 평범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 또래의 장난감이다. 그런데 그 장난감이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쉽게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도 아이들이 딱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자동차 바퀴를 이용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 한수는 철길을 이용하여 깡딱지를 만든다. 약간은 위험한 방법. 그리고 생경한 장소로 인해 생기는 모험심과 울렁거림. 그리고 남자아이들의 자랑스러움과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들. 은밀한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느껴지는 소속감과 정체의식. 어느 정도 남자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공통된 통과의례가 잘 나타난다.

마지막에 친구라는 것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한 고해성사처럼 만들어진 사건의 배치도 아이들에게 마지막 완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필연적인 위기인 것이다. 그런 위기를 이겨내고 우정과 의리의 삼총사는 성장해간다. 언젠가 다시 그리워질 푸릇푸릇한 그 시절을, 지긋이 씹어보는 풀띠처럼 세 친구들은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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